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75)변화 속 변화된 2020년 시장을 준비하는 미술계

서진수

‘양혜규: 서기 2000년이 오면’ 전시전경, 국제갤러리, 서울, 2019, 
사진: 안천호, 국제갤러리 제공


2018년 후반부터 하락세인 세계경제와 2019년 한 해 여러 번 조정을 받은 우리 경제의 하향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2019년 한 해 동안 미술시장의 주체들은 열심히 뛰었다. 한편으로는 호황이지 않은, 다른 한편으로는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1년간 최선을 다한 금년의 손익계산서를 보며 2020년도 시장을 위한 신전략을 짜고 있다. 화랑들은 탄탄한 유명작가 전시 확보와 시기 안배에 열중하고, 경매회사들은 유명작가의 팔릴 작품 찾기에 집중하고, 아트페어 주최자들은 더 인지도 있는 국내외 화랑과 구매 고객 유인 전략을 찾고 있다. 

화랑 시장 화랑 시장에서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작품 팔기 정말 어렵다. 고객의 발길이 끊겼다. 전시 열자는 화랑이 없다. 젊은 작가가 설 땅이 없다. 돈 되는 중견 허리작가 찾기가 어렵다. 큐레이터 구하기도 어렵다. 왜 세금 문제까지 자꾸 거론되느냐. 등등. 2019년 한 해 4대 화랑의 전체 전시 건수가 전년도의 45건에서 42건으로 줄었지만, 해외 작가 전시는 8건에서 12건으로 늘었다. 투자 선호 성향이 그만큼 강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소 화랑들도 수요 확대와 판매 증대를 위한 시도를 열심히 하고 있으나 작은 국내 시장 규모, 총수요와 신수요 부족은 여전하다. 화랑끼리의 경쟁, 해외 화랑 지점, 해외 미술시장과의 경쟁 등 무한경쟁시대의 도래로 투자 능력의 증대에 대한 요구가 커져 화랑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술품 양도세의 ‘기타수익’에서 ‘사업소득’으로의 전환이 이슈로 떠올라 한국화랑협회가 탄원서를 국회에 제출하기까지 했다. 

경매 시장 2019년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김환기의 우월한 질주 속에 이우환-박수근-박서보-김창열-천경자 등이 다음 그룹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상반기 동안 낙찰총액이 10억 원을 넘는 작가는 해외 작가 포함하여 고작 10명에 불과했다. 고가 작품은 출품작 부족, 유찰, 출품 취소 등이 잦았으며, 약 경합으로 대형 경매회사의 1회 낙찰총액이 90억 원대 위아래에 머물렀다. 인기 있던 해외미술 작품은 소품 고가 위주로 판매가 이루어졌다. 고미술 시장 역시 고가 작품의 거래 성사가 적어 시장 규모 자체는 그다지 크지 못했다. 경매시장 전체에 대한 통계는 11월 23일에 크리스티 홍콩에 출품된 김환기의 작품 <우주(Universe 05-IV-71 #200)>의 거래 결과와 12월까지의 경매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전년대비 하락세는 뚜렷하다. 

아트페어 아트페어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Art Seoul), 아트부산, 대구아트페어 등 대규모 시장에서 관람객이 증가하고 판매액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랑 시장의 약세가 아트페어 시장의 인기로 이어진 면도 있지만 아트페어에서의 화랑간 판매액 격차는 여전하였다. 중소도시에서는 상업 아트페어와 지자체 지원 아트페어 간 경쟁도 나타났다. 또한 정부 기관의 지역 작가 미술장터 지원도 계속되었다.

세계와 아시아 미술시장 상호의존성이 강해진 국제 시장에서 해외 변수도 우리 미술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2019년 하반기 뉴욕과 런던 경매시장의 이브닝 세일의 낙찰총액이 크게 하락하였다. 세계 미술시장과 시차를 두고, 또는 동시에 영향을 주고받는 국내 시장의 사전 대비와 신전략이 요구된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플랫폼 역할을 해온 홍콩에서의 정치적 변혁으로 아트센트럴 개최 취소 등 아시아 미술시장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아트바젤 홍콩이 4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서 연말이 되면 작품 발송, 항공과 호텔 예약 등을 진행해야 하는 당사자들의 고민이 예상된다.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2020년에도 안목과 장기 투자, 신선한 경매 포트폴리오 그리고 아트페어의 입체적 기획을 통한 총수요 확대 전략이 요구된다. 블록체인 등 암호화폐 산업과 공유경제 관련 미술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미술시장 현실을 직시한 진정한 시장 활성화와 수요 증대 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거래자 모두가 내가 중개하는 작품이 구매자에게 정말 득템인지, 레어템인지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