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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그 닮음에 대하여

장동광

올 9월이 되자 거의 비슷한 시기에 광주와 부산에서 각각 비엔날레가 개막되었다. 광주비엔날레는 1995년 국제적인 비엔날레를 목표로 창설되었고 부산비엔날레는 지역의 기존 미술행사였던 부산 청년비엔날레와 바다미술제 그리고 국제조각 심포지움을 통합해서 비엔날레라는 이름으로 만든 미술문화행사이다. 이 두 비엔날레의 태생을 언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이라는 한정된 고객 즉 관람객과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도, 미술 인프라를 놓고 볼 때 이 두 비엔날레가 어떤 순기능을 하고 한편으로는 역기능을 하고 있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방향과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서 이제 한번쯤 곰곰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95년 광주비엔날레의 창설과 성공적 개최이후 세계적으로 웬만한 도시는 모두 비엔날레를 창설하기에 이르러 이제 지구촌은 가히 ‘비엔날레의 러시’를 이루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다양한 조건과 환경 특히 국제적으로 보면 한국이라는 불편한 교통 환경과 호텔등 숙식과 관련된 인프라의 미흡 등을 극복하고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위치를 점하는 비엔날레로 거듭나기 위해서 이제 광주와 부산은 새로운 고민을 통해 창의적인 방침과 운영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회 부산 비엔날레의 약진은 미술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이에 따라 지역 미술인들이 경쟁적으로 벌여 놓았던 미술행사가 하나의 틀 안에서 자리를 잡았고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그것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역의 문화예술계의 의견이 통일되지 못하고 심정적으로라도 성원하기보다는 애써 외면하거나 무관심하게 지나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길 없다. 그렇다보니 연륜과 경험 있는 선도비엔날레로서의 새로운 모습보다는 비엔날레 정신과는 정반대의 ‘전 근대적인 구태를 답습하고 있지는 않나.’ 라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열풍변주곡’이라는 주제를 그리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전에서 “두 도시이야기 : 부산-서울/서울-부산”, 바다 미술제는 ‘아트 인 라이프’ 그리고 조각프로젝트는 ‘대지에의 경의’라는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광주비엔날레는 한 사람의 예술 감독에 의해 비엔날레의 주제가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출발했지만 부산비엔날레는 지역의 미술행사가 통합되어 출발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 세 전시를 총괄하는 예술 감독이 부재하여 이름은 부산비엔날레지만 각각의 주제가 강조됨으로서 하나의 주제나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내기에는 역시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물론 도시와 도시의 문화적 공공적 환경인 공간의 예술적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공통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보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광주와 부산 비엔날레 모두 한국문화예술계의 전형적인 보수성과 당파성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템에 의해 그 창의적 공간이 점유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2% 부족에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
이런 시스템 속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일 외에도 많은 소모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공학 등 여러 면에서 일단 기본점수 이상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두 비엔날레를 통해 짧은 시간에 장족의 발전을 거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제적인 행사로서 그리고 주최지 지역민들의 능동적 참여와 관심제고를 위해서는 2%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는 예술 감독 등 미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책임은 없고 권한만 있는 사람들의 힘의 경합만이 비엔날레를 이끌어 갈 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나 재단법인을 유한 책임을 지는 공사나 유한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일정한 책임을 지우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 한다. 사실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가 채택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한 이런 제도를 통해 소속원들은 긴장하고 최선을 다하게 될 뿐 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전문가들과 사무국의 일반직원들을 이어지는 끈이 되어 상보적인 역할을 하게 하는 동인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광주와 부산의 시스템은 비엔날레의 2% 이상의 부족에 대해서도 조직위나 사무국은 예술총감독 또는 전시감독에게 책임을 미루고, 문화영역의 전문인들은 조직위 등 일반영역의 책임으로 미룰 수 있는 시스템 속에서는 현상유지 이상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기본기를 갖추어 가는 비엔날레 문화가 이제 응용동작을 익힐 수 있도록 머리를 모아야 할 때가 왔다.


- 장동광(1960- ) 서울대 서양화 석사. 일민미술관 학예연구실 수석큐레이터, 서울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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