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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온택트 시대의 온라인 미술시장

서진수

9개월이 지난 2020년 전체의 경제 지표와 시장 상황은 불황기의 경제 상황과 꼭 닮았다. 정부와 지자체는 2차 긴급 재난지원금을 편성하여 지급하였다. 미술시장의 현장 상황은 여전히 매우 심각한 가운데 작가도 화랑도 전시 소식 보내기가 조심스러운 시대를 살고 있다. 새로운 현실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인지 전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던 시대는 지나갔으나, 여전히 어떻게 이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할까, 언제 이 어려움이 끝날까를 걱정하며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나우갤러리 유현경 전시 줌(Zoom) 오픈식

통상 여름 휴가철과 비수기가 지나 9-10월이 되면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가 열리고 짝수 해에는 비엔날레가 이 도시 저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활기가 넘친다. 그러나 2월 하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직전에 열렸던 화랑미술제 이후 화랑, 아트페어 시장은 활기가 뚝 떨어졌고, 9월 초순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선포로 키아프 아트서울(KIAF Art Seoul)이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뷰잉 룸 운영을 발표하며 화랑과 한국화랑협회는 온라인 거래 준비로 분주했다. 그동안 화랑들에게 온라인 거래의 도입은 Yes, No, Maybe 등 옵션과 같은 선택사항이고, 오프라인 거래의 보조수단이었다. 그러나 키아프 아트 서울의 100퍼센트 온라인 전환은 언택트와 온택트 시장의 의미를 확실하게 인식 시켜 주었다.

경제와 산업 일반에서는 비대면을 의미하는 ‘언택트’(Untact)를 넘어 온라인상의 컨택트를 의미하는 ‘온택트’(Ontact)가 이미 뉴 리얼리티, 뉴노멀의 현실로 인식되고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제 미술시장의 거래에서도 각자도생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온택트 거래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고 있다. 프로 야구 위원회, 한국농구연맹, 한국배구연맹이 경기를 치를 것인가 말 것인가, 무관중 경기를 어떻게 치를까 고민했던 일을 한국화랑협회가 아트페어를 어떻게 치를지 고민했다. KIAF Art Seoul에 참가한 화랑들에게 각각의 페이지를 플랫폼에 제공해주고, 화랑들은 작품 소개, 이미지, 캡션 등의 콘텐츠를 온라인 포맷에 맞게 제작, 생산하고 고객을 초청하여 거래했다.

고객의 오프라인 감상과 대면 거래를 기본으로 생각해온 화랑은 하루아침에 온라인 거래의 당위성을 인정해야 했다. 앞으로는 일부 오프라인 거래와 대부분의 온라인 거래, 또는 대부분의 오프라인 거래와 일부 온라인 거래를 섞은 하이브리드 거래 방식도 일반화될 것이다. 후기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21세기 현대인은 기계와 기술, 컴퓨터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는 산업인 IT(Information Technology), 신약과 백신 등의 생명 관련 기술인 BT(Biological Technology), 그리고 문화콘텐츠산업과 기술을 묶은 CT(Cultural Technology)의 융·혼합시대를 실감하며 살아야 한다.


아트바젤, Virtual Conversation 장면, 2020년 5월 19일


국내외에서 IT 기술을 이용한 온라인 특화의 전시, 홍보, 거래 사이트가 이미 존재하고, 거래 규모도 매년 증가해왔다. 여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온택트 미술시장의 선구자들은 웹으로 진행하는 세미나인 웨비나(Webinar)를 통해 작품 가치를 설명하고, 작가와의 대화, 컬렉터 포럼을 통해 새로운 환경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국내의 일부 화랑들이 해외 온라인 전문회사를 통해 아웃소싱하는 방식을 취해왔는데, 이제는 모든 화랑이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을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미술시장의 주체들이 뒤늦게나마 과하게 진보하는 IT기술을 미술품 거래에 적용해야 하는 환경을 접하게 되었다. 온라인 환경으로의 급전환은 거래와 홍보에 관한 의사결정이 화랑 대표인 시니어의 생각에서 큐레이터나 외부전문가인 주니어의 제안을 시니어가 수용해야 하는 구조 변화까지 불러오고 있다. 덧붙여 암호화폐 시장, 부동산 시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거래와 소유도 앞으로 미술시장에서 자주, 그리고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세상은 늘 새로운 환경을 만나고, 새로운 방법을 통해 발전, 변화한다. 이제 미술시장의 주체들이 자본력을 키우고, 앞서가는 모든 시장을 학습하고 응용하여 미술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공격 경영을 시도할 때이고, 콜렉티브와 협업을 통한 공동 발전을 시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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