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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미술평론가의 눈으로 본 오늘의 한국 화단

장준석

제24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


21세기 초의 한국 화단은 미술에 대한 많은 애정 덕분에 작품 매매가 매우 활발하면서 활황을 꾸준히 이어나갈 기세였다. 하지만 양도세 문제, 세월호참사 등의 영향으로 미술 시장이 점차 위축되면서 활동력이 눈에 띄게 줄더니 최근의 한국미술계 역시 마치 한파를 맞은 것처럼 마냥 움츠러들고 있는 것 같다. 이는 한국의 정치, 경제의 위기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미술계의 총체적인 병폐에서 그 직접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한국미술계의 열악한 상황을 발전적인 의미에서 비판적으로 직시해야 한다.

한국화단은 극복해야 할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화랑은 작품 판매의 활황기가 진작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전략과 비전의 제시, 책임질만한 미술시장질서의 구축보다는 자신들의 이익 추구에 더 관심이 있는 듯하다. 그뿐만 아니라 안심하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객관적인 가격의 공시나 거래 시스템의 구축마저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아카이브나 정보화는 여전히 매우 취약하며, 작품성은 차치물론하고 돈이 될 만한 작가들을 찾아 일회성적인 전시를 기획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작가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작품 거래에 있어서 미술시장의 양성화된 거래보다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의지하는 음성화된 거래를 서슴지 않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 또한 작품전시 서문을 전문적인 미술평론가에게 의뢰하기보다는 자신의 작가노트 형식에 의존하는 이들도 부지기수여서 객관성의 결여라는 염려 섞인 비판도 받고 있다. 물론 비평이 부재해서라고 항변하기도 하지만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개선돼야 할 대상은 미술평론가도 예외가 아니다. 권위 있는 기관을 통해 객관성을 인정받아 미술평론가로 정식 등단한 평론가와는 대조적으로, 자칭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다가 수준 이하의 객관성 없는 비평이라는 혹평과 더불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할 의지를 지닌 미술 단체나 미술전문가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더욱 큰 문제점이라 생각된다.

얼마 전에 한국미술협회의 새로운 이사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이 단체의 주요 공약 가운데 변함없는 것 하나는 대한민국미술대전의 개혁이다. 한국미술을 대표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미술단체라면, 미술대전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한국 현대 미술이 처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한국미술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여러 미술 단체들을 중심으로 오늘날 한국미술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색의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화단의 여러 문제점의 실마리는 여러 미술 단체들의 사명감을 지닌 의지는 물론이거니와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충분한 모색과 협의이다. 미술계 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스스로 변화해야만 한다.

미술을 사랑하는 많은 작가들은 변변치 않은 환경과 수입에도 불구하고 작품 제작에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있다. 창작에 열정이 있는 뜻있는 예술인들은 그동안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크고 작게 기여해 왔으며, 특히 초기에는 한국미술의 장족의 발전을 위하여 한국미술의 열악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장인정신을 지닌 작가들을 통해서 한국 현대미술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다.


- 장준석(1961- ) 홍익대대학원 미학전공.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당선. 『한국성과 한국회화에 대한 모색』 등 10여 권 저술. 방글라데시비엔날레 커미셔너, 서울북부지방법원 등 작품선정위원, 미술과 비평 편집주간,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감사, 현재 한국미술비평학회 운영위원장,  한국미술비평연구소장, 서울시·경기도·세종시 미술 심의위원, 스페이스이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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