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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미술시장 레벨업과 모럴 스펙

서진수

세계 각국이 불황기 동안 풀었던 자금을 흡수하는 출구전략의 시행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이것은 혹독한 시기가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돈의 흐름을 막아 또 다시 경제가 침체되는 더블딥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제 세계경제는 경기변동을 걱정하는 일이 체질화되었다. 미국발 불황 이후 국 미술시장은 2년 연속 전시와 화랑 매출의 감소, 그리고 경매회사의 낙찰총액이 38%, 41%씩 하락하여 이미 두 번의 파고를 거쳐 더블딥을 경험했다고 볼 수도 있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불황의 극복은 혁신과 변화가 답이다. 정부가 새로운 구제법안을 만들고 새로운 사업을 벌이거나, 기업이 뼈를 깎는 구조혁신을 하고 신상품을 내놓아야 일이 해결된다. 최근 우리 사회에 등장한 성장해법과 생존전략으로 모럴 스펙(Moral Spec)에 대한 언급이 많다. 청년 구직자들이 스펙 쌓기에 열중한다는 얘기는 이미 오래되었고, 기업들 또한 불황기를 겪으며 당장의 생존을 위한 단기적인 해법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장기적인 해법으로 윤리가 답이라는 결론을 얻어 모럴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미술계와 미술시장도 이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모럴 스펙을 단단히 쌓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갤러리현대 40주년 기념전 “2010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전시회를 찾은 미술 아카데미 회원들


새로운 모럴이 필요하다

우선 작가는 작품의 밀도를 높이고 다양성을 보여 실력 있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관객, 시장과 소통하며 작품가격을 안정시켜 믿을 수 있는 작가라는 평판을 쌓아야 한다. 한 화랑과 파트너가 되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여러 화랑과 거래를 하다 보면 할인 여부와 할인율도 다를 수 있어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시장은 재판매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작가를 찾고, 궁극적으로는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거나 해외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작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또한 좋은 화랑, 큐레이터, 미술관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인가도 중요한 스펙이 된다. 


화랑은 유능한 전속작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격 관리, 작가 프로모션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가 스펙 쌓기의 기본이 될 것이다. 자본동원 능력,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의 제고, 자기 생존에 문제가 없고 먼 미래에도 살아남을 화랑이라는 확신을 고객과 시장에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국내외 아트페어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작가를 홍보하고, 판매실적도 올려야 하며, 미술관이나 큐레이터 그리고 언론이나 미술 전문지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경매회사는 새로운 포맷으로 신선감을 주는 회사로 변신해야 한다. 경매를 통한 수입 증대와 나아가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데 기여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보생산을 통해 작가 육성과 홍보에 기여하고, 진위 여부, 작가와 가격의 미래성을 볼 줄 아는 회사로 명예를 얻어가야 한다. 수집가와 미술품 애호가는 작가의 후원자이고 미술품의 수집가로서 윤리심을 가진 신용 있는 소비자라는 평가를 받으려고 노력하고, 미술시장의 발전을 기여하며 작가의 후원자로서 귀감이 되는 컬렉터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연구가도 시장을 정확히 읽고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중립적이어야 하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더 큰 세상을 연구하고, 문화예술의 발달뿐만 아니라 국부의 증진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국내 미술시장이 커지고, 호황과 불황을 겪으며 이전에 평론가들에 의해서만 평가를 받던 미술의 가치에 또 하나의 가치 평가인 '시장의 견해'가 더해지고 있다. 현실의 변화 속에서 미술시장이 한 단계 더 발달하기 위해서는 미술시장 관계자 모두가 모럴 스펙을 더욱 강화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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