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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투자 시대를 연 2021년 미술시장 호황

서진수

2021년 미술시장의 키워드는 회복세, 호황, 투자 열풍, 투기, 거품, 아트 테크, 주요작가 작품 10억 달성과 경매 1회 낙찰총액 100억, 작가 최고가 경신, 아트페어 역대 최고 판매와 최다 방문, MZ세대 컬렉터의 시장 진입, NFT 미술작품, 묻지마 구입, 과열 우려 등이었다. 여기에 미술계 핫이슈로 2월부터 언론보도가 끊이질 않은 이건희 컬렉션의 국가 기증,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의 이건희 기증품 전시, 이건희 기념관 건립 송현동으로 결정 등으로 미술계와 미술시장의 빅뉴스가 일 년 내내 언론에 자주 등장했다.



케이옥션 10월 경매 장면, 사진 제공: 케이옥션


미술시장의 활황 상황은 상반기부터 뜨거웠다. 갤러리 시장은 신흥 컬렉터를 타겟으로 한 신 마케팅의 시행, 한남 아트밸리의 비상과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의 한국화랑협회 신임 회장 추대, 김창열 화백 별세와 회고전 등의 뉴스로 시작되었다.
경매시장에서는 공동구매 플랫폼 ‘소투(SOTWO)’의 오픈, 2월의 첫 경매부터 1월에 작고한 김창열의 물방울 작품이 10억원을 넘어 낙찰되고, 청전 이상범의 <귀로>(1937년)가 4억 원을 넘어 낙찰되며, 1회의 낙찰총액이 100억 원을 넘었다.

아트페어 시장에서는 3월의 화랑미술제 매출액이 예년의 2배로 뛰면서 마침 열풍을 일으킨 가상화폐 투자세대인 동학개미가 미술시장에 진입했다는 기사가 쏟아졌고, 기존의 원로, 작고작가 외에 경매시장의 MZ세대의 사랑을 받는 젊은 작가의 인기 상승 소식이 계속되었다. 백화점과 미술의 융합이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롯데뮤지엄 개관 3주년 기념인 바스키아 전시, 여의도 더현대서울 개관 기념 ‘앤디 워홀’ 전시도 관람객 동원과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 확대에 기여하였다.

뉴욕 크리스티에서 780억 원에 낙찰된 미국 작가 비플의 디지털 작품 <나날들: 첫 5000일>과 원작을 불태우고 디지털 소유권을 NFT로 거래한 영국 작가 뱅크시의 퍼포먼스는 디지털 미술품과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시대의 오픈을 알렸다. 국내의 마리킴과 해외의 데미안 허스트 등의 NFT 작품 고가 판매 소식과 NFT 시장 진입 소식으로 미래의 미술시장이냐 허공에 대한 투자냐는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NFT기술과 NFT미술에 대한 열공이 시작되었다. 정보검색의 달인이며 투자 마인드가 강한 2030, MZ세대는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NFT미술품 경매를 보며 이미 확신을 한듯하다. 상점 오픈 시간에 맞춰 오픈런을 하고 자신의 ‘갬성’에 따라 투자에 열심인 ‘스니커즈 세대’답다.

하반기 미술시장 역시 화랑 전시와 경매, 경매 시장과 아트페어, 아트페어와 화랑 전시 등의 연동성이 커지고 있다. 인기 작가들의 전시가 열린 사간동의 갤러리뿐만 아니라, 강남, 부산, 대구 등 모든 도시의 갤러리에 관람객과 구매자, 투자 문의자들이 몰리고, 경매시장은 현장을 꽉 메우고, 전화와 온라인 입찰이 몰려 경매 진행 시간이 대폭 길어졌다. 이우환, 김환기, 김창열, 박서보, 정상화 등의 시장 주도에 이어 윤형근, 유영국, 이중섭, 박수근 등의 허리 역할, 그리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MZ세대의 시장 진입으로 우국원, 김선우, 문형태 등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2021년 경매 낙찰총액은 2019년의 1,543억원에서 70% 이상 증가한 2,000억 원대 중반으로 전망된다.

아트페어 역시 호황을 누렸다. 상반기의 화랑미술제-아트부산의 성공에 이어 키아프 서울-대구아트페어로 이어지는 시장의 열기가 대단했다. 특히 2022년 한국화랑협회와 프리즈(Freize)의 공동주최 소식과 함께 열린 키아프 서울은 관람객 8만 8천 명에 판매액 650억 원이란 기록을 세웠다. 많은 갤러리가 20점, 40점을 팔며 액자집, 표구사들이 초호황을 누리고, 작품 배송이 지연되는 즐거운 일들이 일어났다. 키아프는 ‘KIAF Seoul’(키아프서울) 리브랜딩 시행 원년에 좋은 성적을 얻었으며, 여세를 몰아 2022년 키아프대구 개최를 논의하고 있다.

호황기! 사람들은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 어부는 물때를 알고, 잡을 고기와 잡지 말아야 할 고기를 분별한다. 세상은, 세상에는 어부도 많지만 아마추어 낚시꾼도 많고, 투자 생태계는 어디나 개미와 개미핥기의 싸움터이다. 그러나 사고파는 과정에서 무리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즐겼다면, 그 또한 즐거운 삶이 아니었겠는가. 그러한 과정을 겪으며 시장도 조금씩 커간다. 유어예(遊於藝), 유어재(遊於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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