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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한국 아트마켓, 간과하지 못할 시그널(Signal)

정종효

세계 미술시장의 일년의 트렌드를 전망하고 이머징 아티스트를 예견할 수 있는 ‘아트바젤(Art Basel)’이 6월이면 다시 열린다. 이미 세계 컬렉터와 미술인의 관심과 기대는 비슷한 시기에 개막하게 되는 ‘베니스 비엔날레’와 더불어 더 큰 관심거리다. 그러나 지난 2010년의 ‘아트바젤’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신진작가의 낮아진 비중, 아시아 작가의 잠적, 모던 아트와 마스터피스의 대량 출몰이 큰 특징적인 요소였고 이러한 성향은 12월의 ‘아트바젤 마이애미(Art Basel Miami)’에서도 지난 3월의 뉴욕 ‘아모리쇼(The Amory Show)’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신진작가의 불안정한 리스크를 줄이고 모던아트를 통해 안정적인 비지니스로 나가자는 갤러리들의 전략이 엿보였고 경기침체로 인한 불안한 심리가 세계의 대표적인 아트페어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미술시장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의 아트바젤에 대한 기대는 더 큰 것 같다.


미술시장의 불황은 뉴욕의 분위기에서도 많이 느낄 수 있다. 뉴욕 첼시에 있는 갤러리들은 경영난으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임대료가 저렴한 브루클린으로 이동 중이고, 그러지도 못하는 경우 문을 닫는 갤러리도 늘어나고 있다. 대형갤러리도 규모를 줄이면서 체중감량에 들어갔다. 유럽의 미술시장도 영국은 yBa효과 이후 그 후속타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관심의 향방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저돌적인 작품내용으로 3년만에 세계 네번째 아트페어에 등단했던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Art Fair)’는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작품의 성향에서 행사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보다 안정적인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갤러리를 선택하면서 상업적 성향으로 방향이 전환되었다는 평가이다. 독일 미술시장의 약 30%를 차지할 만큼 높은 판매율로 독일을 대표했던 ‘쾰른 아트페어(Art Cologne)’는 판매부진과 참가 갤러리의 저조로 ‘아트포럼베를린(Art Forum Berlin)’에 우위의 자리를 내어주었고 ‘아트포럼 베를린’ 또한 아직 안정적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북미와 유럽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게 아시아 미술시장은 조금의 온기가 느껴지고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홍콩 아트페어(Art HK)’은 지난해 세 번째를 거치면서 행사내용, 갤러리의 다양성과 퀄리티, 작품세일즈 면에서 국제수준의 아트페어로 구색을 보여주었다. 올 새해 벽두 싱가폴에서는 ‘싱가폴 아트스테이지(Singapore Art Stage)’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첫 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이고 같은 달 가고시안갤러리가 여덟 번째의 지점을 홍콩에 오픈했고, 중국미술과 인도미술을 포함한 아시아미술이 다시 세계미술시장에서 주목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국미술,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가 되는 꿈을 많이도 꾸어왔고 준비작업이 이루어져야 될 필요성에 대해서도 많이 강조되어왔다.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방안에 대해서도 국내 전문가들을 통해 수 차례 언급해 왔었다. 이 즈음에 해외 전문가를 통한 객관적인 평가도 받아보아야 될 것이다. 한국미술에 대한 문제점과 제안에 대해 갤러리스트·아트페어전문가·딜러·저널리스트 등 미술시장에 종사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돌출된 제안들도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이다.


· 한국미술을 홍보할 수 있는 집대성된 자료 발간과 시스템을 정비하고 IT강국의 기술을 도입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한국미술정보를 세계무대에 전략적으로 실시간으로 발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 한국에서 행해지는 미술행사의 다양성 부족으로 고객의 충족도를 높이지 못하고 해외고객을 유입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취약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러한 다국적 미술성향의 국내유입 전략이 필요하다.

· 미술관련기관의 시스템 변화와 운영방식에 있어 작가의 선정에 대한변화, 전문인력의 역할 분담과 활용이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국제적인 네트워크 확보의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 타 국가에 비해 비교적 국고지원율이 높지만 보다 효과적인 활용방안에 기인한 국가적 지원책이 필요하고, 한국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독창성의 발휘해 전통미술과 현대 미술의 밸런스 유지를 통한 한국만의 정체성을 가진 미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 이외에도 한정적인 작가 중심으로 구매성향이 강한 한국의 컬렉터의 진취적인 변화를 위해 미술전문인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 언어의 장벽과 지역적인 접근성에 대한 대안도 필요하다. 홍콩의 경우 아트페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해 볼때 지리적 접근성과 금융거래의 자율성 등을 들수 있지만 여기에 언어가 가지는 부담감이 없다는 사실도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작가와 갤러리와 직·간접적으로 미술시장을 지원해주는 기업과 미술과의 관계향상, 컬렉터의 성장과 확대도 필요하다.


아시아에서의 한국의 위치는 어디인가? 객관적인 시각과 평가는 가히 냉엄하다. 세계미술시장의 대세에 비추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아시아미술시장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한국미술을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더 면밀한 노력과 전략이 필요하리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코스피지수가 다시 2000선을 훌쩍 넘고 국민소득도 다시 2만불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경제회복의 속도가 타 국가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지금 어쩌면 지난날 찾아왔던 한국미술의 호황이 다시 올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가져 봄직하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으로 기다린다는 것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한국미술과 그 정책은 이제 보다 성숙해 질 필요가 있다. 펠로우십(Followship)보다는 리더십(Leadership)으로 전략을 펼쳐야 될 때다.



정종효(1968- ) 일본 큐슈 나가사키 회화 석사. 문화관광부장관 표창(2007) 수상. (사)한국화랑협회 사무국장 역임. 현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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