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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예술에 있어서 아트콜라보에 관하여

한젬마

한국미술계의 과제(176)
한젬마 / 콜라보 디렉터

예술에 있어서 아트콜라보에 관하여



비주얼의 시대성과 스토리 소비의 시대에 발맞춰 두각을 드러낸 아트콜라보(Artistic collaboration)라는 단어가 국내에서 대중적인 자리매김을 한 것은 2015년 전후인 것 같다. 예술의 성장과 발전과정이 아니라 경제성장과 산업적 활용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그 이전까지 예술과 기업의 관계는 후원에 치중되어 대기업을 위주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아트콜라보가 대중화되며 기업의 일방적 후원을 통한 이미지 제고나 사회적 환원과 달리, 기업의 즉발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며 소규모 기업까지 예술을 통한 수익증대 차원에 관심을 두고 예술과의 소통을 원하는 새로운 차원의 ‘협업’의 시대다.



한젬마, 미피. 제공 한젬마

아트콜라보라고 하면 제품에 작품 이미지가 프린트된 아트상품을 떠올린다. 그러나 제품에 예술작품 이미지를 사용해도 아트콜라보는 기업과 예술가의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루이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아트콜라보이다. 루이비통은 제품을 리뉴얼하며 내부 디자이너가 아니라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이름을 앞세우고, 파트너십을 통해 아트상품을 넘어 매장의 갤러리화, 예술가 전시 동행을 바탕으로 예술가를 통해 제품을 예술로 승격시키는 전략을 성공시켰다. 기업이 예술가의 이름이나 작품의 스토리를 활용함으로써 제품과 기업에 그 스토리를 담아서 소비자에게 시각적, 감성적인 접근을 통해 제품과 브랜드의 생존력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돈 퍼주기 라던가, 비싸고 부담스럽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예술을 활용하여 기업을 새롭게 브랜딩 하는 것이 오히려 높은 가치와 수익을 보장한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아트콜라보가 자리매김한 것이다.

예술가와의 소통방식과 주의점에 대한 인지 부족과 예술 적용 방식에 대한 노하우 부족 등 폭넓은 대중화를 위한 여전히 해결사안이 있다. 이처럼 진입 장벽은 다소 높지만 한번 아트콜라보를 진행한 기업은 지속해서 새로운 아트콜라보를 이어나간다. 효과적인 아트콜라보를 위해서는 기업 중심에서 기업 맞춤으로 주도하며 예술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이나 신제품의 기획 의도에 맞는 예술가를 선정하고 쌍방이 동등한 자격으로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의 아트콜라보를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이질적이고 생소한 조합이 새로운 에너지를 도출하는 동력이 된다.

기존과 다른 이질적인 낯선 예술과의 소통을 위한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아트콜라보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간의 목표와 기대를 공유하는 것이다. 작업방식과 설정 예산은 반드시 초반에 공유되어야 한다. 기업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결정하는 방향키를 작가에게 일임 할 수 있어야 하고, 작가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트콜라보는 기업과 작가가 서로 논의하여 약속하고 맞추어 가는 것이다. 아트콜라보를 통해 스타가 된 작가는 기업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성과를 위해 자신만의 작품성을 살리되 최대한의 활용 방안과 소통에 성실히 임하는 공통점이 있다. 많은 작가가 아트콜라보의 기회를 원하고 기다리지만, 아트콜라보의 필수조건은 자신이 얼마나 남다른 예술성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정비해 보아야 한다. 기업은 새로움을 위해 예술을 찾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예술가에게 기회가 열려 있는 셈이다.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독창성, 창조성이며 더 나아가 소통력과 설득력, 겸손과 나눔의 자세이다. 예술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빛내 줄 기업과 제품에 대해 상상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



하태임, 보네이도 코리아. 제공 한젬마

이제 아트콜라보는 단지 기업과 예술가의 차원을 넘어서 예술과 예술, 예술가와 예술가의 협업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단지 협업의 기회를 기다리기 보다 스스로 작품세계의 확장을 위해주변과 협업해보는 시도, 그것이 소통력이며, 확장된 기회를 움켜쥘 선제 조건이다.




- 한젬마(1970- ) 서울대 서양화 학사, 동 대학원 석사. 개인전 9회 및 초대전 다수. 『그림읽어주는여자』, 『그림엄마』, 『한젬마의 아트콜라보수업』 등 지음.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 크리에이티브디렉터, 호서대 문화기획과 교수 역임. 현재 동아일보 ‘한젬마의 렛츠콜라보’ 연재, 강원키즈트리엔날레 예술감독, 성남문화재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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