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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미술시장과 경기변동

서진수

2009년 새해가 밝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어렵고 힘들다는 얘기가 계속되고 있다. 미술계도 비수기인데다 경기 후퇴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거래가 줄고 회복에 대한 전망이 쉽지 않은 상태이다. 그 가운데 희소식과 악재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미술계가 소원하던 소격동 기무사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건립한다는 기쁜 소식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악재가 기뻐해야 할 희소식을 희석시켜 미술계 관계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2008년 아트페어 판매액 성장, 경매 낙찰액 감소 2008년 미술시장은 아트페어 성장의 해였고 경매시장 축소의 해였다. 2007년 10회의 아트페어가 열려 총 판매액이 319억 6천만원이었던 것이 2008년에는 14회의 아트페어가 열렸고, 공식적으로 발표된 8개 아트페어의 총 판매액 만도 375억3 천만원에 달해 집계된 통계만으로도 17.4%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로는 그 이상 성장하였다. 아트페어 판매액을 보면 화랑협회에서 주관한 KIAF(140억 원), 화랑미술제(70억 원)에 이어 SOAF(56억 원), 기획사인 Hzone이 주최한 블루닷아시아(39억 3천 만 원), 아트대구(23억 원), 대구 아트페어(21억원), SIPA(18억 원), KCAF(8억 원) 순이었다. 이들 집계된 8개 아트페어의 총 관람객수는 16만 2,614명에 달했다. 유료관람객만을 발표한 것이니, 초대장이나 VIP 카드 등을 이용한 방문객까지 합치면 총관람자 수는 그 이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연도별 아트페어 판매액 추이
그리고 경매시장은 경매회사 설립은 증가하였으나, 경매 실시 및 개최수는 회사수의 증가만큼 늘지 않았고, 낙찰총액은 2007년 대비 38.1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의 9개 경매회사 총 낙찰액이 1,926억 6,413만 원이었고 2008년의 10개 회사 총 낙찰액은 1,191억 4,119만 원이었다. 상반기까지 60~70%대를 유지하던 낙찰률이 후반기에는 50%대로 낮아졌고, 낙찰총액 역시 그만큼 감소했다. 2007년 964억 1,218만 원이었던 서울옥션의 낙찰총액은 2008년 695억 8,999만 원으로 감소했고, K옥션은 616억 2,490만 원에서 358억 4,840만 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서울옥션의 시장점유율이 2007년 50.04%에서 2008년 58.41%로 상승하고, K옥션이 31.99%에서 30.09%로 소폭 하락하여 메이저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2008년 경매회사별 시장점유율
중저가 작품을 취급하는 경매회사들은 많은 변동이 있었다. D옥션이 1회 경매 후 중단되었고, 한국미술품경매가 아이옥션으로 바뀌어 3 회의 경매를 실시하였다. 옥션M은 3회의 경매를 실시하였으나 낙찰총 액이 66억 2천 만 원에서 34억 4,170만 원으로 감소하여 48%가 하락했다. 그리고 옥션별, 오픈옥션, 꼬모옥션, 매일옥션 등 신생 경매회사들은 차별화와 신전략을 가지고 출발하였으나 불황의 여파로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불경기는 공부하는 시기
경기 후퇴가 나타나고 거래가 힘들어지면서 미술시장 곳곳에서는 미술과 미술시장 관련 특강이 늘고 중저가 작품 전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서울, 대구 등 주요 도시의 선도 화랑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화랑의 교육 프로그램은 미술관의 프로그램과 함께 미술시장의 수요자들에게 모처럼 미술과 미술시장에 관한 깊이 있고 다양한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05년 11월 이전에 미술시장의 호황이 올 것을 예견하기 어려웠듯이 2007년 11월 이후 미술시장의 후퇴가 올 것을 예견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자본주의 240년 역사에서 시장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성장해오고 있다. 짧게는 5~6%, 길게는 9~10년이란 기간을 두고 경기는 회복과 후퇴를 거듭했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은 누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 기억하고 기록한다. 어려울 때에 그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 쓰고 씨뿌린 자들이 결국 회복기에 그 열매를 얻었다. 1~2년의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그동안 누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노력했고, 누가 구매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했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어려운 가운데 미술시장에 관한 정보책자와 연구가 계속 발행, 또는 발표되고 있다. 미술시장에 관한 연구를 하는 연구소와 결과물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진행들은 그만큼 미술이 생활 속으로 파고 들었으며, 장기적으로 미술시장의 확대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불황기는 호황기를 준비하는 기간임을 다시 한 번 새겨 볼 때이다.

미술 소비의 시대
그동안 미술시장도 많이 변했고 새로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미술시장은 2005년 말을 기점으로“감상의 시대”에서“구매의 시대” 바뀌었다. 지난 3년 동안 국내미술시장은 호황과 후퇴기를 겪으며 구매자 뿐만 아니라 화랑, 경매회사 등 유통기관들도 많이 증가했다. 그리고 작가들의 시장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했다. 경기 후퇴로 투자가 주목적이던 구매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지금 미술시장은 한산해졌지만 갯벌을 지키는 진정한 애호가들의 미술사랑은 결코 약하지 않다. 미술시장이 경기변동을 겪으며 얻는 결론은 시장의 속성에 대한 절감과 자립구축 전략의 필요성이다. 위기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타고 있다. 1월 첫 자선경매에 참여한 몇몇 열혈구매자들은 다름 아닌 지난 몇 년간 미술애호가로 변신한 진정한 마니아들이었다. 여러 선도 화랑들이 개최한 신년 전시회와 교육프로그램에 참석한 애호가들도 구매를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똑똑한 작품을 기다리고 있고, 구매와 세금을 계산하고 있었다. 


미술을 가까이 해보려는 초보자들이 늘고, 수작을 기다리거나 중저가 작품 전시를 기다리는 컬렉터의 숫자가 늘면서 비록 미술시장이 추위는 많이 타고 있지만 “구매의 시대”속에 “소비의 시대”가 보이고 있 다. 10년 전 고가의 국산차나 외제차를 구입해 열심히 닦고, 아끼기만 하던 차주들의 생각이 바뀌었듯이 말이다. 어려울 때 미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시간을 가져보고, 미술로 진정 무엇을 할 것인지를 숙고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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