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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08년 한국미술시장 회고

서진수

2008년 한 해 미술시장의 키워드는 “관망세”, “ 침체”, “ 불황”이었다. 2007년 10월의 마지막 경매 이후 후퇴기로 접어든 미술시장은 2008년 한 해 내내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봄이 오면, 가을이 되면 풀리겠지 하는 기대감을 녹여주지 못하고 한 해를 마감하고 있다. 미술시장도 경기변동이라는 시장의 일반 법칙을 겪는다는 것을 실감한 해라고 할 수 있다. 


1월은 위작 논란과 삼성 특검 등의 여파로 미술시장은 관망세와 눈치보기로 시작됐다. 2007년 5월 45억 2천 만 원이라는 경매 최고가에 팔린 박수근의‘빨래터’에 대한 위작 의혹 제기로 두 차례의 감정과 진품 발표가 있었지만 연말까지 결말을 보지 못했다. 한국 미술정보연구소의 『2008 작품가격』의 출판, 서울옥션의 2007년 경매시장 동향 분석과 영문판 서비스 등으로 미술시장의 정보화가 한층 더 이루어졌다. 대안공간까지 미술시장에 관심이 커져 루프에서 “예술과 자본”을 주제로 전시와 세미나가 열렸다. 서울 청담동 네이처 포엠 빌딩에 화랑이 몰린다는 기사가 연일 기사화되었다. 2월에는 환금보장제를 앞세운 오픈옥션 제 1회 경매가 실시되었다. 그러나 시장의 침체, 중저가 위주 등으로 낙찰률 52%, 낙찰총액 8억 3,600만 원에 머물렀다. D옥션도 낙찰률 68%에 낙찰총액 16억 2,360만 원을 기록하였으며, 그 이후 경매가 중단되고 있다. 미술, 미술시장 관련 강좌 붐이 일며 서울 시립, 금호, 성곡 등 미술관, 가나, 토포하우스 등 갤러리, 옥션M, D옥션 등 경매회사, 그리고 동국대 사회교육원 등 대학에서 강좌가 급증했다.


3월에는 전시, 아트페어, 경매가 봄을 맞은 가운데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블루닷 아시아'가 300점의 출품작 중 93% 판매, 40억 원 매출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부산에서 열린 화랑미술제에도 2만 명 이상이 몰리고 70억 원에 달하는 작품이 거래되었다. 판매액이 예상을 뛰어넘고 전년도 판매액의 2.5배에 달하면서 한 때 미술시장 경기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작가들의 작품 판매가 줄고 중국과 일본 작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경매는 출품작 수가 늘었고, 서울옥션의 110회 경매가 낙찰률 63.4%, 낙찰총액 149억 4,740만 원, K옥션이 낙찰률 79.93%, 낙찰 총액 93억 7,100만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4월에는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에서의 전시와 판매가 많아지면서 백화점 경쟁시대가 시작됐고, 홍콩 크리스티의 프리뷰가 신세계백화점에서 열렸다. 삼성특검 과정에서 등장한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과 홍라희 관장의 관련 여부와 수사, 에버랜드 미술품 보관창고 관련 보도가 계속되며 홍라희 관장이 사퇴하고 리움미술관의 전시 취소가 발표되었다. 5월에는 기획재정부의 서화와 골동품의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안이 보도되면서 또 다시 미술품 과세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홍콩 크리스티의 봄경매에 한국 작가 37명의 작품 54점이 출품되어 52점이 낙찰되었고, 낙찰총액이 52억 7천 만 원에 달했다. 



6월에는 서울오픈 아트페어, 신세계 화랑미술제, 아트 대구 등의 아트페어가 열렸다. 그리고 K옥션의 여름경매와 서울옥션의 111회 경매가 열려 두 회사 모두 낙찰률이 70%에 머물렀다. K옥션에서 고흐의 작품 <누워있는 소>가 29억 5천 만 원에 낙찰되고 서울옥션에서 앤디워홀의 <꽃>이 24억 원에 낙찰되면서 고가 미술품의 축이 국내 작품에서 해외 작품으로 옮겨갔다. 7월에는 서울옥션이 미술계에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되고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함으로써 국내 경매회사의 해외진출이 시작됐다. 8월은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아 대학생과 청년작가들의 미술시장인 아시아프가 옛 서울역 역사에서 열렸으며, 일반인들의 중저가 작품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비수기에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이 미술시장의 부활이라도 가져올 정도였다. 



9월에는 가을로 옮겨 처음 실시되는 KIAF와 양대 경매회사의 경매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그러나 KIAF의 판매액이 전년보다 30억 적은 140억 원에 그쳤고, 개최 이래 판매액이 처음으로 감소하였다. 경매는 K옥션이 61.43%에 73억 원, 서울옥션이 70.29%에 24억 원에 그쳤고, 민감한 사안인 미술품 양도소득세 부과 문제가 자주 언급되면서 시장은 더욱 경색되었다. 갤러리 현대 강남이 신사동에 개관하며 3개 층 4개 기획전 동시 개최로 멀티플렉스 화랑시대를 열었다. 10월에는 서울옥션이 홍콩에서 첫 경매를 실시하여 낙찰률 65.6%, 낙찰총액 275억 원의 성과를 올렸고, 리히텐슈타인의 <판화판, 거울, 과일 그릇 정물>이 93억 원에 낙찰되어 국내 경매회사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화랑가에서는 카이스갤러리에서 열린 홍경택의 전시가 불황 속에서도 좋은 판매 결과를 보였다. 11월에는 화랑협회 소속 10개 화랑이 7일~8일 양일간 미술품 과세 방안에 반발해 집단 휴관했다. 16일에는 문화관광부 장관이 미술품 과세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아이옥션과 에이옥션이 열리고, 해외에서는 K옥션과 대만, 일본 경매회사가 함께 개최하는 마카오 경매가 열린다. 12월에는 옥션 별의 제2회 경매가 8개월 만에 열리고, K옥션의 겨울경매와 서울옥션의 112회 경매가 개최될 예정이다. 


2008년 한 해 미술시장의 후퇴기를 맞아 시장이 경색되고 거래가 대폭 줄어들어든 가운데 젊은 작가들의 전시가 성황을 이루었고, 중견작가들의 국내외 전시가 열렸으며, 해외 작가들의 국내 전시도 열려 미술시장 다변화에 기여하였다. 2007년을 경매의 해라고 한다면 2008년은 아트페어의 해라고 할 만큼 아트페어의 숫자가 늘고 작가와 화랑들이 아트페어 계획을 짜느라 바빴던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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