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34)아시아 아트페어 만화경

서진수

화랑들이 집적의 경제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트페어이다. 하나의 큰 공간에서 여러 화랑이 모여 많은 작가의 작품을 보여주고 공동 홍보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많은 고객을 초대하는 경영기법이다. 전자상가, 패션거리, 먹자골목 등이 집적경제의 대표적인 예이다. 미술시장에도 40여 년 전부터 화랑들이 함께 모여 아트페어를 열고 있다. 그동안 조용하던 아시아에 10여 년 전부터 아트페어 붐이 일고 있다.


작년부터는 아트바젤의 ‘아트홍콩’ 인수를 계기로 아시아 아트페어 시장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아트바젤은 유럽, 미주, 아시아 등 주요 3대륙에 뿌리를 내리며 세계 아트페어 시장의 중심이 되었다. 그동안 소극적인 운영을 해온 아시아 아트페어들은 국내 경기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커다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먼저 시작하여 아시아의 국제 아트페어로 위용을 보이던 한국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도 강한 경쟁 상대의 등장으로 난제를 만난 상황이다. 2013년 5월 말에 열리는 ‘아트홍콩’ 참가화랑 리스트에 국내의 대형 화랑들이 여럿 빠져 있어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rt Stage Singapore’의 위상이 이전보다 더욱 높아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 각국의 화랑들이 세컨드 베스트를 찾아 싱가포르로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IAF’도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


화랑미술제를 찾은 영화배우 채시라


일본은 ‘일본국제현대미술아트페어(NICAF)’에서 지금의 ‘아트페어도쿄’로 명칭을 바꾸며 변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현대미술에서 고미술에 이르는 다양한 일본 화랑 위주의 틀을 굳건히 유지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 아트페어에 자주 참가하는 현대미술 전문 화랑들이 2010년에 ‘G-tokyo’라는 아트페어를 조직하여 컨템퍼러리 아트페어를 별도로 열고 있다. 오사카에서 열리는 ‘Art Osaka’와 일본 패션 전문업체가 주관하는 ‘New City Art Fair’가 타이베이와 뉴욕에서 열리며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각각 두 개씩 아트페어를 개최한다. 베이징의 ‘CIGE’와 ‘Art Beijing’, 그리고 상하이의 ‘Sh contemporary’와 ‘Shanghai Art Fair’는 국제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중국 작가와 중국 화랑의 아트페스티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외국 갤러리들은 세금 문제로 더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가의 의지와 서구식 의식이 만나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본과 미술품 판매, 관람객 수는 홍콩이 강해 보이고, 아트페어는 서양인이 더 많이 보이며 축제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은 싱가포르이다. 또 한가지 홍콩이 중국, 한국, 일본을 타겟으로 한다면 싱가포르는 이미 새로운 컨셉트과 타겟을 인도네시아에서 찾는 듯하다. 2007년부터 열린 말레이시아의 ‘Art Expo Malaysia’도 동남아 미술시장의 성장을 보여준다. 아랍 시장은 개방적인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Art Dubai’와 ‘Abu Dhabi Art Fair’가 경쟁하듯 영국 팀과 프랑스 팀을 끌어들이고 있다. 서구의 노하우를 빌려 아랍과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를 만들겠다고 홍보한다. 인도도 뉴델리에서 5회째의 아트페어를 열며 자신감에 차있다. 예술 도시들이 즐비한 인도의 ‘India Art Fair’는 8만 명, 12만 명이라는 관람객 수 기록을 세우고 있고, 지난해에는 코치(Kochi, 인도 케랄라 주(州))에서 비엔날레를 처음으로 개최하기도 하였다.  


2013년 2월 5회를 맞은 India Art Fair


아시아는 지금 아트페어 홍수의 시대를 맞고 있다. 정보와 지식기반 사회를 맞아 여러 국가의 화랑들이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아트페어는 세계 미술시장을 함께 묶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이때 아시아의 대표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의 주요 아트페어 조직위가 인식해야 할 것은 최소한 각국의 10대 화랑은 서로 공동 참여하는 일종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이다. 근대화 초기에 있었던 서구 열강의 아시아 침탈은 이제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