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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창작지원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김찬동

최근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프로그램은 다층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반형 지원사업으로부터 맞춤형 지원사업에 이르기까지 미술환경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재원이나 프로그램의 내용면에서 미술계의 수요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창작여건 신장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신진작가들은 다양한 창작프로그램의 수혜기회가 많아졌다. 신진들에게 치우친 경향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원금의 규모가 필요 이상으로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명분상 큰 이견은 없는 편이다. 해외작가, 특히 아시아 작가들은 이런 한국의 지원제도와 환경에 대해 많은 부러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진흥기금의 지원프로그램이 작가들의 창작활성화와 미술계의 지형도를 변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의 지원방식은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인프라를 지원하거나 작가들을 위한 인큐베이팅 및 컨설팅 프로그램 쪽으로 중심이동 되고 있다. 비영리 전시공간지원, 레지던시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도심의 유휴시설을 개조한 다양한 창작지원시설 운영이나 해외 레지던시프로그램 파견지원 등에 대한 지원효과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현대미술의 노마드적 속성에 부응하는 다양한 네트워크와 소통과 융합이란 키워드를 충족시키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의 예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AYAF(Arko Young Art Frontier) 프로그램'과 아르코미술관의 '신진작가 및 독립 큐레이터 워크숍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전자는 2년 동안 진행될 작가의 참신한 창작계획의 예측 성과를 판단하여 지원하는 장기지원 프로그램이며, 후자는 신진미술인들을 선발하여 현장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토론과 논쟁을 통해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완성해가며 국내외 미술계와의 네트워크를 형성케 함으로써 신진전문가들의 지속적인 경력관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분명 이러한 지원방식의 변화는 과거 10년간 대안공간지원을 통해 현장의 에너지를 견인해 내었던 것보다 좀 더 복합적이고 다층적 성격으로 진일보한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방식의 지원프로그램이 좀 더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실정이다.


새로운 예술지원 프로그램

우선 모든 프로그램에 글로벌마인드가 전제되어야 하며, 중앙과 지역의 지원프로그램들이 상호 중복을 최대한 줄이며 치밀한 층위를 가지고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그 층위들의 상호 연계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지원주체들이 상호간 정보교환 없이 경쟁적으로 유사한 사업들을 신설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지원프로그램의 근본 목표나 정신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지원사업 트랜드를 기계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있어 국가재정의 효용면에서 상당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보다는 지원프로그램 운영의 전문성이 제고된 것은 사실이지만, 변화된 예술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전문성 담보를 위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며, 중앙과 지역, 지역과 지역간 긴밀한 프로그램 공유 및 협의체계 구축을 통해 지원프로그램의 전략적 우선 순위 및 차별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와있다. 또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공재원의 충당을 위해서는 기업이나 유관단체의 참여나 협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시급히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문화적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1개의 기업이 한 작가나 한 미술단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1사 1예술지원 프로그램'과 같은 프로그램의 개발이 우선 필요한데, 이러한 경우는 기업이 직접 재정을 지원하지 않더라도, 작가들을 위한 창작스튜디오를 개발하여 지원한다든지, 기업이 가진 특수한 시설이나 공간여건, 기술이나 용역 등을 제공한다든지, 작가들과 함께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찬동(1957- ) 홍익대 석사.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큐레이터 역임. 현 아르코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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