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39)미술시장 혁신 3개년 계획

서진수

정부는 2014년 연초에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였다.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는 세부 추진방향을 확정하고, 비정상의 정상화, 창조경제를 통한 혁신경제, 내수활성화를 3대 핵심전략으로 제시하였다. 2008년 이후 2010년의 반짝 회복을 제외하고 6년 연속 호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미술시장의 주체들은 현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장기 불황을 겪으며 작가와 화랑, 아트페어의 옥석이 어느 정도 가려졌고, 미래를 예측만 하는 것보다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답을 얻었다.


자기혁신과 발전노력이 우선

미술시장의 주체들은 산업으로서의 미술시장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정부와 사회가 미술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혁신과 발전을 위한 방안을 직접 수립해야 한다. 미술시장은 정부가 발행하는 문화산업 백서에서 2002년 17개 분야를 조사할 때 딱 한 번 미술품이란 항목으로 조사되었을 뿐이다. 2009년부터 발표되는 11개 콘텐츠산업 백서에서도 미술시장은 빠져 있다. 결론은 미술시장이나 미술산업이 규모가 너무 작은 유치산업이란것이다. 유치산업은 국가가 보호 육성해야 하지만 현실은 스스로 혁신하고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 될 처지이다.


미술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운영주체인 화랑은 작가와 화랑의 신뢰성 회복, 신진 작가 발굴, 절약형 전시 개최 방안 모색, 새로운 형태의 전시 기획, 외부 기획자 초빙을 통한 평론계와의 소통, SNS를 통한 새로운 홍보 방안 강구, 새로운 구매자층 창출, 정부와 기업의 미술 수요 증대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소속작가들이 각종 레지던시나 지원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2013년부터 10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을 통해 기성작가와 신진작가에게 120억 원을 후원하는 지원금도 챙길 것이 있나 살펴볼 일이다. 화랑협회 차원에서는 KIAF 홍보 확대, 대정부 미술시장 활성화와 K-Art 지원 요구, 미술관과 정부 기관의 미술품 구입확대 요구, 미술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언론 매체와의 공동행사 등을 추진해야 하며 문화융성을 정책기조로 내세운 정부의 대통령이나 총리 등이 미술시장 관련 행사에 방문하도록 요청도 해야 한다.


40여 개에 달하는 아트페어는 주최자가 더 새롭고 신선한 전략을 수립하고 참가자 역시 격과 판매액을 향상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표적인 아트페어인 KIAF가 2014년 주빈국을 동남아로 정하고 아시아에 집중하는 정책을 선택했다. 여기에 능력 있는 아트디렉터를 초빙해 다양한 타켓형 화랑을 선정, 신선감을 줘야 한다. 중소 아트페어의 변화는 더욱 절실하다. 주최자는 손해 보지않고 마이너 참가자의 희생으로 메이저 참가자의 이득을 불려준다는 인식이 크다. 이제는 무분별한 아트페어의 등장을 막고, 차별화와 정예화를 통해 색깔 있고 짜임새 있는 행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 경매도 현재 시행하고 있는 국내 근현대 미술, 해외 미술, 고미술 영역 외에 고서적, 사치품 등 보다 다양하고 신선한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비용편익을 계산하여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겠지만, 중저가 작품의 작가군도 더 두껍게 만들어 다량판매 서비스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작가와 작품을 더 많이 확보하여 피라미드 구조의 에스컬레이터 리그전이 되도록 하여 새로운 중저가 구매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학고재 상하이 오픈식 현장 ⓒ서진수


콘텐츠산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만화와 애니메이션도 시장규모가 5,000억-7,000억 원이 넘는다. 음악산업과 영화산업은 경쟁과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규모를 키우고 경쟁을 통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만들면 팔리겠지 하는 회사는 망하고, 그려놓으면 팔리겠지 하는 작가는 밀린다. 우수한 인재를 인맥, 지연, 학연이 아닌 검증 시스템으로 뽑는 것이 기업이다. 미술시장도 가능성 있는 작가와 좋은 전시를 전문가들이 엄격하게 평가할 수 있는 생태계로 만들어야 한다. 2014년은 경쟁하고, 혁신하고, 미술시장을 리모델링하는 3개년 계획의 첫해가 되었으면 한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