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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창작활동의 전략적 모색, 논리적인 포트폴리오

박옥생

포트폴리오가 중요한가요?
포트폴리오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보여줄 수 있는 자료집이다. 작가의 프로필, 작가노트, 작품 이미지, 평론과 보도화된 광고자료 등이 수록된 포트폴리오는 작가의 인터뷰이며 실제 작품을 대신하게 된다. 그런데, 전시기획이나 공모에서 수집되는 포트폴리오가 선생, 학생, 신진, 중견 할 것 없이 실망스러운 것은 그리 어색한 일이 아니다. 주소와 연락처가 없는 프로필, 촬영 일련번호로 이름 매겨진 사진 이미지, 현란한 PPT 화면에 올려진 작품 이미지, 주제나 의도가 없는 잡기(雜記)식의 작가노트, 년도와 시리즈가 모호한 구성, 전시 팸플릿 이미지 등 기획자 역량 것 알아먹으라는 식의 자료가 너무 많다. 이런 자료를 받아 든 기획자는 작가로서의 자실을 의심하게 된다. 사실, 포트폴리오의 구성과 내용에 관한 학습은 미술교육 초기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수업이다.

포트폴리오의 이론과 실제-논리성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포트폴리오, 사실은 작업 활동의 시작과 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의 이론과 실제는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다. 이론은 논리성일 것이며 실제는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포트폴리오의 완성일 것이다. 포트폴리오는 프로필, 작가노트, 평론, 작품 이미지, 기사화된 광고자료 순으로 정리하면 좋다. 사실 이들이 평론이나 기사자료가 없거나 약간의 순서는 바뀔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에서는 국문, 영문이름이 같이 들어가야 한다. 거주지, 작업실의 주소와 메일주소, 연락처를 빠짐없이 기입해야 한다. 그리고 졸업한 학교와 개인전, 그룹전, 상훈, 레지던시를 정리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전시의 제목과 장소, 지역, 년도를 빠짐없이 기입해야 한다. 서울이나 지방에서의 전시는 지역에 따라 작가의 인지도와 전문성을 판별하게 되는 중요한 가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노트를 첨부해야 한다. 작가노트의 작성은 작품의 내용을 만들고 깊이를 끌어내고 확장시키는데 중요하다.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것은 작가노트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성숙하게 되는 정신과 작품 내용의 완성에 있기 때문이다. 즉, 작품은 정신의 구체화이기 때문이다. 작가노트는 무엇(주제, 내용), 어떻게(재료), 왜(의도), 언제(변화추이), 영향(철학, 문학, 고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이때에 문장의 시작이나 문단의 시작은 -는, -이다(다)의 짧고 명료한 단 문장을 사용하는 게 좋다. 단문장은 내용의 정의에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나의 주제는 매화이다”(성영록)라고 쓴 작가의 정의문은 읽는 이에게 작품의 명료한 내용을 제시하고 각인시키는데 좋다. 이런 단 문장에는 이(정의)를 부연 설명하는 수식어가 첨부된 구체적인 문장이 뒤따라야 한다. “이 매화들은 우리나라 남해안 근처, 산에서 피어나는 산매이다.”와 같은 실제 작품에서의 주제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된다. 이런 서술의 과정에서 반복되는 고민의 과정은 무작위 연상 작용인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과 그 연상들을 유기적으로 그룹핑하는 마인드 맵(Mind Map)으로 확장된다. 이런 작업들은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이 작품의 내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작품을 정리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작가로서 활동하게 하는 궁극의 원천(본질)으로 향하게 만든다.

양태숙, 하늘을 읽는 구름1(The cloud reading sky1), 2012, Oil on canvas, 72.2×90.9cm

중요한 것은 작품의 논리적인 구성이다, 작품에는 작가 명, 제목, 재료, 크기, 년도, 전시기록이 포함된 캡션을 반드시 게재해야 한다. 캡션 없는 작품을 기획자가 다시 정리할 경우, 많은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구성하는데 있어 가장 최근의 작품을 앞으로, 년도별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 여러 시리즈가 있다면 구체성에서 확장으로(사물에서 풍경), 외부에서 내면으로(현상에서 정신), 구상에서 추상(형태에서 색)으로 정리해야 한다. 이것이 작품을 인식하는데 논리성을 부여하고 작품제작이 논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주게 된다.

포트폴리오는 시기별 내용이 업그레이드된 1부의 프린트 파일과 PPT 파일, 언제든지 복사할 수 있는 JPG 파일을 준비해두도록 한다. 이때 프린트 파일은 작품을 가장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양질의 종이를 선택해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제시하는 자세는 창작활동을 위한 전략적 모색의 첫걸음이다. 그리고 작품 활동과 내용의 본질로 다가가는 지름길이다.


- 박옥생(1977- )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졸업(한국미술사 전공).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사, (재)한원미술관 학예연구사 역임, 현 갤러리포스(청담) 대표 및 박옥생미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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