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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도시재생과 소프트웨어로서 문화예술의 힘

정상희

올해가 한 달여 남은 지금, 전국이 도시재생으로 들썩이고 있다. 2018년 도시재생 뉴딜 선정 사업지로 99곳이 선정됨에 따라 한 해의 끝을 앞두고 관련 사업들에 대한 각종 입찰 및 공모가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오고 있다. 올해는 선도지역을 선정하고 실현 가능성 및 타당성 평가 과정을 거쳐 2019년도에는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착공한다는 일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동시다발적으로 도시재생 및 디자인과 관련된 국제 콘퍼런스들이 개최되었다. 한 콘퍼런스를 통해 국내외 도시재생의 사례들이 발표되었고, 그중에는 익히 잘 알려진 서울의 세운상가와 성곽마을 재생 사례를 포함한 해외의 산업유산보존과 문화주도형 사례들이 비교적 깊이 있게 소개되었다. 또 다른 국제콘퍼런스에서는 인간 중심의 도시 디자인의 가치와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가치로서 디자인의 역할과 관련된 사례들이 발표되었다.




 2018 서울 도시재생 국제 컨퍼런스, 2018년 9월 13-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

국내외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자, 도시문화연구자이자 도시큐레이터로서 본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도시재생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상당수의 도시재생 사업들의 실행 계획은 여전히 건축과 토목 등의 정비와 같은 하드웨어가 중심이 되어 추진되고 있다. 차츰 도시재생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인식되면서 많은 경우에 투입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재생의 단위별 사업의 계획단계에 소프트웨어는 주체적으로 처음부터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올해 선정된 도시재생 뉴딜 선정 사업지의 유형은 우리동네살리기, 주거지지원형, 일반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으로 나뉜다. 지금까지의 국내외 도시재생 사례들을 봤을 때, 본 유형들의 많은 부분이 역시 문화예술과 상관없이 추진되기는 힘들 것이다.

도시의 한 지역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지역마다의 시간과 콘셉트가 적용되어야 한다. 이 과정은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통해 온전히 이뤄질 수 있다. 예술가들이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과 경험 그리고 행동은 지역마다의 활성화를 위한 콘셉트를 찾아내고 필요한 시간을 측정하고 형성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신도시와 구도시 사이의 불균형적 발전에 따른 원도심의 쇠퇴와 함께 도시재생 대상지에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사업들을 보면 유휴산업공간 등 공가 및 폐가를 활용한 문화예술기구를 조성하거나 역사기반 문화지구를 중심으로 지역을 활성화하거나 또는 지역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화하는 사업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특화 거리 및 경관을 조성하며 창작공간과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생활예술을 지원하거나 축제 및 행사를 개최하는 방식들이 있다. 도시재생은 실질적인 도시의 하드웨어를 바꾸기보다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주도적이면서도 다양한 문화예술을 포함한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풍부히 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의 방증일 것이다.




 2018 서울 도시재생 국제 컨퍼런스, 2018년 9월 13-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


하드웨어의 주체로서 크고 작은 도시계획 엔지니어링 사무소나 건축사무소가 중심이 되어 실행할 수 있도록 구성된 현재의 도시재생 사업의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 과정은 소프트웨어의 주체로서 기획자와 예술가의 목소리와 아이디어를 동등하게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관을 중심으로 준비되고 추진되지만 보다 민의 눈높이와 목소리가 중심이 되어야 하며, 동시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시작지점부터 함께 도시재생 계획의 주체가 되어야 보다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사례들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정상희(1973- )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박사 수료, 홍익대 미술사학 석사, 인천 동구 우리미술관(작은미술관) 조성 총괄기획자 역임. 현 서울디자인컨설턴트(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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