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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투자와 혁신이 필요한 미술시장

서진수


최병소, Untitled-0151116  2016, Ballpoint pen and pencil on newspaper, 47×32×1cm ⓒ최병소


2018년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은 3월의 이중섭 소 47억 원 낙찰과 5월의 김환기 붉은 점화 85억 원 낙찰에 의한 기록 경신, 민중미술의 화랑 전시 증가와 경매시장에서의 판매 확대가 전개되었으나, 화랑 시장 전반에서 잔잔한 전시가 주류를 이루어 판매가 약하고 활력도가 떨어진 느낌이었다. 경매시장의 낙찰총액 규모는 커졌으나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정상화, 천경자 작품으로의 쏠림현상으로 경매 현장 참가자의 수가 적어지고, 특히 컬렉터들이 신선한 작품에 목말라하고 있다. 

크지 않은 낙찰총액이었지만 서울옥션이 파산한 저축은행의 소장품과 담보물건을 예금보험공사 대신 판매한 특별경매가 있었다. 2006-07년의 미술시장 붐 때 화랑과 경매 시장을 달구던 극사실화와 젊은 작가들의 실험작, 그리고 큰 기대감에 투자했던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 쇄락한 기업의 뒷모습처럼 반토막 난 가격에 새 주인을 찾고 있었다. 판매를 통한 국고환수가 목적이기 때문에 낮은 추정가를 책정하여 작가들은 무상함을 느꼈을 수 있었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품들이 프리뷰 장소를 그득 채우고 있어 나쁘지만은 않았다.

2006-07년은 국내의 유명한 구상작가들의 가격이 폭등한 시기이자 상대적으로 지불 가능한 가격대의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전시가 많아 볼거리도 다양했고, 판매도 잘 되어 작가들도 열심히 작업하고 신작도 이어져 전시가 활발히 열렸다. 해외작가 중에서는 서구 유명작가, 중국의 4대 천황 외에도 중국인 특유의 이미지로 작업을 한 작가의 전시까지 열려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었었다.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에서 흘러온 자본이 미술시장에 쏟아지며 투자와 투기가 혼재하였으며, 네이버에는 ‘미술투자클럽’이란 카페가 열려 2만 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할 정도였다. 

2015-17년의 제2차 미술시장 붐은 단색화를 포함한 추상화와 국내·외에 모두 통하는 글로벌 작가를 중심으로 붐이 일어났으며 지금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러나 돈 되고 해외에서도 통하는 국내 작가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오히려 좁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미술의 세계화와 미술시장의 확대를 위해 국내 화랑들의 규모가 커지고 화랑과 작가 모두의 수입이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매도 횟수가 줄어들더라도 규모와 장르가 확대되고 낮 경매와 밤 경매가 구분되어 취미형 컬렉터를 위한 시장과 투자형 컬렉터를 위한 시장이 모두 활성화되었으면 한다. 

미술시장의 확대는 스타 작가, 작업에 필요한 공간 및 실험과 활동에 필요한 자본력을 갖춘 작가, 작가 육성과 해외의 주요 아트페어에 참가할 수 있는 자본력과 기획력 및 네트워크를 가진 화랑, 순이익의 확대로 신투자가 가능한 경매회사, 예산을 2-3배 이상 키울 수 있고 전문성을 갖춘 아트페어, 소신 있고 일정 규모 이상의 예산을 가진 컬렉터가 많이 늘고, 정부의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시장 확대정책이 있어야 가능하다. 시장 발전의 핵심은 자본력과 투자 확대이다. 국내 미술시장은 10년 전의 규모와 여전히 비슷한데 분배를 위한 분모는 더 커져 아직도 열악한 상황이다. 

혁신과 신수요 창출로 이름을 알리고 돈을 버는 1인 기업 집단인 미술시장은 특성상 스타트업이고 벤처이다. 한정된 중견-원로작가 중심의 국내 미술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은 투자의 확대와 혁신뿐이다. 미술시장이 더욱 산업화되고,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처럼 직·간접 투자가 일상이 되어야 한다. 증시와 부동산시장은 각종 펀드를 쏟아내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돈을 가지고 찾아오길 기다리지 않고 돈이 있는 곳을 쫓아다닌다. 우리 사회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투자할 곳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미술시장이 발전할 여지는 많다. 볼거리가 많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뉴욕, 런던, 홍콩의 화랑, 아트페어, 경매 시장도 결국 자본력, 투자, 전시와 높은 판매수익, 마케팅, 미술시장 전체의 자본력 경쟁으로 성장하고, 자본을 밑바탕으로 한 실험에서 얻은 혁신으로 새로워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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