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5)컨템퍼러리와 정보로 무장한 미술시장

서진수

2007년 세계 미술시장은 거품논쟁과 침체경고 속에서도 초유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의 미술시장도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한 성장세가 이어졌다. 그 결과 2007년에 KIAF, 화랑미술제 등 국내 아트페어 10곳에서 팔린 총액이 319억 원에 달했고,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한 화랑 수와 작가수도 크게 늘었으며, 서울옥션과 K옥션 등 8개 경매회사의 낙찰총액이 1,905억 원에 달했다. 이 외에도 260억 원에 달하는 아트펀드, 백화점 갤러리와 은행 PB의 미술품 판매, 인터넷 경매 판매, 그리고 해외미술품 수입 등이 급증하며 2007년 미술시장은 초호황을 누렸다. 이러한 배경에는 부의 증가, 문화소비의 증대, 해외여행과 미술관 관람 증가, 통신의 발달과 정보 획득의 용이, 투자처의 다변화, 장식의 고급화 등 사회경제적인 요인과 블루칩 작가 작품가의 급등과 제 2그룹 작가군으로의 수요 확대, 컬렉터층의 확대와 해외 미술품 수요의 증대,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의 다양성 등 미술시장 확대의 내적 요인이 결합되어 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미술시장이 조금 잘 되니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어 작품가격이 급등하고, 위작을 유통시키거나 위작 시비가 일어 시장교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거기에 대표적인 대기업의 비자금 사건과 미술시장의 연류, 경매에서 낙찰된 대표 작가 작품에 대한 진위문제 제기가 일며 미술시장이 다소 경색되어 있다. 그로 인해 신설 경매회사의 첫 회 경매가 지연되고, 메이저 경매회사들이 중저가 온라인 경매, 자선 경매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아트홀릭 탄생과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

모든 시장은 경기변동을 겪게 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의 미술시장이 2003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중국이 2004년 이후 2006년의 저성장 속에서도 2007년 41.9%를 성장한 것과는 너무 빠른 경기변동 주기를 만나고 있다. 우리 미술시장은 2005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호황 국면으로 접어들다가 2007년 하반기에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 정확히 2년 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컬렉터층이 두터워졌고, 일부 컬렉터들은 아트홀릭 증상을 보일 정도로 미술 없이는 살 수 없고, 인터넷을 통해 미술 관련 정보를 찾거나 전시장을 찾지 못하면 안절부절 못하는 매니아(광기를 보이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아마 지난 해 KIAF를 관람한 관객 6만 4,000명, 화랑미술제 관객 1만 2,430명, 서울옥션과 K옥션 등의 옥션회사 회원, 그리고 각종 온라인 미술동호회 회원 중 절반 이상은 전시회가 만개할 봄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미술시장의 호황은 여러 파생효과를 낳고 있다. 모임과 특강이 갤러리, 은행 PB센터를 넘어 대학의 전문가 과정, 백화점 문화센터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기생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투자와 테마여행을 기획하는 소모임까지 생기고 있다. 기업들이 발행한 달력을 보면 아트마케팅과 고급 마케팅을 위한 미술품 구입, 미술품에 대한 직접 투자는 분명히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의 미술은행 운영과 운영비 외에 미술관 특별기금을 배당하는 것을 보면 미술품에 대한 정부, 기업, 개인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BC, N5, F6 그리고 컨템퍼러리

2007년 미술시장은 블루칩(BC) 작가, 블루칩에 이은 5명의 작가(N5, Next 5),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인기작가 6명(F6, Foreign) 등의 각축장이었다. 이제 미술시장은 이들을 넘어 새로이 나타날 이머징 아티스트를 찾고 있다. 2007년 9월 이후 경직된 미술시장을 재빠르게 감지한 투자자들은 “이제는 컨템퍼러리”라며 국내외 컨템퍼러리 작가를 찾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홍콩, 중국 본토, 싱가포르, 일본의 주요 경매회사들이 컨템퍼러리 경매를 별도로 실시하면서 아시아 작가 작품을 취급하는 시장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주요 작가들의 국제가격이 조정되기도 하였다. 세계 경매시장을 분석하는 회사인 Artprice가 2007년 가을에 스페셜 리포트로 발간한 ‘2006-2007년 컨템퍼러리 미술시장’에 실린 세계 500대 작가에도 홍경택(145위), 배병우(184위), 최영걸(250위), 김동유(272위), 최우람(315위), 이용덕(390위), 강익중(461위), 고영훈(470위) 등 우리 작가 8명이 수록되어 있다. 안정되고 정보가 많은 모던에 탐닉하던 컬렉터와 투자자들이 컨템퍼러리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 그래서인지 각종 아트페어에서 솔드아웃을 기록한 작가들, 미술잡지의 기획기사를 장식한 작가들, 해외경매에서 상종가를 친 작가들, 2008년에 초대전이 잡혀있는 작가들,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할 작가들이 겨울에도 쉬지 않고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여기에 대학원에 재학 중이거나 갓 졸업한 과감하고 재기발랄한 청년작가들이 자신들의 시대를 예견하며 경쟁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정보화되는 미술시장

미술시장에는 이미 값이 오를 대로 오른 작가와 전시를 통해 자신의 가격을 형성해가기 시작하는 작가가 있다. 이러한 가격들의 정보화와 체계화는 미술시장 발전의 초석을 이룬다. 연초에 한국미술정보연구소에서 2007년에 개최된 경매, 아트페어, 화랑전시, 2007 미술은행 등에서 수집한 가격정보를 수록한 『2008 작품가격』을 발간하였다. 국내에서 최초로 발간된 이 가격정보 책자는 비록 일본의 『미술연감』(1929년 ㅁ창간)이나 중국의 『미술경매연감 1997』에 비해서는 늦었지만 국내 미술시장도 분석을 위한 기초자료집을 갖게 된 데서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기존의 경매회사 홈페이지에 발표되어 있는 횟수별 낙찰가, 일간지와 월간지에 실린 단편적인 가격리스트, 서울옥션의 미술시장 리포트와 트렌드 분석, 미술잡지의 시장 분석 기사들도 컬렉터와 투자자에게는 소중한 자료이다. 미술품 가격지수 작성에 대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미술시장의 투자분석은 더더욱 좋아지고 있다. 원래 시장이 안 좋을 때는 공부하는 시기이고 포맷을 재조정하여 새로운 시장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2월을 맞으며 봄-여름-가을-겨울의 자연이 가르쳐주는 의미를 따르고 준비하는 모두가 있기에 경매회사가 몇 개 더 생기고, 본격적으로 아트페어가 열릴 봄이 슬며시 기다려진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