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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연∙정용국 회화전: 온전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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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시 명 : 원석연∙정용국 2인전 <온전히 바라본다> 
▪ 전시기간 : 2023. 04. 28(Fri.) - 05. 26(Fri.)  
▪ 장    소 : 아트사이드 갤러리 (종로구 자하문로 6길 15) 지하1F
▪ 장    르 : 연필화, 수묵화
▪ 작 품 수 : 총 36여점
▪ 오 프 닝 : 2023. 04. 26(Fri), 6pm 

 

1. 전시 및 작품 내용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3년 4월 28일부터 5월 26일까지 故원석연 작가(b.1922-2003)와 정용국 작가(b.1972-)의 2인전 <온전히 바라본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백묘의 향연인 두 작가의 흑백 회화 작업을 마주하며 흑과 백, 선과 면, 여백과 채움 그리고 사물과 풍경으로 시각 언어의 본질을 나타내는 화면을 통해 작가들이 추구한 세계관을 조명하고자 한다.

연필화의 완결성과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
평생을 오로지 연필그림만을 그려온 원석연은 종이와 연필을 재료로 한 연필화에 몰두하며 한국 근현대 시대의 삶을 단면을 담백하게 표현하였다. 그는 연필 선의 강약과 농도 그리고 밀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그 대상이 무엇이든지 간에 대상의 질감을 촉각적으로도 느껴질 정도로 정확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모든 작품은 결국 추상이다. 정밀하게 묘사된 구상작품도 대상의 본질을 드러내고 또 작가의 감정과 사상을 드러내기 때문에 추상”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연필화가 단순히 사실적인 재현에만 그치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 어쩌면 충무로에서 행인들을 대상으로 초상화를 그려주며 생계를 이어가고, 6.25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도 미군들의 초상을 그려주며 생계를 이어가던 그에게 물감은 사치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필 하나로 하나의 완성된 회화 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을 두고, 독자적인 재료의 행보를 걸어오며 연필이어도 현대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강한 자부심으로 연필화의 완결성을 추구하고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원석연_개미, 1976, pencil on paper, 36x38cm



모든 작품을 불태우려고 했던 원석연

흰 종이에 연필로 실물 크기의 개미 한 마리만을 그려 놓고 같은 크기의 유화 작품과 동일한 가격이 아니면 팔려고 하지 않았으며, 개미, 굴비, 마늘, 낫, 엿가위, 벌집, 까치둥지 같은 소재로 당시 시대적인 분위기를 은유적으로 내재화했다. 그중에서도 여러 마리의 개미 떼들이 다리가 잘려져 있거나, 몸과 머리가 분리되어 있거나, 모이고 흩어지고, 움직이는 것이 마치 1950년 한국전쟁의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듯했다.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 처음 개최되었을 때 작품을 두 점 출품하였는데 두 점 모두 입선되었다. 연필로만 그린 초상이 국전에서 입상한 경우는 오늘날까지 원석연이 유일하지 않을까. 작품이 관심을 받을수록 오히려 철저하게 외면하는 자세를 취하고, 전시나 판매와는 무관하게 연필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살아생전 사람들과의 왕래도 거의 하지 않은 채 오로지 그림 그리는 데에만 모든 열정을 쏟은 원석연 작가는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스케치를 하다가 몸이 굳어 일어나질 못하고 길바닥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는 일화도 있으며, 2003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훗날 자신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재평가된다는 점들을 고려하여 작품들을 모두 불태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집념과 고집이 셌다.

와유(臥遊) 사상에서 시작 된 산수화의 재구성

정용국은 먹으로 산수를 그린다. 산수화는 오래전 와유(臥遊)사상에서 시작되었다. 와유(臥遊)는 누워서 명승 고적의 그림을 보며 그 곳 정경을 더듬는다는 뜻으로 나와 있는데, 즉 풍경 그림을 통하여 여행을 대체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매개로 재구성 되면서 세상을 접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카메라는 하나의 렌즈로 풍경을 담지만, 사람은 두 눈으로 풍경을 담는다는 것에서 출발하여 여러 시점의 장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가상의 풍경으로 만든다. 자신이 관객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카메라는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의식하면서 말이다. 실제로 그가 접한 풍경과 인터넷에서 찾은 풍경 그리고 그 두 가지를 다중시점의 구조로 콜라주를 한 결과물이 현재의 작업 유목(遊目)이다.



정용국_Flow, 2020, 한지에 수묵, 91x90cm


색은 사라지고 대상의 사실성만 남겨 놓은 정용국

풍경을 화선지에 옮겨 담아 수묵이 화선지를 만났을 때 나타나는 물 자국(먹의 번짐)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대상의 질감이 아닌 형태에 의해서 장면을 만들어낸다. 일반적인 수묵화 방식과는 다르게 지엽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큰 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것을 회화적인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용국의 작품 속 화면은 하나의 피사체에서 다른 피사체로 초점을 변경시키는 것. 관객의 시점을 이동시키는 구실을 한다. 따라서 초점이 이동하는 동안 해당 장면의 공간적 관계는 그대로 유지되는데 이것을 이동시점이라 한다. 색은 사라지고 대상의 사실성만 남겨 일종에 풍경을 바라보는 다중시점을 통해 다층적 원근으로 풍경을 재구조화 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검은 선과 흰 종이를 통한 근대적인 재료의 발견

원석연과 정용국은 작가로서의 정신을 잃지 않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대상을 모색하고 회화로써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오늘날 현대미술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재료와 수단들로 인해 먹과 연필은 근대적인 도구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재료들이 지닌 고유의 역할과 가치로 회화 자체로써의 대상을 지켜내려는 두 작가의 철학을 반영함과 동시에 서로 다른 시대적 환경 속에서 살아온 작가들이 바라본 대상과 풍경이 검은 선과 흰 종이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된 우리의 삶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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