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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나쁘지 않거나 힘든 미술시장에 건배

서진수

미술시장이 되살아나기는 나는데 완만한 유(U)자형 회복이다 보니 전시를 하는 작가나 화랑대표에게 “판매가 어떻나요?”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이 조심스럽고 화끈하지가 않다. 그래도 큰 화랑의 인기작가 전시는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저는 나쁘지 않았어요”, “저는 좀 팔렸어요.”라고 답한다. 그러나 작은 화랑의 전시에 들러 판매현황을 물으면 “힘드네요.”라고 말하며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미술시장은 항상 나쁘지 않거나 힘든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최근에 충격적인 답을 들었다. 제법 판매가 되던 작가인데 “불경기죠?”라고 평소대로 물었더니 작가가 “종말 예고죠.”라고 답하는 바람에 충격을 받았고 괜한 질문을 했나 싶어 죄책감까지 느껴졌다. 화랑전시, 아트페어, 경매 등 미술시장 전반에서 정보의 일반화로 구매의 쏠림현상이 심하고 전체 판매에서도 승자독식 현상이 나타나면서 인기작가와 마케팅을 잘 하는 화랑의 전시와 그렇지 못한 전시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이전에는 화랑이 몰려있는 인사동의 역동성을 보면 시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요즈음은 화랑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모든 화랑을 전부 다닐 수도 없어서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미술시장과 골프회원권 시장

최근 들어 음악한류까지 유럽을 뒤흔드는 통에 미술시장을 K-Pop시장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미술품은 다량소비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음원, 음반 등 음악시장과는 다르고, 오히려 골프회원권 시장과 비교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다. 요즈음 골프회원권도 거래가 잘 되는 골프장은 잘 되는데, 대부분은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드문 상황이다. 2011년 상반기 골프회원권 시장 분석에서 재미있는 시사점이 나타났다. 분양이 잘 되고 거래가 잘 되는 골프장은 예약이 용이하고, 서울 도심에 클럽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거나, 7천 야드가 넘는 긴 전장 시설 등 특수 시설이 있거나 증설 계획이 있는 곳, 분양과 양도가 아주 드물어 희소성이 있는 곳, 도로의 확장으로 교통난이 해소된 곳, 서비스 향상으로 법인 수요가 증가한 곳, 모기업의 호재로 골프장의 인기까지 동반상승한 곳 등이었다. 결국 미술시장에서의 판매도 전속작가 중 인기 작가로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 매수와 매도가 용이하고, 국내외의 전시계획이 호재로 작용하는 작가, 많은 사람이 찾는데 시장에서 구하기 어려운 작가의 작품, 새로이 스타일을 변화시켜 성공한 작가, 작가의 수상 또는 초대전 소식과 전속화랑의 자본 증가로 프로모션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잘 이루어지고 있다. 미술품이나 골프회원권이나 좋은 재화인데 생활필수품이 아니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문제점도 시사점도 비슷하다.


미술시장 제 2라운드를 위한 협업

미술시장의 좋은 뉴스 몇 가지를 들어본다. 시장이 좋을 때 고객의 반응만 쫓다보니 작품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고정관념을 관객들에게 갖게 한 것같아 초심으로 돌아가 과감하게 작업을 바꾸었더니 반응이 좋더라는 40대 작가는 대부분 팔리거나 극소수만 홀딩 상태여서 사실상 솔드아웃이고, 홍콩아트페어의 특별전시가 반응이 좋았고, 최근 거대화랑과 새로 런닝을 시작한 60대 작가는 판매도 좋았고, 해외 전시 요청이 이어지며 계속 매스컴도 타고 있다. 구겐하임에서 전시를 하고 있는 70대의 작가 역시 세계적으로 반응이 뜨겁다. 2007년부터 프랑스 아트프라이스(Artprice)사가 발표하는 세계 500대 작가에 4년 연속 오르면서, 홍콩에서도 이제 그가 누구냐고 묻는 사람이 없어졌다. 구겐하임 전시의 프리미엄인지 바젤아트페어에서도 4곳의 화랑이 그의 작품을 선보였다. 더욱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 것은 베니스였다. 베니스비엔날레를 찾는 세계의 미술관계자들이 컬렉션의 트렌드를 보기 위해 빠짐없이 방문하는 크리스티 경매회사 사장 프랑스와 피노 재단의 미술관 두 곳 중 한 곳인 팔라초그라시의 마지막 방에 그의 조응 12점이 3면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미술계는 중국미술시장의 급성장에 충격을 받고 위기감을 느꼈고, 그것을 에너지 삼아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뭉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14개 사립미술관이 손잡고 작가 22명의 온라인 가상미술관을 구축하여 대표 작가를 홍보할 예정이다. 작가, 미술시장 관계자, 평론가, 컬렉터 모두가 미술시장 제 2라운드를 새롭게 준비하여 미술시장이 나쁘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고 좋아지기만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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