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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제 2회 안양공공예술 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2007)

김승덕

올해로 2회를 맞이하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nyang Public Art Project, 10.20-11.19)는 안양 시장이 아트시티를 만들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되어 2년 마다 치뤄지는 다소 독특한 성격의 국제행사이다.


국제 비엔날레 전시가 많은 예산을 들이면서 일회성으로 끝나는 현실적인 문제점과 이제 비엔날레 전시는 전 세계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오프닝이 있을 정도로 빈번한 행사가 되어 새로운 화두를 찾기에는 의례적인 구조로 전략해버린 현 시점에서, 안양의 APAP프로젝트는 한 도시를 지속적인 무대로 발전시켜 2년마다 열리고 작가들이 새로운 작업을 실현 시킬 수 있는 현지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여 영구 제작물로 도시에 공공물로 남게 되는 현재로는 많은 가능성을 갖고 새로운 모델을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APAP프로젝트는 10년마다 개최되는 독일 뮌스터 프로젝트와 자주 비교 되는데, 이들의 큰 차이는 준비기간은 물론이거니와 뮌스터의 대부분 작품은 영구 설치가 아닌 임시 설치이고 극히 일부만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제 1회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안양 유원지를 중심으로 대부분 건축, 디자인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예술 공원으로 만든데 비해 2회는 도시를 중심으로 기존의 도시 맥락을 현대 예술을 통해 재발견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새롭게 고안하고자 했다. 예술 공원은 시민이 일부러 찾아가는 곳인데 반해 안양시청을 중심으로 한 평촌 신도시는 시민들이 일상 접하는 곳이기에, 지역 주민을 중점으로 프로젝트를 발전시켰다. 아무리 대단한 국제적인 명성의 작가가 제작한 작품이라 해도 그 곳에 살면서 매일 접하는 사람은 지역 주민들이기 때문에, 이런한 점들이 초대된 작가들에게 주요 과제로 주어졌다.



이번에는 23명 작가의 작품이 영구 설치되고 23명의 작품은 임시작업으로 전시 되었다. 특히 이번에 초대된 작가 중 레이첼 파이스타인의 기념비적 기마상인 돈키호테 <쿠아트로>와 마크-카미유 샤모비츠의 <키오스크>는 이 작가들이 공공 프로젝트로는 처음으로 시도한 작업들이다. 댄 그래험의 <투웨이 미러 파비리온 프로젝트>는 나무 울타리와 미러가 결합된 삼각형 미로로 나무 울타리가 자라서 제대로 자리가 잡힐때까지는 좀 더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다. 다니엘 뷔렌의 <오색 찬란한 하늘 아래 산책길>은 햇살 좋은 날 하루 종일 변화 무쌍하게 변하는 빛의 그림 속의 산책이 가능한 곳이다. 우체국 앞에 우뚝 솟아있는 안젤라 블록의 <헌화>는 한국의 무궁화와 북한의 모란 그리고 안양을 대표하는 은행잎이 합쳐져서 탄생한 꽃으로 통독을 기념하기 위해 거대한 장미를 설치한 이자 겐즈켄의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양혜규의 어린이 소공원 4군데 설치 작업은 무표정, 무개성의 심심한 어린이공원에 조용히 생명력을 넣어 준 작업이고 김상균의 안양의 대표적 건축물들을 캐스팅한 <떠도는 섬들> 또한 너무나 익숙해진 건축물을 다른 문맥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앞으로 과제 

이러한 국제행사가 좀 더 성공적으로 발전하려면 해결되야 할 주어진 과제들도 적지 않다. 먼저는 시에서 진행되는 행사이기에 시장의 목소리와 취향에 따라 변수가 많을 수 있다는 점과, 짧은 기간 2년마다 개최되므로, 좀 더 시간을 요하여 2-3회에 걸쳐 진행 시킬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좀 더 여유있는 시간틀 속에서 작업이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것을 지향하면서 따라야 할 기본의 조직 구조와 효율적으로 일하며 처리될 수 있는 방법도 행사를 치루는 경험 가운데 쌓이겠지만, 단 기간 행사를 치루는 현실 속에서 생각해 봐야 할 점들이다. 그보다도 가장 중요한 이슈는 안양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영구 설치물이 대부분이므로, 제작하여 치루는 행사 못지않게 보존과 유지에 많이 주력하여 이 단기간 동안 작업이 설치되어 거의 기적처럼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간 작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즐기며 지속적으로 잘 유지되기를 바란다.



김승덕(1954- ) 프랑스 파리 제1대학 고고미술사학 박사. 호암미술관 학예연구원, 파리 국립 퐁피두센터 미술관 객원 큐레이터 역임. 현 프랑스 르 콘서시움 컨템포러라 아트센터 국제 전시기획 디렉터, 안양공공예술 프로젝트(2007) 공동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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