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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0주년 키아프 서울의 변모와 과제

서진수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키아프 서울(KIAF Seoul, 한국국제아트페어)이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로고를 선보이며 과감하게 변하고 있다. 2017년 전시 공간의 가벽을 높여 분위기를 바꾸고, 2018년 디자인과 외관에까지 변화를 시도했던 키아프 서울이 2020년 온라인 페어로 한 해 숨을 고르더니, 2022년 영국의 프리즈(Frieze) 아트페어와의 공동 주최를 앞두고 페어의 질적 향상을 위해 참가 갤러리의 심사를 강화하고, 도록 사진도 작품 도판에서 갤러리 사진으로 바꾸며 1차 미술품 시장의 주역인 갤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VIP 카드 데이터화와 관리 강화, 그리고 바닥재 보강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를 바꾸고 있다.

20년간의 시행착오, 축적된 노하우, 명실상부한 국제 아트페어 지향, 그리고 해외 유수 아트페어와의 공동주최라는 내·외적 변화가 키아프 서울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 참여 갤러리들이 이제는 변화 속에 들어가 자기 변화를 시도하며 공동 이익을 취할지 말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본주의, 시장, 산업 발전의 기본 요소인 경쟁, 투자, 혁신이 2021년 20주년을 맞는 키아프 서울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좌) KIAF 2019를 찾은 갬성 세대들, 사진 서진수
우) 키아프2021 포스터

2002년 시작된 키아프는 한국화랑협회가 1979년부터 개최한 한국화랑협회전(1989년 화랑미술제로 명칭 변경)에서 한 걸음 나아간 국제아트페어로 출발하였다. 아시안 게임 직전에 스포츠와 예술을 접목시킨다는 취지로 2002년 부산 벡스코에서 첫 페어를 열고, 이듬해에 서울 코엑스로 옮겨와 오늘에 이르렀으며, 그동안 전 세계에서 830여 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2006-07년, 2017-19년 판매액과 관람객 수에서 모두 업그레이드한 키아프 서울은 그동안 주빈국 제도, One Asia Project 등을 통해 국제화와 아시아 미술시장 주도에도 앞장서 왔고, 이제는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공동개최라는 보다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회사와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것과 해외 유수의 갤러리가 대거 참가한다는 것은 국내 미술시장에 충격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8년에 데이비드즈워너갤러리가 제프 쿤스의 조각 작품을 들고 왔을 때 국내 대표 갤러리 중 한 곳에서는 리히터의 회화 대작을 출품했다. 점진적 개방이 아닌 전면적 개방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주최 측이 추구하는 변화는 당연하고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미술시장은 2005년까지 화랑 주도의 시기였고, 2006-07년은 경매 시장 정착기였으며, 2008년부터는 침체와 회복을 반복하며 화랑, 경매, 아트페어가 공동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이제 기회와 실험 앞에서 국내 아트페어의 선도 주자인 키아프 서울은 예산 확대를 통한 혁신과 변화, 판매 실적 향상을 위한 엄격한 전략 수립과 운영 기준 적용, 이윤 추구와 합리성 모두에 기반을 둔 마케팅,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요자 확대와 거래 총량 확장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최근 국내 미술시장에서도 수요층 변화에 따른 준비를 하고 있으며, 한국화랑협회도 MZ세대를 대상으로 유료 강연을 하고 있다. 이윤을 목표로 뛰는 50-60대 축적 세대 외에 개인, 개방 그리고 갬성(그들은 감성 대신 갬성이라고 표현한다)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많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서 다양한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 모든 페어는 큰손 컬렉터들이 구매량을 더 늘리고, 많은 수의 관람객이 동원되고, SNS에 능숙한 MZ세대가 왕성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정 국가, 특정 도시의 컬렉터를 대상으로 타겟 마케팅도 추진하여 해외 수요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투자와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 심포지엄, 포럼 등을 통해 “키아프 서울+프리즈”의 정체성 확립과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

투자자들이 몰리는 시장과 산업으로서의 미술시장이 정착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도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 미술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이전에 비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화량 증가와 IT 기술의 발전, 가상화폐와 NFT 시장의 활성화 등으로 미술시장 역시 활기를 띠고 있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아트페어의 성장은 기본인 작가 발굴과 작품 수준 향상, 수준 높은 갤러리 초청을 통한 펀더멘탈 강화가 시작이고 끝이다. 열심히 변화하는 키아프 서울에 축하와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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