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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000년대 이후 한국사진의 현재

김영태


좌) 2012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식장
우) ⓒPhilippe Halsman Magnum Photos (주)코바나컨텐츠 제공

한국사진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문화적으로 확장되었고 예술제도내에서의 비중도 커졌다.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기획한 상업전시인 라이프 사진전, 필립 할스만 사진전 ‘점핑 위드 러브,’ 로베르  드와노 사진전, 퓰리처상 수상작 사진전 등 많은 사진전시가 큰 관심을 받으면서 꾸준히 개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진전시는 전문적인 기획사가 주관하고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었다. 아마추어 사진가와 사진애호가를 위한 공모전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제 사진공모전은 기존의 사진 관련 단체와 무관하게 개최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대한항공이 몇 년째 주관하고 있는 여행사진공모전과 올해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소가 마련한 기업사진공모전이다. 이들 공모전 외에도 여러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진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이 대중적으로 폭 넓게 확장되었기 때문에 사진행사를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다.

1990년대 후반에 창간되었다 2000년대 초반에 중단된 비평지인『사진비평』을 복간하기 위한 모임이 결성되고『포토닷』이라는 새로운 사진전문지가 창간되었다. 사진전문 전시공간도 강남과 분당에 새롭게 개관하였다. 작가, 이론가, 기획자 등 전문가 집단도 각기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사진계 내부에서 세를 형성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 2000년대 후반부터 기존의 예술제도 내에서는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진전문 갤러리가 개관하고 사진전문지가 복간하거나 창간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또한 한국사진의 여러 주체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생산적인 일이다.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아쉬움…?
현재 한국사진은 동강국제사진제를 비롯하여 서울 외에도 대구, 전주, 울산, 창원 등 여러 지역에서 국제성을 표방한 사진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사진행사라고 할 수 있는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사진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9월 12일부터 10월 19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2006년에 시작되어 이제 5회째를 맞이한다. 2010년부터는 별도의 법인이 행사를 주관하면서 외형적으로 행사의 규모가 커졌고, 지난 2012년부터는 행사의 방향성도 분명하게 정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운영위원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행사의 성격이 모호해졌다. 주 전시를 제외하고는 다큐멘터리사진 혹은 저널리즘사진전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동시대 사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새로운 담론을 생산해야 하는 사진비엔날레의 역할과 거리가 멀어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 동강국제사진제가 보수적이지만 분명하게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처럼 2000년대 들어 사진을 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들의 활동공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기존제도권 작가들의 활동은 2008년 하반기부터 미술시장이 침체에 빠지며 전업 사진가들의 전시가 급속도로 줄었고 작품판매도 국내에서는 거의 이루어지 않아 신진 작가들의 활동까지 위축되었다. 일부 중견사진가와 원로사진가를 제외하고는 사진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안타깝다. 전통적인 한국사진의 주체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갖고 있으나 미술을 베이스로 사진을 수용하는 작가들은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이 대목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작가들이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생산하는 것이 최선이다. 한국사진은 현재 예술제도내에서 위상이 높아졌고 사회적으로 폭넓게 소통되고 있다. 사진문화가 발전하려면 진보적인 모습과 보수적인 태도가 서로 어우러지고 한국사진의 고유한 전통을 계승하며 대의적인 태도로 사진문화를 조성하고 그와 더불어서 사진의 현재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제 이 시대의 사진은 일상의 한 부분이자 문화콘텐츠이며 우리는 이러한 관점에서 사진을 연구하고 이해 할 필요가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 김영태(1967- ) 경성대 대학원 사진 전공, 2012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 ‘대구현대사진의 여명’ 등 기획. 저서『알기쉬운 예술사진』. 포토저널,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 아카데미, 경운대 사진영상학과에서 강의. 현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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