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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미술시장, 전속작가제와 브랜드 개발

서진수

21세기 첫 10년과 2010년 미술시장을 되돌아보고 2011년 미술시장을 그려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대변할 새로운 단어를 하나 만들었다. 미술시장을 조성하고 발전시켜주는 전속작가에 대비되는 일시적으로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작가로, 시장이 좋으면 나타나 각종 이득을 취하다가 시장이 나빠지면 금새 어디로 사라져버리는 작가와 이름만 전속인 작가에게 붙여본 타이틀이다. 이들을 필자는 “분수작가”라고 부르기로 했다. 물과 전기가 잘 공급되면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음악에 맞춰 춤까지 추며 각종 조명을 받는 것이 분수이다. 그러나 추운 겨울이나 작동을 멈춘 시간에는 존재감마저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분수이다. 


분수작가보다 전속작가를 선호해야 

시장이 좋든 나쁘든 관객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이 작가이다. 시장이 좋던 시절 많은 작가들이 컨트롤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유사 작품을 내놓았고, 과거 창고에 쌓아두었던 작품까지 내다 팔았다. 그 중에는 전시를 거치지 않고 경매로 직행한 것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불 꺼진 분수처럼 잠수중이다. 이렇게 유명했던 작가까지 다 잠수해버리면 미술시장은 누가 되살리나? 작가와 화랑은 가격하락과 판매부진을 걱정하여 전시를 못한다. 경기가 좋으면 팔고, 경기가 나쁘면 전시를 안 하거나 보여주는 전시만 한다. 언뜻 보기에는 그럴듯하다. 그러나 경기가 좋든 나쁘든 전시는 꾸준히 해야 하고, 가격은 경기에 따라 조절해야 새로운 컬렉터도 작품 한 점 구입할 수 있다. 미술시장의 가장 근본적인 법칙 중 하나가 컬렉터가 이익을 봐야 시장이 커지고, 전시 때 좋은 작품을 전시가격에 사서 먼 훗날 화랑이나 경매를 통해 재판매했을 때 크게 남길 수 있는 것이 투자의 법칙이다. 


작가들이 자신과 맞는 화랑을 정하여 1년 반 내지는 2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전시를 하고, 판매결과에 따라 조금씩 가격을 조절해야 한다. 그렇게 전시를 7회 이상 하거나 10년을 꾸준히 하다보면 작가의 가격 경향선이 나오고, 시장이 수긍하는 단일 가격이 형성되고, 가격이 안정적이고 인지도가 높아져 해외 컬렉터도 신뢰하게 되어 국제적인 작가가 된다. 터무니없이 한 번 올린 가격은 컬렉터를 위해 절대 안 내리는 것이 가격조절은 아니다. 그리고 몇 점 팔리지도 않은 경매 낙찰가를 기준으로 전시가격을 결정하면 경기변동 때 감당할 수가 없다. 전시 한 번 못하면서 아트페어 때만 작품을 선보이고, 경매만 좋아하는 작가로 버티고 있는 작가도 있다. 물론 화랑이 전시 기회는 주지 않고 아트페어라도 내야 하니, 두 세 점씩 계속 내주다 보면 작품이 쌓이지 않아 전시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소모되는 작가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그러나 작가는 영리하기보다 정직해야 한다.



한국 미술시장의 브랜드 개발을

2010년 중국 미술계와 미술시장 결과 발표에서 핫이슈는 근현대 서화 시장의 대약진과 현대미술 작가의 활동이었다. 10대 인물로 아이웨이웨이, 장샤오강, 장환, 정판즈, 차이쿼치엥, 저우춘야 등 역시 현대미술을 주도하고 있는 작가들이 꼽혔다. 일본에서도 52세인 나라 요시토모의 카탈로그 레조네 출판 광고가 나와 있고, 드로잉북과 하드 커버 도록 등이 출판되었다. 49세인 무라카미 다카시 역시 뉴욕의 작업실에 이어 타이페이에 작업실을 내며 국제적인 작가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지에 가보면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 작가들의 국제성이 큰 이유를 분명히 볼 수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회복이 늦은 우리의 미술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이런 저런 이유의 현실 탓보다 전속작가제의 정착, 국제적으로 통하면서 고가 작품을 하는 작가의 육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미술관계자·정부·기업·개인이 입체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하고, 그 기초는 작가와 화랑의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다. 프랑스의 artprice는 2009/2010년간 경매낙찰가 기준 세계 500위 작가를 발표하면서 서도호(98위), 김동유(141위), 강형구(182위), 권기수(268위), 배병우(301위), 이환권(304위), 홍경택(327위), 오치균(347위), 이이남(363위), 최영걸(456위)을 소개하였다. 2010/2011년간에는 이들이 더욱 약진하고, 또 다른 작가들이 포함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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