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서울아트가이드 디.에디션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68)화랑의 치열한 생존경쟁과 작은 화랑들의 외침

서진수

송진화, 버티자, 힘내자!, 아트사이드갤러리 전시, 사진 ⓒ서진수


2018년 들어 대형 화랑의 전시가 되살아나 미술시장에 볼거리가 조금 늘어났다. 2-3년 전의 단색화 붐, 작년 이후 퍼포먼스 작가와 민중미술 작가의 전시 증가, 최근의 민화 부활 등으로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해외 유명 갤러리의 국내 지점 설립, 국제갤러리의 부산점과 가나아트의 한남동 지점 오픈, 그리고 갤러리현대의 기업어음(CP) 발행 소식 등 화랑 시장의 신전략도 전개되고 있다. 또한 경매시장에서도 상반기 낙찰총액이 1,030억 원으로 2017년 낙찰총액 1,874억 원의 절반을 넘고, 김환기와 이중섭 작품가의 최고가 경신으로 전반적인 미술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술시장의 주춧돌이며 전체 매출액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화랑 시장의 속내는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많은 난제에 봉착해 있다. 특히 소규모 화랑의 상황은 저녁 뉴스에 매일 등장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울부짖음과 흡사하다. 『서울아트가이드』에 전시 소식이 게재되는 국내 화랑의 숫자는  서울 309개, 경기 34개, 부산 22개, 대구 15개, 인천과 경북에 4개씩, 광주와 대전에 3개씩, 그리고 기타 도시의 6개를 합쳐 총 404개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17년 미술시장 실태조사 >(2016년 조사)에서는 437개가 대상이었다. 이들 중 한국화랑협회에 가입된 화랑은 140개뿐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437개 화랑의 작품판매액은 총 2,158억 2,500만 원이다. 기타 수익을 합친 총매출액은 2,306억 400만 원이고, 지출총액은 2,425억 1,300만 원으로 적자로 나타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년 11개 콘텐츠산업 중 규모가 가장 작은 만화(1조 원), 애니메이션(7,000억 원)의 1/3-1/4수준이다. 작고 작은 콘텐츠산업의 작고 작은 화랑들은 호황기만을 기다리며 애쓰고 있다. 작품을 거래하며 이미지와 명성도 함께 팔아야 하는 화랑의 신세가 말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3대 갤러리인 국제, 현대, 가나 3개 화랑의 2016년 매출총액 1,079억 6,826만 원을 빼면 434개 화랑의 매출총액은 1,226억 3,574만 원으로 크게 떨어진다. 소수의 대형 화랑은 자본력과 매출액 증가에 따른 순이익 증가로 신투자가 가능하여 기획전시와 국내외 작가의 대형 전시로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규모의 화랑은 자본 부족, 단순 반복 전시, 판매 감소, 인력 감축과 직원의 빈번한 교체 등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매출이 감소하고, 임대료 인상과 최저임금제 도입 등 급변하는 현실에 적응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미술시장 전체가 확대되고 글로벌 작가 육성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100억 대의 매출액과 50억 대의 투자 여력이 있는 큰 화랑이 많아져야 하고, 작품가격이 10만 달러, 100만 달러가 넘는 가격대의 작가가 다수 존재해야 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초대형 화랑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아이가 커서 청년이 되고, 청년이 커서 어른이 되듯이 미래를 위해 소규모 화랑도 다수 존재해야 하고, 청년 작가의 전시를 열고, 그 청년작가가 중견-원로작가가 될 때까지 전속작가처럼 대우해주고, 아트페어에 동행하고, 비엔날레와 미술관 전시를 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중간 규모의 튼튼한 강소 화랑이 존재해야 한다.  

화랑 시장은 양도세 도입 이후 미술진흥법, 미술품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 등 연이은 법제화로 현금영수증 발행, 전속작가제 도입, 세율 인상, 등록제-허가제의 압박을 받고 있다. 악재 뉴스 한두 건으로 미술품 거래는 여전히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고 있고 나쁜 드라마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일반 재화의 거래와 달리 고가품이며 제조업 물품이 아닌 예술품으로서의 미술품에 대한 인식이 약한 현실에서 ‘돈은 못 벌고 격식은 갖춰야 하는 경직된 사업’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중소규모 화랑의 대표들은 외친다. “우리도 돈 벌어 세금 더 많이 내고 싶다. 그러니 법도 현실에 맞게 만들어 달라!”고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