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사이드 갤러리 1층에서는 5월 3일부터 5월 25일까지 스페인 작가 다비드 마초(David Macho, b.1994)의 개인전 《말을 죽일 수도 있는 엄청난 속도, 혹은 냉장고에서 잠을 자기 위해 재봐야 할 것》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마초의 개인전이다.
마초의 작업은 작은 화면을 빼곡하게 채운 작은 인물과 사건들로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다. 너무나 많은 인물이 무언가를 깨부수는 파괴적인 행위, 미끄러지고 부딪치는 등의 커다란 에너지가 느껴지는 액션을 취하고 있어 작품이 무척이나 소란스럽다. 심지어 인간 이외에도 디즈니, 포켓몬스터 등 9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을 마구 뒤섞어 등장하는 모티프들로 인해 이미 화면은 혼돈이 지배한다.
이처럼 때때로 잔인하고 혼란스러운 장면들을 통해 가볍지 않은 주제를 전달하는 것이 마초 작품의 특징이다. 빼곡하게 묘사된 인물과 사건들을 5호 미만의 한정된 지면에 여러 이야기를 풀어 둔 중세 삽화본을 떠오르게도 하고, 16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가 남긴 <쾌락의 정원 Garden of Earthly Delights> 제단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마초는 작품 속 공간이 무언가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지만 모든 것이 있는 10대의 방처럼 혼돈이 지배하는 곳이라고 전하며 ‘일어날 수 있는 픽션’으로 가득 차 있다고 전한다.
David Macho_You can't buy these works but this painting, 2024, oil on paper, 25x25cm
David Macho_
I Could Have an Office All to Myself, but Since My Colleagues Don't Have One,
I'm Happy to Have My Own Desk In a Shared Room,
2024, oil on canvas, 35x27cm
About the artist
스페인 칸타브리아(Cantabria)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다비드 마초 (David Macho, b.1994)는 바스크컨트리 대학교(Basque Country)에서 예술학 학사 학위를, 바르셀로나 공립대학교(Autonomous University of Barcelona)에서 아트 앤 디자인 리서치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마초는 캔버스에 혼란과 무질서가 지배하는 무수한 평행 우주를 펼친다. 이와 같은 혼란은 마초가 방대한 미술사, 특히 2000년대 대중문화에서 모티프들을 한데 뒤섞은 데에서 온다. 작품에는 심슨 가족의 유명한 거실 이미지와 함께 영화 ‘죠스’의 상어가 함께 등장하거나, 시트콤 ‘프렌즈’에 등장한 센트럴 파크가 갑자기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모티프의 차용은 작가가 개인적으로 겪어야 했던 지난한 청소년 시기와 연결되어 있다. 직접 영향을 받은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인터넷, 대중문화가 그에게 도피처였기 때문이다. 많은 작가들처럼, 하지만 더 분명한 방식으로 마초는 그의 삶과 열정, 두려움과 집착, 기억 등 전반적으로 그의 개인적인, 나아가 사회 문화적인 이슈를 다루며 “광기”를 묘사한다.
주요 전시로는 “Como pollo sin cabeza” (Alzueta Gallery, 스페인, 2023), “The artist” (스페인, 2020),“Manipulating divisions of joy” (Heimney Gallery, 스페인, 2019) 등이 있으며 2020년에는 구찌와 협업해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한 마초는 2022-2023년도 KIAF 서울, 2023년도 홍콩 Art Central, 2022년도 Art Miami 아트 페어 등에 참가하며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초는 스페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각지의 컬렉터들에게 주목 받고 있으며, 2020년에는 구찌와 협력하여 캠페인을 진행하여 이목을 끌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