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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코로나19와 화랑미술제를 통해 얻은 것

서진수

2020 화랑미술제를 관람하는 방문객, 한국화랑협회 제공


우한 폐렴으로 시작된 코로나19(COVID-19)가 2020년 2월 이후 특정 종교와 양로원 및 콜센터의 집단감염, 지역사회 감염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사망자가 증가하고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사회 전체를 경직시키고 심리 불황까지 불러일으켰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사상 초유의 행동방침을 낳았다. 정부는 2월 20일 주의단계, 23일 심각 단계를 선포하였다. 초기에는 개인이 스스로 자가격리, 능동감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회식 금지, 단체 활동을 자제하다가 심각 단계 선포 이후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집회 자체가 금지되면서 영화, 공연, 전시회 등 문화 콘텐츠 산업 전 분야로 휴업과 취소 통보가 확대되었다. 
미술계와 미술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와 해외의 많은 전시가 축소되거나 연기되었고, 아트페어도 대부분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국내 대형 화랑들이 선제적 대처로 “휴관”을 선택하였고,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했거나 시장조사를 위해 해외를 다녀온 관계자들도 스스로 자가격리를 결정했다. 3월에 들어서며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확진자가 나타나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세계보건기구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였고, 미국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유럽발 입국 1개월 금지를 발표하였다. 전염병이 또 하나의 불황을 일으키고 있다. 
2월 20일 코로나19 주의단계 발효 시작 하루 전에 오픈한 한국화랑협회의 ‘2020 화랑미술제’도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 끝에 치르기로 결정했다. 판매의 극대화와 많은 관람객 유치보다 안전한 행사가 더 중요했을 것이다. 주최 측은 ‘열 감지 카메라 체크, 통과형 클린 소독기, 마스크 지급 및 미착용자 출입제한, 110개 부스 손 소독제 비치 및 30곳 현장 비치, 화물 출입구에 앰뷸런스 대기 및 간호사 포함 응급요원 비치 및 기준 온도(38도) 이상 감지자 진단’ 등 매뉴얼 작성, 철저한 준비와 실행에 힘쓰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화랑미술제가 선택한 판매전략 중 하나는 “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판매 병행이었다. 갤러리가 제공한 작품 이미지와 30초짜리 전체 부스 동영상으로 전시 현장을 녹화 중계하는 방식이었다. 이미 세계 미술시장에서는 오프라인 판매와 온라인 판매의 경계가 없어졌고, 양자를 병행하거나 온라인 위주의 쇼핑몰도 적잖아 온라인 미술시장 활용이 필수사항이 되었다. 공급자로서의 한국화랑협회와 판매 운영과 정보 생산을 겸하는 네이버의 협업은 시도 자체가 성과였고, 미래의 판매 방법을 경험하고 기술협력을 배울 좋은 기회였다. 
아직 국내에서는 현장 방문과 실물확인을 통해 구매하는 미술품 거래가 여전히 일반적이고 화랑미술제의 온·오프라인 병행도 온라인 판매의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운영 면에서 작품이 온오프라인에 중복되거나, 오프라인에서 이미 판매되었는데 온라인에는 아직 판매중인 상황도 있었으나 시작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국인, 미술계-미술시장 관계자들의 SNS 활동은 카카오톡 앱으로 문자 보내고 사진 올리고 영상통화 하는 것은 최상이나 스카이프나 줌 등을 통한 화상회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전시나 영업은 아직 그다지 많지 않다. 유럽, 미국, 홍콩 미술계와 미술시장 관계자들이 보내온 온라인 정보가 매일 이메일 박스를 채우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온라인 전시가 뉴스가 되는 상황이다.  
2020년 초 우리 사회와 세계의 키워드는 ‘코로나19’, ‘확진자’, ‘행사 연기 또는 취소’, ‘온라인 플랫폼 구축’, ‘협업 및 공동 대처’라고 할 수 있다. 시장과 산업은 종종 전쟁 외에도 예기치 않은 난관에 부딪힌다. 20세기 말의 금융위기, 21세기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메르스 사태, 대지진과 쓰나미, 코로나19 사태 등이 발생했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해결방안이 출현하고, 시간이 흐르면 쓸 만한 것이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로 자리 잡는다. 미술품 거래방식은 이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병행이 일반적이다. 아트바젤 홍콩의 온라인 거래, 아트시(Artsy) 등의 모든 거래 방식, 홈쇼핑,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한 운영방식을 익혀 물리적으로 오지 못하는 고객까지 모두 불러낼 수 있는 유비쿼터스 경영체계를 구축할 시기이다. 변화 속 빠른 창조가 얼리 버드(Early bird)를 위한 시대에 선택과 투자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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