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 대전 후, 독일 제국 제정의 붕괴와 함께 의회 민주주의 공화국(이후 바이마르 공화국)의 탄생을 불러온 11월을 기리며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한 ‘11월 그룹’에 대한 전시이다. 그들은 “우리는 혁명이 가져온 비옥한 땅에 서있다.”로 시작하는 선언문을 통해, 과거의 특권주의에서 벗어나 미술계의 변화를 요구한다. 이들이 기획한 전시회는 큐비즘, 미래파, 다다이즘, 신사실주의, 표현주의, 추상회화까지 현대미술의 다양한 줄기들이 모여드는 장의 역할을 하였다. 전시는 해체된 후 흔적이 희미해진 이들의 행적을 짚어간다. 특히 독일 미술사를 대표하는 인물인 오토 딕스, 파울 클레, 루돌프 벨링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으며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결성된 베를린의 다다 그룹이 추구한 작업 방식인 콜라주로 대표되는 한나 회흐의 <저널리스트>, 새로운 삶을 건축을 통해 제시하고자 한 건축가들의 건축 모델, 사진 등이 전시된다. 900개의 좌석이 매진되기도 한 <앱솔루트 필름> 상영회에서는 <시각을 위한 영화>, <시간적 회화>를 제시한 페르난도 레거와 한스 리히터, 프란시스 피카비아 등의 작업이 보여진다.

- 변지수 영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