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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Art Fair’ 한국미술시장의 축으로 ‘21세기 르네상스’는 꿈이었던가?

정종효

불과 3년 전 미술계는 너무나도 기대감 넘치는 행복한 한때였다. 미술계의 모든 이가 21세기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갤러리, 아트페어, 옥션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현금 보따리를 들고 아트페어를 찾아 알 수도 없는 그림을 주문하고, 옥션에서는 매번 낙찰가를 갱신하고 어떤 작가는 작품을 팔아 1년도 안되 집을 샀다는 둥 예전에 없던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러나 파죽지세로 올라가던 한국미술시장의 호황은 2008년 9월 미국 발 금융위기 한방에 맥없이 무너지고, 아시아로 향하던 기류마저도 시들해지는 상황이다. 중국과 인도가 신흥거대시장으로서의 관심을 받은 덕에 옆집 덕 한번 본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은 않다. 모두가 무척이나 발 빠르게 세계곳곳을 다니면서 부지런히도 움직인 결실들이라 생각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전략이 좀더 장기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국내외 미술시장의 트렌드의 매혹으로 냉철한 판단에 의한 로드맵이 필요했었다. 제일 큰 지적은 한국의 얇은 작가 층의 한계를 그대로 덜어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미술시장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되는 긴박한 상황에다가 어영부영 하다 보니 양도차익과세 실행도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아트페어의 방향성에 대한 제안

좁은 미술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가장 큰 자산은 생산자인 작가이고 두터운 작가 층이다. 작가는 미술시장의 자원이고 이러한 자원은 갤러리, 옥션, 아트페어 등 미술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기본구조에서 판매의 생산자 역할과 더불어 그 역량이 발굴되고 육성되어야 한다라는 사실은 경제논리로만 보는 다른 상품과의 차이점이고 미술시장만의 매력이다. 그만큼 갤러리, 옥션, 아트페어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큰 시각으로 국내아트페어의 방향에 대해 축약해 제시해본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아트페어라고 할 수 있는 KIAF가 처음 개최되던 2002년 당시 고작 서너 개에 불과하던 것이 2009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한 해 동안 열리는 한국내의 크고 작은 아트페어는 약40여 개에 달하고 미술시장의 범위에서 기능과 결과조사가 가능한 아트페어는 총22개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에 많은 아트페어가 있다는 것도 중요하고 많은 갤러리가 많은 아트페어에 참가한다는 양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그러나 미술시장의 판도를 바꾸어본다라는 측면에서 볼 때 차별화된 아트페어와 구조가 필요하다. KIAF가 양적으로 구성된 아트페어로 세계 갤러리들을 다량으로 수용하여 중가 작품의 판매와 교류형의 아트페어로 유지되고 있다면, 화랑미술제나 MANIF, SOAF, Hotel Fair 등 소형이면서 저가작품을 판매하는 잘 정돈된 아트페어가 대중 층을 소화하는 아트페어로 정착되어있다. 여기에 특화된 프리미엄급의 아트페어가 생겨나서 세계 최고수준의 작품 전시와 거래가 이루어져 상중하의 구조를 형성한다면 한국미술시장이 서로 win-win으로 시너지효과를 펼치면서 상생할 수 있는 아트페어구조에 있어 더 없는 금상첨화일 것이다. 또 미술시장의 활성화에 부합하는 구조로 아시아의 고객을 끌어들이고 아시아미술시장 허브에 부합하는 형식으로 갖추어질 수 있을 것이다.


특화전략, 그것은 참가하는 갤러리로부터 부스비를 받고 행사만 진행시키고 고객을 기다리는 형식은 아닌듯하다. 전문가의 인력구조 속에서 한국의 미술시장의 성향과 컬렉터의 성향을 분석하고 국내외 참가화랑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작품내용구성이 이루어지는 아트페어, 이런 작품내용 구성뒤에는 주최자의 마켓팅전략이 이루어지고 마켓팅을 위한 프로그램이 짜져야 한다. 한국고객을 대상에서 아시아권의 고객을 점진적으로 점령하는 구조는 부스이익을 생각한 무모한 규모확대 보다는 질적인 측면이 흔들리지 않는 고정된 규모의 형식이 맞을 것이다.


‘지는 비엔날레 뜨는 아트페어’라는 말을 왕왕 듣는다. 이는 그림을 본다라는 관람객의 입장이 그림을 구입하다 라는 고객으로의 입장변화는 전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아트페어만의 특징적 매력로 연결된다. 보이지 않는 변화의 흐름은 미술시장 속으로 스며들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아트페어와 구조형성이 필요하다. 또 이는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가를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인지해야 할 것이다. 몇 년 전 잘나가던 미술전시도 갑자기 아트페어로 이름을 바꾸고 정체성이 퇴색되는 현상도 생겨났다. 아무리 아트페어가 성황이라지만 너무 섣부른 판단인것같다. ‘안되니까 이거라도 해볼까’라는 식의 판단은 역할과 경계를 넘어선 무모한 도전은 그 본질을 파괴하고 주위의 환경까지 한꺼번에 오염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라는 점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트렌드를 따라 움직이는 한국미술이 아닌 역량 있는 작가를 앞세워 세계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한국미술의 글로벌전략을 실행으로 옮길 때다. 더 늦기 전에.



정종효(1968- ) 일본 큐슈 나가사키 회화 석사. 문화관광부장관 표창 수상. (사)한국화랑협회 사무국장 역임. 현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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