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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색다르고 정보력 강한 미술시장의 젊은 세대들

서진수

우리 미술시장도 이제는 3세대가 섞여 돌아가고 있다. 오래 전에 한국화와 고미술을 즐겨 수집하던 세대, 서양화와 고가 고미술 또는 해외 미술품을 컬렉션하는 시장의 중심 세대, 그리고 세대 폭이 넓어지고 20대 후반의 무서운 아이들부터 젊은 세대라고 주장하며 나이 든 세대로 분류되길 거부하는 40대 말과 심지어는 이른 50대 초까지 각각이 특징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컬렉터도 유통관계자도 연구자도 세대별 간극이 느껴진다.

젊은 컬렉터의 특징은 ‘강한 정보력으로 무장해 있고 무서운 배팅 파워를 보인다’라는 점이다. 인터넷, 정보화, 검색의 시대를 앞서가며 살고 있는 이들은 본인 스스로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네트워크도 넓고 강하다. 일부는 국내의 화랑, 경매회사뿐만 아니라 이미 해외의 주요 화랑, 그리고 경매회사의 고객으로도 활동한다. 그들은 국내외 주요 화랑의 고객명단에 등록되어 많은 고급 정보를 계속 얻고 있으며 각종 행사에 초대된다. 또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 라인, 위챗까지 카톡방을 넘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컬렉터의 샘플과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까지 한다.



젊은 갤러리스트들의 공동 아트페어, ‘더 갤러리스트’


50대 젊은 부모 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미술을 즐기는 경우는 취향도 색다르고, 실험적인 작가의 작품도 마다하지 않으며, 가격도 2-3,000만 원대에 거부감이 없다. 몇 년 전 아이돌 가수의 거주공간이 공개된 이후 유명작가 작품과 고가의 피규어 수집이 널리 퍼지며 모방본능도 이들의 젊은 세대의 미술품 소비에 한 몫하고 있다. 기성세대와 달리 캐릭터, 피규어, 조각이 혼합된 카우스(KAWS) 작품을 좋아하고, 퍼포먼스와 디지털 아트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소재가 까칠한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과 피규어와 조각 시장을 모두 잠식하기 시작한 카우스의 미래 경쟁력을 비교해가며 미술시장을 다닌다.

해외 갤러리, 해외 경매, 해외 아트페어를 수시로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나름 안목을 높이고 4-5년만 지나면 자립의 길을 걷는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평생 화랑이나 경매회사 대표와 끈끈한 인간관계 속에서 작품을 구입하며 감상해온 앞세대와는 달리 브랜드, 스포츠, 컬렉션, 게임, 심지어는 음료 ‘코카콜라’, 만화‘원피스’라는 단어 하나에도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며 성장하고 편안함과 재미를 추구하는 이들은 해외 아트페어도 처음에는 가이드나 조언자와 함께 다니지만 몇 년만 지나면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는 루트를 따라다니고, 해외 유통기관들의 높은 서비스를 더 선호하고, 유통관계자와 이런저런 자리에서 만나 친해진 채팅 멤버들과의 약속으로 점점 조언자조차 불필요해 한다.

젊은 세대 유통관계자들의 생각과 행동도 색다르다. 크고 전통적인 화랑 운영과는 뭔가 다르고, 스스럼없이 공동 마케팅을 하고, 대륙별 에이전트를 두고 공동마케팅을 하고, 기존 아트페어시장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며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확장시키며 시장에 잔잔한 충격을 주고 있다. 작품을 구입하여 여기저기 첩첩이 쌓아두던 환경을 벗어나 미술시장이든 자본시장이든 미술품을 제공해주는 운영자들과는 누구와도 즐기고 공유하는 데 익숙하다. 연립주택 옥상을 몇 시간 빌려 자기 집처럼 야간이나 주간 파티를 여는 세대들답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구매와 공유에서도 주인으로 행동하고 즐긴다. 젊은 세대들로 인해 미술품이 소유의 시대에서 향유와 공유의 시대로 이행해가는 부분이 커지고 있다.

다수 세대의 교집합과 합집합으로 돌아가는 미술시장에서 화랑 운영자들은 이제 기존의 경영 방식, 기존의 고객뿐만 아니라 젊은 고객의 관심과 니즈를 연구하고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 경매회사와 아트페어 운영자도 국내의 경쟁사뿐만 아니라 파티, VVIP 초대, VIP 우선, Invitation Only, Vernissage 등에 익숙한 서구 회사의 고객 관리 방법, 그리고 부모 세대의 뒤를 이은 젊은 컬렉터들의 좌담회 초청을 통한 니즈 파악 등 많은 연구와 분석을 필요로 한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수요, 수요자, 핵심 고객, 젊은 세대이고 이들에 대한 마케팅이다. 모든 운영 주체들이 잘하고 있으리라 믿으며, 여름 휴가철에 휴식도 갖고 한편으로 전체 수요자와 젊은 세대에 대한 연구와 분석 기회를 꼭 한번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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