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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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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의 ‘중채’ 기법으로, 여성의 얼굴을 화폭 전면에 클로즈업한 현대적 감성의 인물화를 그리는 박미진의 여섯 번째 개인전 <Beyond Gaze>展이 오는 8월 18일(수)부터 9월 14일(화)까지 갤러리SP(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열린다.


박미진은 분채의 색감과 정교한 세필로 인물을 지속적으로 그려왔고, 특히 최근에는 익명의 이상적 외모의 젊은 여성이 꿈 속을 유영하는 듯한 눈빛과 표정으로 바라보는 ‘환영(Illusion)’ 연작을 보여주었다. 작가가 사용한 중채 기법 - 분채(안료)를 물과 혼합한 뒤 그 윗물만을 걸러내어 수십 번 색의 층을 쌓아 올리는 기법 - 은 가볍고 투명한 색감으로, ‘환영’으로 존재하는 인물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Illusion’ 시리즈의 근작과 함께, 자아와 타자의 응시를 벗어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로써 ‘beyond gaze’ 연작을 선보인다. 작가 박미진은 실재할 듯한 익명의 이미지를 그려내면서 자아의 모습을 오버랩시키는 과정을 적용하면서 개개인의 가변성과 각자의 이미지를 투영하는 상상의 얼굴을 그려내고 있다. 강렬하게 정면을 응시하던 시선은 그 너머 어딘가를 향하고 있으며, 여성은 보다 역동적인 동세를 보여준다. 배경으로 박제되었던 나비는 수많은 물음들을 안고 떠다니며 산산히 부서지기도 한다. 또한 여성이 두 개의 이미지로 반사되어 분리되는 작업도 선보인다.


작가 박미진(1976)은 동국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개인전 개최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였으며 송은미술대상에 입선하였다. 금년 봄, 중국 베이징의 스콜라 아트센터(Scola Art Center)에서의 레지던스와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나의 작업 시작은 ‘인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동일한 시점에서 늘 출발하지만 항상 다른 갈림길에 놓이게 되고 이는 작업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인간’에 대한 물음과 답이 한결같으면서도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음이라 여겨진다. 내 자신이 인간이기에 존재에 대한 고민을 작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드러내려 하는데 작가가 놓이게 되는 심리적, 신체적, 생활 환경 모두가 작업에 자연스레 개입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작업에서는 익명적 존재-주변인-가족을 거쳐 오면서 관계 속 ‘자아’를 다뤘다면 <illusion> 연작은 아름다운 나비를 잡아 박제시켜 영원히 간직한다면 그 나비의 아름다움은 영원한 것일까? 라는 물음에 대한 존재의 반문으로의 시작이었다.


현재의 작업 'beyond gaze'에 이르면서는 실재할 듯한 익명의 이미지를 그려내면서 나(我)의 모습으로 오버랩 시키는 과정을 작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작업과정에서 작품 안 인물의 익명성을 내세우는 것은 앞에 있는 사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기 마음속에 있는 사람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익명성은 개개인에게 가변성으로 작용하며 각기 다른 마음의 이미지를 투영시킬 수 있는 상상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본다. 나는 그 공간에 나비의 존재로 나의 머릿속 가득히 떠다니는 수많은 작은 물음들과 같이 때론 제 색을 갖고 화려하게 때로는 사라진 존재와 같이 또 때로는 산산히 조각난 채 작품 안에 머물고 있다.


나비의 아름다움에 균열을 만들어 깨어 버리며 또 다른 물음의 공간에 시선을 열어둔 채......

- 작업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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