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49)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 ‘친절한 전시’를 위한 파트너

조장은

오늘날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주체들이 쏟아내는 전시는 첨예한 주제와 담론, 정제된 디스플레이, 때론 실험적인 보여주기의 방식들로 관람객과 만난다. 큐레이터가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해석의 결과를 전시의 형태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한다면, 에듀케이터는 관람객의 입장에서 관람객과 전시, 작품들 간의 감정의 흐름을 일치시키고, 이들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들이다. 큐레이터의 의도와 전시의 의미가 다양한 층위의-전공과 직업, 문화적 배경 등을 가진-관람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교육적 의도와 방법으로 설계하여 작품과 대중의 소통을 돕는 것은 에듀케이터의 역할이다. 관람객을 위한 친절한 전시를 만들기 위해 에듀케이터는 무엇을 고민하는가? 그리고, 큐레이팅과 에듀케이션 이 두 영역은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친절한 전시 만들기

현대미술을 접해보지 않은 이가 미술관을 방문하여 작품을 접했을 때 아무런 지식과 정보가 없는 상태라면 많은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전시에 대한 관람객의 낯선 반응을 해결해주기 위해 다양한 전시안내(교육·해설·브로슈어·도록 등)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나 이러한 서비스들이 보다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관람객이 전시와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대한 관심과 고민을 담아야 한다. 즉 관람객은 개인적, 물리적, 사회적 요인에 따라 전시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는 능동적 주체들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첫째, 관람객은 다양한 배경 즉, 전공이나 문화적 성향·패턴·연령 등 개인적 요소를 바탕으로 전시를 이해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에듀케이터는 이러한 관람객의 특성을 고려하여 도록이나 브로슈어 등의 텍스트에 적절한 어휘, 논조 등의 선택을 통해 큐레이터의 의도와 작품의 의미를 관람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하여야 한다. 최근 국내외 미술관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스마트 폰APP 콘텐츠 역시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이 필요한 영역이다. 둘째, 아직까지 전시장은 일반 대중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장의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친근한 공간이라는 이미지, 전시 동선 안내, 전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각종 월 텍스트나 브로슈어 등도 관람객의 전시 관람을 돕는 ‘친절한’ 장치들이다. 셋째, 관람객은 미술관 내 사회적 경험을 통하여 전시를 이해한다. 전시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대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들을 목격하는 일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많은 미술관들이 미술관의 교육적 기능에 충실하고자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교육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브로슈어·도슨트·전시관련 자료 등도 친절한 전시를 위한 배려이다.


친절한 전시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의 전시 기획단계에서부터의 파트너십이다. 전시에 대한 동일한 방향성과 정보, 연구의 깊이를 공유하고 그것을 관람객에게 함께 펼쳐 보일 때, 관람객은 큐레이터가 전달하고자 했던 작가의 이야기들을 에듀케이터의 언어와 매개로서 작가의 감성을 함께 공유하며 일치시켜 나갈 수 있다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 못지않게 관람객이 ‘무엇을 보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

큐레이터가 전달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객에 의해 이해되고 해석된다. 관람객이 이해할 수 없는 전시는 전시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전시다. 큐레이터가 전달하고자 하는 미학적 연구의 결과물이 보다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에듀케이터만의 몫일 수 없다. 큐레이터 또한 자신의 전시가 관람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가, 교육프로그램의 콘텐츠와 관람객이 만나는 방식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에듀케이터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비주얼 컬처 속에서의 현대미술, 그리고 미술관은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는 가깝고도 먼 공간이며 생소한 문화소비의 한 형태이다. 미술관 전문가들의 파트너십, 친절한 전시 만들기를 통한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고민의 실천들이 문화 속에서 보다 넓은 영역을 현대미술로 채울 수 있지는 않을까



조장은(1976- ) 현 국립현대미술관 Education Cutrator.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