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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이: 자연생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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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이-색채의 심연으로 흡입하는 그림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메리야스나 면천을 납작한 나무판에 평평하게 씌운 후 그 위에 아크릴, 분채 등의 물감을 이용해 마치 염색을 하듯 홍건하게 색을 채워 넣었다. 천은 일종의 용기가 되어 색을 머금고 있다. 천의 피부위로 칠해진, 적셔진 색은 여러 시간, 반복된 붓질을 통해 중층적으로 밀려들어가 있다. 그것이 자연스레 띠, 결을 만들었는데 그 흔적이 흡사 능선이나 혹은 노을과 구름의 자취와도 같은 자연현상을 연상시켜 주면서 응고되어 남았다. 의도된 선이 아니라 자연스레 만들어진 선이자 물감과 물, 천의 속성 자체가 만든 물리적 현상으로서의 선이다. 따라서 이 그림은 이미 물질로서의 천이라는 화면 자체가 그림에서 결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불가피하게 면천과 물감, 물, 시간 등이 만나서 이룬 결과물이 그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연과 인위가 공존하고 의도된 부분과 우연이 상호 교차한다. 그러니 이 그림은 상당히 예민한 지점에서 진동한다. 효과를 보기가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김경이 작가가 메리야스, 면천을 지지대 삼아 그림을 그린 지도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예민한 종이를 벗어나 다소 그림을 그리기에는 둔탁할 수 있는 면천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묘사를 벗어나 물감/색의 번짐, 그 수용성의 차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모종의 분위기, 심리상태, 자연현상을 총체적으로 반영하는 차원에서의 색채감각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는 선에서 작동하는 것 같다. 작가는 우선 특정 주조 색으로 흠뻑 천을 적신다. 블루, 핑크, 그린 등의 특정 색채가 걷잡을 수 없이 천의 조직을 물들이고 그러면 여러 번 반복해서 칠하는 시간, 농도, 붓질의 방향 등에 따라 천은 여러 표정을 지으며 특정 색/물감의 상태를 풍경처럼 펼쳐놓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탕/ 풍경을 배경으로 해서 작가는 그 표면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함축적인 붓질을 감각적으로 구사하면서 나무의 몸통과 줄기를 표현한다. 그것은 구체적인 대상을 지시하기 보다는 암시하는 편이며 그렸기보다는 겨우 흔적을 남겨서 보는 이의 상상에 맡겨두는 쪽이라 다분히 사의적인 이미지에 해당한다. 이는 전통적인 동양화/문인화에서 흔히 엿볼 수 있는 방법론이고 화면 구성이다. 바탕 면의 색채와 그 위로 번진 먹선이 어우러지면서 나무와 풀, 산과 언덕을 암시하는 흔적이 드러난다. 다시 그 위로 촘촘한 붓질을 가하거나 또 다른 물감의 층을 덧씌우는 일이 반복된다. 그렇게 해서 몇 겹의 레이어가 자연스레 물결친다. 그 레이어는 여러 번 올라간 색층을 가시화하는 동시에 오랜 시간의 누적을, 작가의 반복된 작업행위의 흔적을 그리고 자연현상의 여러 부침을 자연스레 부감시킨다. 이 모든 과정은 거의 직관적으로 이루어진다. 

 물기 짙은 화면에는 자연의 풍경이 설핏 들어와 있다. 그러나 특정 장면을 선사하는 것은 결코 아니어서 그저 조심스레 이어진 선, 점이 나무와 풀, 작게 그려진 인물을 안겨준다. 특히나 점경으로 자리한 인물은 너무 작아서 시선에 쉽게 걸려 들지 않는다. 이는 광활한 자연과 대조되는 인간의 자리를 암시하는 편이다. 인간의 형체를 표현하기 보다는 다만 인간의 자리를 보여주는 전략이다. 동시에 그 인간들을 유심히 보면 자연의 어느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거나 자연을 관조하고 있다. 자연 안에서 위안을 받는 모습인 셈이다. 그러나 어떤 얼굴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기도 하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손상된 자연, 공해와 황사로 인해 고통 받는 자연/ 인간의 현 상황을 고발하는 그림이자 그런 처지에서도 묵묵히 주어진 곳에서,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인간을 위무하는 자연의 모습에 대한 성찰이 함께 하는 그림이다. 결국 작가는 은연중 오늘날 자연이란 존재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권유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무심하고 적조한 자연 풍경이자 동시에 물감으로 이루어진 그림이다.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고 채색물감이 마치 수묵화와 같은 효과를 발생시키면서 순식간에 퍼져나갈 뿐이다. 물감의 물성을 희박하게 지워나가면서 ,그 질료성을 덜어내면서 특정 분위기, 심리를 겨냥하면서 산포된다. 그 위로 직관적이고 찰나적인 붓질이 지나가면서 암시적인 형태를 슬쩍 만들어놓았을 뿐이다. 그것들이 나름 서사를 작동시킨다. 극도의 함축적인 그림이라 상당히 선미禪味가 가득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종이의 바탕 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동양화의 여백을 공유하면서도 이 그림은 흐리고 연한 색채로 가득 채워진 여백, 물감/색이 충만한 여백 같지 않은 여백을 만든다. 아스라한 색채가 노을처럼, 바다처럼, 허공처럼 막막하게 펼쳐져 있다. 그것은 지표면과 하늘의 경계를 무화시키고 가시적 세계와 불가시적 세계를 끌어안으면서 나아간다.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특정하게 지시할 수 없는 색채의 심연으로 마냥 잡아당긴다. 축축한 색의 흡입력으로 인해 화면은 보는 이를 눈 멀게 하고 먹먹하게 하면서 축복 같은 자연의 품으로 스며들게 한다. 모든 것을 받아주는 자연의 힘이 작가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적으로 색채와 삼투현상으로 얼룩진 그림이 빨아들이는 어떤 힘!  

김경이 초대전을 축하하며

먼저 김경이 화가가 저희 안상철 미술관에서 전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김작가가 성신여대 재학시절에 연정에게서 직접 가르침을 받기도 하고 
그 후로도 계속 저희와 교류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날이 갈수록 그림은 그린 사람 자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는 사람의 손에서 그리는 사람의 생각이 흘러나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 화면에서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이 보입니다.
김경이 화가의 화면에서 느껴지는 것은 은근함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어떤 의지도 보입니다. 자연에서 느낀 여러 감성들이 
나무들의 진동으로 다가옵니다.

자연의 포근하면서도 엄격함, 어김없음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 시대와 이 땅에서 
우리 자신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계속 찾아 나서야 하겠습니다.

                                        
나희균


故 안상철 교수님께

이렇게 교수님과 글로나마 만나고 싶었습니다.
1992년 남편이 일본으로 연수를 가게 되어 교수님의 불광동 자택으로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여느 때와 다르게 그림은 배반하는 일이 없다며 열심히 하라고 더더욱 강조하신 말씀을 뒤로하고 귀국하면 바로 찾아뵙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귀국하고 나서 차일피일 미루며 못 찾아뵙다 교수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바로 찾아뵙지 못한 죄책감에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그런 제가 이번에 교수님의 영혼이 숨 쉬는 이곳 안상철 미술관에서 개인전를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감개무량하고 영광인지 모르겠습니다.
2년 동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교수님에 대한 생각, 그리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대학 졸업 작품을 준비할 즈음 작품 소재를 바다 물결로 정해 스케치를 했는데, 교수님은 다른 소재로 바꾸기를 원하셨지요. 하지만 저는 그대로 진행했고, 그다음부터 교수님이 무관심으로 일관하셔서 결국 소재를 바꿔 작품을 완성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런 방법으로 교수님은 제가 소재 선정과 화면 구성법을 체득하도록 지도해주셨습니다.
대학원 때는 교수님 연구실에서 크라우드지 목단 작품을 보고 “작품이 독특하고 좋아요”라고 했더니 “니는 내 진정한 작품도 모르노” 하고 호통을 치셨지요. ‘영(靈)’을 주제로 한 입체 작품으로 한국 동양화의 첨단을 걷고 계신 분이라는 사실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미리 알아 모시지 못해 죄송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동숭동에서 열었던 1회 전시회 때는 “작품의 태도가 진지하데이. 계속하래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지금까지 힘든 여건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되었습니다.

제자들 사랑이 극진했던 교수님!
대학과 대학원 조교 시절, 그리고 강사 시절 교수님과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그립습니다.
교수님이 안 계신 지금, 망망대해와도 같은 작품의 길에서 자연생각을 담은 이미지들을 그저 붓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저어보겠습니다.
비구상과 입체적・혁신적 작품을 설파하시고 지도해주신 교수님이시기에  제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실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이번 전시 작품을 보시면 뭐라고 하실까 궁금합니다. 무관심하실까, 또 한 번 호통을 치실까, 아니면 또 다른 격려를 해주실까 움츠러듭니다.

그렇지만 정이 많으셨던 교수님!
따뜻한 미소로 내려다보시며 “계속 노력 하는구나”라고 해주실 것이라 믿으며 이 글을 접습니다.
내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그곳에서도 변함없이 늘 지켜봐주십시오.

제자 김경이 올림





김 경 이 金冏怡 Kim Kyung Yi   
                                             

학력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대학원 졸업
                                                 
개인전
2019 제5회 개인전 (안상철 미술관)
2017 제4회 개인전 (갤러리 한옥)
2015 제3회 개인전 (담 갤러리)
1998 제2회 개인전 (서경갤러리,서울) 
1992 제1회 개인전(갤러리예향,서울)

단체전
2019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전 (춘천문화예술회관)
2019 서울 가톨릭미술가회 정기전 (갤러리1898)
2018 한국·인도 국제교류전 (Rajasthan Lalit Kala Academy)
2018 한국여성미술인120인전 (국회 ART GALLERY) 
2018 SEOUL ART SHOW2018 (코엑스A홀)
2018 2018 THE 10TH A&C ARTFESTIVAL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18 사랑으로 열매맺는 신앙 (갤러리1898)
2018 성신동양화회 (인사아트센터)
2018 緣-필연적 관계성 한국화여성작가회 (조선일보 미술관)
2017 새해맞이 예술인전(서울시의회)
     성신동양화회(안상철미술관)    
2016 와유,일상과 풍경에서 노닐다(조선일보미술관) 
2015 예술공감의 코드(제주문화예술진흥원,조선일보미술관) 
     성신개교50주년기념전(ARAa art)                            
2014 제 9회 성인동양화회(가나 인사아트센터)
     k-art거리소통프로젝트
2013 제 8회 성신동양화회(인사아트센터)
     새로움의 논리를 초극하는 ‘자기안의 이야기’(조선일보미술관)
2012 Creation in Art(베를린 한국문화원, 쉬판다우 갤러리)
2011 제 6회 성신동양화회(갤러리이즈)
     대한민국미술단체 페스티벌(예술의 전당)
     산수풍정(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2010 성신45주년 기념전(인사아트갤러리)
2009 제 4회 성신동양화회(화봉갤러리)
     갤러리 각 특별기획전(갤러리 각)                  
     여성이 본 한국미술(세종문화회관)
2008 안상철 미술관 개관 기념전
     성신동양화회(모란갤러리)
2007 제 2회 성신동양화전(광화문 갤러리)
     한국과 인도의 현대미술교류전(정갤러리)
     갤러리 자인제노 초대전
     장자의 꿈(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포토하우스초대
2006 동양화새천년(예술의 전당)
     서울의 어제와 오늘전(경향갤러리)
2005 오선오색(세종문화회관)     
2004 여심의 봄 꽃과 바람과(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의 소통전(단원전시관)
2003 제 22회 성원전(공평아트센터)
2002 제 28회 난우동양화전(덕원미술관)
     제 32회 현대차원전(강릉 문화예술회관)
     제 21회 성원전(공평아트센터)
     전환기 한국화현상과 전망전(갤러리 가이아)
     독일 Kunst Aus Korea(독일문화원) 
2001 제 20회 성원전(덕원갤러리)
     동양화 새 천 년 전(서울시립미술관)
     강릉 제비리 미술관 개관 초대전
2000 난우, 성원 동양화 초대전(제주 신천지 미술관)
     평화의 연 그림 축제(여의도 한강 시민 공원)
     성신여대 35주년 기념전(예술의 전당)
1999 성신미술상전(성신여대 수정관)
     미술세계 창간 15주년 기념전(갤러리 상)
1996 제 26회 현대차원전(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제 15회 성원전(백악미술관)
1995 제 25회 현대차원전(강릉 문화예술회관)
      제 14회 성원전(백악미술관)
     95년의 제안전(조형갤러리)
     성신여대 개교30주년 기념전(성신여대 수정관)
1994 제 24회 현대차원전(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제 13회 성원전(백악미술관)
      문인화 정신의 탐구(시립미술관)
1992 제 22회 현대차원전(KBS 전시실)
1991 제 17회 난우동양화전(백악미술관)
     21세기를 향한 현대미술의 조율전(타래미술관)
1990 제 20회 현대차원전(백악미술관)
     ‘90년대 한국화 조망전 (미술회관)
     성⦁란 초대전 (성신여자대학교 수정관)
1989 제 19회 현대차원전(백악미술관)
1988 ‘88 한 일 현대미술전(전북미술회관)
1986 현대 차원전 L.A한국문화원 초대전

수상
1981 제30회 국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서울)
1982 제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서울)
1987 제6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서울)

강사경력
  전북대학교 미술교육과 강사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강사
  원광보건대학교 인력양성교육과정 강사 역임

현재 한국미술협회,한국화여성작가회,성신동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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