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79)불확실한 뉴노멀 시대의 미술시장

서진수

케이옥션 경매 현장,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의자에 앉은 모습, 사진 서진수


2020년 2월 말부터 4월까지 한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뜻밖의 현실인 ‘뉴 리얼리티’ 시대를 만났다. 5월 이후에도 조심하고, 경계하고, 자제하고, 사회적 권유로 담쌓은 불안과 폐쇄의 세월을 살고 있다. 6월 말 이후 방역 강화, 영업 정상화 등을 통해 이전의 격리 상황과 봉쇄의 단계였던 ‘뉴 리얼리티’에서 ‘ 뉴노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뉴노멀은 2007-08년의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몇 년간 겪은 저성장, 저소득, 저금리, 저수익률의 시대를 수용하는 표현이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전략과 차선의 방법이 빠른 속도로 일반화되면서 다시 사용하고 있다. 
‘뉴노멀’에 적응하기 위해 미술시장의 주체들도 행사, 전시 등을 서서히 재개하기 시작하였으며, 개별 또는 소수 예약 방문 거래로 판매하거나 온라인 판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화랑들은 공동으로 연합전시를 열어 고객을 초대하거나 연간 개최할 전시를 묶어서 전시를 개최하였으며, 어떤 화랑들은 화상회의 앱 Zoom으로 오픈식이나 작가와의 대화를 실시하였다. 각자도생의 시기에 작가들 또한 자신의 스튜디오에 지인이나 SNS 홍보를 통한 공개 초청 모임을 했고, 여러 명의 창작촌에서는 작가들이 직접 미니 아트페어를 열어 염가 판매와 경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시가 급격히 줄고 사라진 시대에 SNS를 통한 홍보와 판매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6월 하순이 지나며 화랑들은 자발적 휴관, 제한적 개점에서 벗어나 입구에서 발열 체크 및 방문자 기록, 잔류 인원 제한 등을 실시하며 전시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국제갤러리의 ‘최욱경전’, 가나아트 나인원의 ‘하태임전’, 학고재의 ‘그림과 말 2020전’, 갤러리현대의 ‘50주년 기념전 2부’, 아라리오갤러리의 ‘인세인 박 전’, 갤러리바톤의 ‘윤석원전’, 더페이지갤러리의 ‘파블로 피카소와 리처드 프린스전’ 등 많은 전시에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전시와 소비에 굶주렸었던지 좋은 소식도 적잖게 들린다.    
경매 시장은 매출액이 전년 상반기 대비 낙찰총액이 40% 정도 감소하였으나, 경매장을 찾는 사람은 여전히 많았다. 달라진 점은 경매회사 입구에서 열 체크하고, 간격 넓혀 앉고, 손 소독기 비치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는 것이다. 경매회사들은 시장을 주도해온 김환기의 고가 작품 소싱의 어려움으로 보물급 고미술, 김환기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이우환, 그리고 쿠사마 야요이, 나라 요시토모, 데미언 허스트, 조지 콘도 등의 외국 작가 작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020년 상반기 가장 높은 낙찰총액을 보인 작가는 60억 원어치가 팔린 이우환이었으며, 케이옥션은 간송미술관 소유의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금동보살입상>, 우학문화재단 소유의 겸재 정선의 화첩을 출품하였고, 서울옥션은 홍콩 경매를 국내에서 진행하였다. 보물 출품작은 모두 유찰되었으나, 경매회사도 차선의 선택을 통해 뉴노멀 시대에 새로운 전략들을 모색하였다.  
아트페어는 각국이 전시장이나 공공시설물에서 모일 수 있는 인원수를 제한하며 여전히 취소 또는 연기 상태에 있다. 아트바젤, 프리즈 등을 포함한 세계의 모든 아트페어가 현장 페어 개최를 취소, 연기하면서 부스비 반환과 재개최 등의 문제를 계속 논의 중이다. 국내에서는 2월 하순에 열린 화랑미술제 이후 잠잠하다가 6월 중순에 조형아트서울이 열렸고, 8월 중순에 열리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7월 초순과 중순에 서울과 부산에서 프리뷰를 개최하였다.  
국내 미술시장을 포함한 세계 미술시장은 화랑, 경매, 아트페어의 희비가 다소 교차하는 분위기다. 화랑 시장은 매출이 급감하고 온라인 판매가 늘었고, 투자 대상 작가를 보유한 거대 화랑 외에는 대부분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아트페어 시장은 가을의 2차 확산, 미국 플로리다의 확진자 수 증가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경매 시장에서 크리스티는 뉴욕, 런던, 홍콩, 파리의 구매자를 연결하는 4개 지역 동시 생중계 경매 등을 진행하였고, 홍콩의 경매시장의 상반기 이브닝 세일 낙찰총액이 작년 대비 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아트페어가 인기를 누렸는데,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경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세상은 늘 변한다. 그런데 몇 달 사이에 이렇게 크게 변한 세상도 있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