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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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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축적된 유산’

회화의 역사를 색면으로 치환하다. 

 

동질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차이를 회화표현의 요소로 삼아 조형화 시킨 ‘동질이형(同質異形)’작업에서 ‘회화의 축적, The Heritage (회화의 유산)’라는 새로운 주제의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 이계원(56)의 25번째 개인전이 대구에서 처음 열린다.

  

작가 이계원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 후 뉴욕 롱 아일랜드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이수 하였다. 현재는 인천대학교 예술학부 서양화전공 교수직에 있으며, 동시에 한국과 뉴욕을 오가며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유학시절부터 현재까지 뉴욕 현지 갤러리 여러 곳에서 초대전을 가진바 있는 역량 있는 작가 이다.

  

그는 1997년 뉴욕 유학시절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10여 년 동안 ‘동질이형(同質異形)’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동일한 성분을 공유한 둘 이상의 물질이 서로 다른 내적 구조를 가짐으로써 외양이 달라진 상태를 뜻하는 용어이다. 

유학을 위해 처음 뉴욕에 도착 했을 때, 그는 다인종의 다원화된 문화 속에서 외모나 외관, 즉 표면으로부터 보여 지는 모습들로 판단되고 규정 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지나 여러 인종의 뉴욕 거주자들과의 잦은 만남을 통해 그들 사이의 공통적 특성을 발견하고 결국 그들 사이에는 외형적 차이만이 존재 할 뿐이라는 깨달음으로부터 ‘동질이형(同質異形)’의 개념을 착안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여질 작품들 역시 ‘동질이형(同質異形)’이라는 큰 주제에서 벗어나지는 않지만, 그 속에 ‘The Heritage (회화의 유산)’라는 또 다른 주제의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The Heritage (회화의 유산)’는 회화의 역사적인 중요성과 오랜 기간 동안 강한 영향력으로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고귀한 가치와 전통 및 삶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담고 있는 시리즈 작품이다.

 

‘The Heritage (회화의 유산)’는 오랜 기간 동안 세계를 묘사했던 화가들의 방식들을 각각 독립적인 색면으로 치환하여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회화의 축적된 유산을 추상적, 상징적,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는 수백년간 축적되어 물려받은 회화에 대한 ‘오마주 (hommage)’임과 동시에 작가가 새롭게 해석하고 양식화한 회화세계의 「이미지」 이자 「방식」이다. “회화의 역사를 통해 수없이 많은 화가들이 세계를 묘사했던 각자의 방식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 수많은 표현의 방식들은 우리의 영혼을 보살피고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캔버스 위 색면 위로 나무 오브제를 붙여 ‘동질이형(同質異形)’을 표현했던 이전 작업과는 달리 ‘The Heritage (회화의 유산)’는 오브제를 제외하고 더욱 간결해진 표면의 색면들로만 이루어진다. 하지만 선명한 색면들이 첩첩이 쌓여 서로 엇대어 겹의 흔적들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이전 작업과 다르지 않다. 치밀한 계획과 정교한 손작업으로 이루어진 색면들은 붓의 흔적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수십번의 붓질을 반복하고 중첩시켜 그 선명함을 드러낸다. 

   

하나씩 겹쳐 쌓여 있는 다양한 색면들은 서로 흡수하기도 하고, 저항하기도 한다. 그리고 멈춘 시간의 편차를 머금고 엇대지는 색 표면은 그것을 고스란히 품고 고착된다. 이는 회화 고유의 조건인 ‘재현과 환영’대신 ‘물감 표층의 실재’를 강조한다.

  

언뜻 보면 컬러 시트지를 오려 붙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정교한 색감을 뽐내는 작가 이계원의 ‘The Heritage (회화의 유산)’는 지난봄에 서울에서 있었던 ‘화랑미술제 (2018.3)’를 통해 갤러리소헌 부스에서 처음으로 일부를 선보였던 주제의 작품으로 이번 개인전은 그가 대구에서 갖는 첫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기간은 11월 8일부터 11월 30일까지이며 전시 장소는 대구 봉산문화거리에 위치한 ‘갤러리소헌’ (053-426-0621)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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