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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상실의 끝에서전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22-06-30 ~ 2022-09-12

  • 참여작가

    김수자, 게르하르트 리히터, 낸 골딘, 닉 워커, 박영숙, 박정선, 빌 비올라, 샤피크 노르딘, 시프리앙 가이야르, 안젤름 키퍼, 유벅, 이재각, 잉카 쇼니바레

  • 전시 장소

    전남도립미술관

  • 문의처

    061-760-3242, 3243

  • 홈페이지

    http://artmuseum.jeonnam.go.kr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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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애도의 과정
-전남도립미술관, 하반기 기획 전시 <애도: 상실의 끝에서> 전시 개막-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재앙, 기술 발전의 양극화로 발생한 무기 개발과 전쟁, 아직은 이른 일이라고 생각했던 글로벌 전염병 등 수많은 상황 속에서 우리는 삶의 터전과 수많은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과거에 벌어졌던, 그리고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로 우리는 매일을 ‘상실’이라는 슬픔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실 속에서 서로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애도하며 현재를 살아간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이러한 상실을 애도하고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 승화시켰는지의 결과물로 하반기 기획 전시 <애도: 상실의 끝에서>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6월 30일부터 9월 12일까지 진행되며 작가들이 겪은 다양한 상실을 어떻게 애도로써 표현하는지에 대하여 시각적인 방법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전시는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Bill Viola), 1970년대 자신의 사적인 사진을 작품화해 반향을 일으켰던 낸 골딘(Nan Goldin), 프랑스 출신의 미디어 아티스트 시프리앙 가이야르(Cyprien Gaillard),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작품을 포함한다.

  그중 빌 비올라의 대표 작품 <트리스탄의 승천(Tristans Ascension)>과 <불의 여인(Fire Woman)> 두 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여한 작품으로, 빌 비올라 스튜디오와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양측 협의를 통해 전시가 성사되었으며, 빌 비올라 스튜디오와 대여 협의 중 작품의 컨디션과 설치 방식 등의 쟁점으로 대여가 쉽지 않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도립미술관 측에서는 빌 비올라의 작품이 상실과 부활에 대한 인간의 감정을 작품에 투영해 풀어낸 시적인 작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본 전시에 꼭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도민들에게도 특별한 작품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안젤름 키퍼와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들로 유명하다. 안젤름 키퍼는 독일인으로서의 문화적 기억과 정체성 같은 다층적인 주제로 작업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는 작품을 통해 모든 사회가 경험하는 외상(外傷), 그럼에도 계속해서 탄생하는 생명과 쇄신을 드러낸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몇 달 전에 서독으로 망명한 게르하르트 리히터 역시 히틀러와 스탈린이라는 두 종류의 전체주의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체득한 것을 양식화해 표현해 내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리히터의 작품 속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제복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젊은 <루디 삼촌>이 등장해 전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엉킨 가족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창조적인 작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국내 작가 중에서는 뉴욕, 파리 등 국제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수자, 한국의 1세대 페미니즘 사진작가 박영숙, 젊은 시각에서 상실과 애도를 바라보는 이재각, 박정선, 유벅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전 세계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며 타인과 연결하려는 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모습, 밀양 송전탑 사건으로 삶의 터전을 잃는 등 국내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회적인 사건이 개인에게 남긴 상흔을 포함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작품의 해외 운송이 힘든 만큼 전시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아라리오 뮤지엄, CNCITY마음에너지재단, 국립현대미술관과 우양미술관 등 국내의 다양한 기관에서 협조를 구해 만들어졌으며, 도립미술관 측은 전시를 지원해준 각 기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잃은 것을 상기시킬 뿐만 아니라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워갈지를 묻는다. ‘애도’가 주로 과거의 경험에 대한 것이라는 개념에서 한걸음 나아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읽어볼 수 있다.

  <애도: 상실의 끝에서> 전시 개막식은 6월 30일 14시이며, 
자세한 사항 및 예약은 전남도립미술관 홈페이지(artmuseum.jeonnam.go.kr)를 참고하면 된다.


빌 비올라 (Bill Viola) <불의 여인(Fire Woman)>, 2005
비디오 / 사운드 설치  ⓒ 빌 비올라 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 : Kira Perov



1. 전 시 명: <애도: 상실의 끝에서>, <Mourning: In the wake of Loss>
2. 전시기간: 2022.6.30.(목) ~ 2022.9.18.(일)

3. 전시장소: 1~4전시관, BOX2

4. 기획의도   ▷ 팬데믹과 전쟁, 기후위기로 인한 산불 등으로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 
      상황에서 애도(mourning)의 과정이 가지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함
   ▷ 개인마다 겪는 상실과 애도의 의미가 다름을 인지하고, 작가들이 겪은 
      상실과 애도를 표현하는 방식을 시각적으로 전달함 
   ▷ 전남 지역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과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상실
      이라는 주제 하에 한 자리에서 소개해 관람객의 관심을 확보하고자 함 

5. 전시내용 

참여작가: 김수자, 게르하르트 리히터, 낸 골딘, 닉 워커, 박영숙, 박정선, 빌 비올라, 샤피크 노르딘, 시프리앙 가이야르, 안젤름 키퍼, 유벅, 이재각, 잉카 쇼니바레

코로나19로 가족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전쟁으로 피난가는 사람들, 기후 위기로 인한 산불처럼 상실이라는 환경 속에서 모든 개인에게 일어나는 심리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승화의 과정을 추적해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전쟁의 경험, 삶의 터전을 잃는 경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 등 다양한 상실의 상황에서 작가들은 이러한 상실을 어떻게 애도하고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승화시켰는지 결과물로서의 작품을 돌아본다.

6. 전시구성

▷ 환경적 측면의 살아가는 터전의 상실, 사랑하는 존재의 상실, 유년시절 기억의 상실 및 존재의 죽음과 부활로 주제를 나누어 섹션 구성
▷ 2전시실에 설치 및 사진, 회화 작품을 주로 전시
▷ 큰 규모의 미디어 작품이 많은 전시 특성상 각 작품의 구분이 확실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김수자 작품은 3전시실에 미디어룸을 따로 구성, 빌 비올라 작품은 4전시실에 단독설치  
▷ 시프리앙 가이아르의 싱글채널 비디오 작품은 BOX2(기존 전시준비실)에 상단부터 하단부까지 벽면을 꽉 채워 단독으로 전시함



시프리앙 가이야르 (Cyprien Gaillard), <가상 전쟁의 진짜 잔재 Ⅳ (Real Remnants of Fictive Wars Ⅳ), 2004
35mm 필름비디오, 컬러, 무음 4분 25초, Spruth Magers 소장



《애도: 상실의 끝에서》 전시 서문
<Mourning: In the wake of Loss> Curatorial Essay




코로나바이러스-19로 인한 감염증과 수많은 사망자들, 기후 위기로 진화가 어려운 산불, 전쟁으로 설 곳을 잃은 사람들. 우리 모두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우리를 관통하는 상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애도의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전시를 마련했다. 과거의 충격이 현재로 이어지는 트라우마의 경험은, 심리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승화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 또한 이러한 상실의 과정을 애도하고, 현재를 살아가기 위한 승화의 결과물이다.

상실은 단지 누군가의 죽음에 국한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삶의 터전을 잃었을 때,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자아로부터 분리되어 떠돌 때, 내가 이상화한 나의 모습과 실제 내 모습이 일치하지 않을 때처럼 다양한 의미에서 우리는 상실을 겪는다. 《애도: 상실의 끝에서》 역시 유년 시절의 기억과 멀어진 나, 살아가는 터전의 상실, 사랑하는 이의 상실 크게 세 개의 주제로 나뉜다. 이는 상실의 경험이 사람마다 다르게 일어나고, 그 고통의 지점에 따라 극복하는 방법도 다르다는 데에 착안한 것이다.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은 상실을 겪는 사람의 무수한 과거 경험과 성격을 포함한다. 특히 이것이 시각예술로 표현되는 예술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에 접근하는 작가의 방식에 따라서도 다르게 표현될 것이다. 

상실은 도처에 있다. 자식들이 성장해서 떠나가는 것, 부모님이 늙고 병들어 사라지는 것, 건강했던 내 몸이 조금씩 쇠퇴함을 느끼는 것, 하루하루 나이 들어가는 것, 내가 동경하고 이상화했던 어떤 대상에 실망을 느끼는 일상적인 순간. 이것들은 모두 상실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는 애착을 가졌던 대상을 내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동시에 그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영원히 간직한다. 이 과정을 애도(mourning)라고 부르고, 잃어버린 것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애도의 과정은 아프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무언가를 떠나보냄으로써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을 채울 공간을 얻는다. 그래서 애도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상실과 애도라는 개념에는 수많은 정신분석학적, 심리학적인 해석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이론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자면, 상실을 상실로 흘려보내고 내 안에 남아있는 불안과 대면하는 것이 애도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 불안감과 두려움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는 것, 나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타인과의 연결감과 애착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 자유롭다는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상실의 끝에는 무엇이 남을까. 당신은 무엇을 잃었는가. 무엇에 애착을 가졌나. 무엇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나. 그것들이 떠난 자리는 무엇으로 채워졌나. 애도는 과거에 관한 일일까, 미래에 관한 일일까. 이러한 질문들의 해답을 찾을 수 없더라도 끊임없이 곱씹는 작가들의 결과물을 착실히 들여다보면서, 전시장을 나서는 순간에는 희미한 느낌표가 생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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