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출신 작가 폴라 레고(Paula REGO, 1935- )는 살라자르의 독재 시절,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 프랜시스 베이컨, 루시언 프로이드, 프랭크 아우어바흐 등의 작가와 교류하며 50년간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네킹, 인형, 마스크에 영감을 받은 인물과 동물을 변형 및 왜곡함으로써 현실과 소설, 꿈, 악몽이 합쳐지는 장면을 연출하는 작업은 문학적이며 비유적인 예리함이 있다. 작가는 피터 팬, 제인 에어, 오노레 도미에, 프란시스코 고야, 루이스 캐럴, 호가트를 참조해 자전적 이야기와 오늘날의 사회 정치적 현상 같은 사실적 요소들과 섞어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서사적이고 불편하며 삐걱거리는 그림은 기이한 장면을 통해 여성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내 작업의 주제는 권력과 계급의 놀이이다. 나는 확고한 규칙과 질서를 뒤엎고, 영웅과 바보가 대체하길 원한다.” 작가는 정착된 관습에 질문을 던지고 가족, 종교, 정부에 의해 구체화된 부르주아 사회의 일면을 아이러니로 폭로한다.

- 이은화 프랑스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