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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미술진흥을 위한 정책과제

양현미

현 정부에서 미술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부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국 시각예술디자인과이다. 이 과는 2013년 9월 12일 개정된 문화체육관광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그 이전까지 미술정책은 예술정책과와 디자인공간문화과로 나누어져 있었다. 시각예술디자인과의 설치는 정부에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을 총괄하는 시각예술정책의 개념적 틀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시각예술디자인과는 요즘 대통령 지시로 미술진흥정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보통 새 정부가 들어서면 1년 차에 문화비전이나 예술계획을 발표한다. 그런데 이번 정부에서는 별도의 중장기 예술정책을 발표하지 않았었다. 그러던 차에 미술진흥정책이 별도로 준비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4월 30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 분야 발전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여 미술계 의견을 수렴하였다. 필자는 여기에서 창작여건 개선 및 미술관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였는데 미술진흥을 위해 정부가 수행해야 할 주요 과제를 크게 다섯 가지로 보았다



첫째, 미술인의 직업 특성을 고려하여 예술인 복지정책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미술인은 전업작가나 자유전문직의 비율이 높다보니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미술인이 많다. 그런데 현행 예술인복지제도는 공연예술 위주로 이루어지다보니 미술인에게 적합한 복지제도가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미술인의 직업 특성을 고려한 표준계약서 개발, 미술인의 산업재해 기준 마련 등이 필요하다.


둘째, 미술인의 창조적 노동에 대한 보수기준인 아티스트 피(Artist’s fee)의 기준을 정립하고 이를 미술지원과 미술관, 비엔날레 운영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미술인은 미술활동을 통해서 얻는 수입에 있어 다른 예술장르보다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문화예술 활동 관련 월평균 수입이 100만 원 미만인 미술인은 79%로 예술인 평균 66.5%보다 훨씬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미술인의 경력이나 활동유형에 관계없이 책정해 온 아티스트 피 기준을 개선하고 이를 공공부문부터 적용함으로써 공정한 경제적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술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공간지원과 기금지원, 창작지원과 이론지원 간의 균형을 고려한 지원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공간지원에 있어서는 단기적인 레지던시 지원에서 접근성이 높으면서도 계속 상주가 가능한 창작스튜디오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기금지원의 경우에는 미술인의 창작지원금 수혜비율이 33.5%로 공연예술 분야의 46%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감안하여 장르간 지원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미술 분야 내에서는 신진미술가과 중견미술가를 구분하여 경력단계에 따라 사각지대 없이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미술의 사회적 활용과 관련한 가치지원, 미술과 테크놀로지 융합지원 등이 균형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미술이 시민과 만나는 공공의 장으로서 미술관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미술관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전국에 미술관은 171개이지만, 국공립미술관이 23.4%에 불과하며 미술관의 1관당 학예인력 수는 2명으로 운영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미술관 정책과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서울관에 이어 청주관을 조성하고 있는 국립미술관이 4관 체제를 정립하고 한국대표미술관으로서 위상에 걸맞는 질적 수준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립미술관은 지역미술의 연구, 수집, 보존, 전시, 교육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미술관 운영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지원과 평가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한국미술사와 미술이론의 근간이 되는 미술아카이브와 미술연구에 대한 지원정책이 본격화될 필요가 있다. 예술기록물의 체계적 수집, 보존, 관리를 위해 예술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지역미술 기록물 관리를 위해 공립미술관에 지역미술아카이브 설치를 지원하고 민간미술아카이브 운영을 지원하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아카이브를 중심으로 전국 네트워킹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미술평론, 이론, 미술 관련 인문학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창작과 이론의 균형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양현미(1964-) 홍익대 미학과 박사. 문화부 장관상(2004) 수상.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수석연구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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