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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 예술가와 농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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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의 조각과 글 part 2 《예술가와 농부》

“우리는 예술가와 농부들의 말을 굳이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들의 수확한 열매를 맛보면 그만이다.
그들의 수확은 인간에게 삶의 기쁨과 희망을 갖게 한다.
부지런히 일하고 정직한 것은 예술가와 농부의 미덕이다.”
「예술가와 농부」, 김종영

매우 짧은 이 글은 김종영이 50대 초, 중반인 1960년대 후반에 쓴 것으로 추정합니다. 김종영은 50이 되던 1964년 1월 1일 그동안의 실험을 종합해서 본인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일기에 적었습니다. 그만의 조형론인 ‘不刻(불각)의 아름다움’이 꽃피우기 시작한 때 쓴 글입니다.

그동안, 김종영의 호가 ‘又誠(우성)’이라서인지, 대부분 독자는 이 글을 읽을 때 ‘부지런함’과 ‘정직함’에 주목했습니다만, 그리 간단한 글이 아니라고 봅니다. 문맥을 고려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라고 봅니다. 김종영은 우리가 예술가와 농부의 결과물인 작품과 수확물에만 관심이 있지, 그 결과물이 있기까지 그들의 애씀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을 아쉬워합니다. 김종영은 그런데도, 작품과 수확물은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을 준다는 확신 때문에, 묵묵히 예술가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갖춰야 할 덕목이 ‘부지런함’과 ‘정직함’임을 강조합니다.
지금 우리 현실을 보면, 작년 우리 미술계의 가장 큰 뉴스는 ‘미술시장, 대망의 1조 원 돌파’로, 이제는 언론에서 미술시장 흐름을 살피는 기사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예컨대 비엔날레보다는 아트페어가 더욱더 주목받는 상황에서, 매출액 규모가 미술 애호의 척도가 되는 현실입니다. 결국 예술가는 작가와 생산자 사이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떤 작가가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추앙받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동서고금을 통해 추앙받는 작가는 모두 ‘부지런함’과 ‘정직함’을 겸비했습니다. ‘부지런함’을 요즘 표현으로 하면 ‘만 시간의 법칙’이라 하겠고, ‘정직함’은 ‘자기 소신에 충실함’이라 하겠습니다. 새삼 김종영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대학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후학들에게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를 환기하게 됩니다.

다시 예술가와 농부로 돌아가 김종영이 어떤 관점에서 예술가와 농부를 한데 놓고 살폈을지 빙의해 보면, 지금은 흔히 인터넷으로 지식과 정보는 넘쳐나나, 지혜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생각하지 않는 시대’라고도 합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는 말처럼, 조각 난 지식을 통찰력으로 꿰어야 지혜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부지런히 경험을 통해 자연의 섭리와 이치를 통찰한 농부는 지혜로운데도 “농부”라서 간과하는 시대입니다. 김종영도 말년에 “예술의 목표는 통찰이다.”라고 했음을 상기합니다.

「예술가와 농부」는 반세기 전에 썼다고 하기에는 지금 우리에게 울림이 큽니다. 그만큼 김종영의 글은 시대를 초월해서 지금도 우리에게 ‘현재 진행형 글’로, 화두를 던져줍니다. 김종영이 시대와 예술을 통찰한 글과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이 시대에 작가의 본령을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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