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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011년 미술시장을 회고하며

서진수

2011년 미술시장은 조심스럽지만 여러 가지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미국발 경제위기 영향으로 몸을 낮추며 2년간 숨죽이며 살았기 때문에 이제는 침체의 끝이 보일만도 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도 있고, 미술품 양도세 2년 유예와 작년 경매에서 이중섭의 <황소>가 35억 원에 팔렸기 때문에 고가 시장이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졌었기 때문이다. 한 해를 전체적으로 보면 회사나 단체는 약간 성장하고 개인은 아직도 힘든 한 해를 보냈던 것으로 평가해본다.


화랑들은 예전처럼 새해맞이 그림 선물 소품전으로 한 해를 열었고, 경매회사들도 디자인이나 지난 해에 꾸준히 미술시장을 버텨준 박수근, 김환기, 이우환, 김종학, 이대원 등 빅 5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였다. 온라인 아트페어인 VIP Art Fair가 새로 열렸고, 화랑미술제가 다시 서울에서 열리면서 2배에 가까운 판매실적을 올려 출발은 그런대로 부드러웠다. 그러나 미해결의 사건사고들이 잠복해 있고, 미술은행의 구매 감소와 경기도의 예산 전액 삭감은 공공 수요를 크게 감소시켜 소액으로도 숨 쉬는 미술시장을 힘들게 했다. 봄경매에서 대형 회사들이 5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신생 회사까지 50억 원을 넘겨 시장이 곧 회복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신생 마이아트에서는 청화백자가 18억 원에 낙찰되어 고미술을 포함한 고가 시장의 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곧바로 로비사건, 1천 억 원 짜리 고흐 유작 진위문제 제기, 광화문 현판 논쟁, 국새 사기 등이 연일 보도되면서 약해진 미술시장은 또다시 부정적인 인식을 키워 하반기에는 공영방송에서 ‘검은 돈 미술을 사다’가 방영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미술시장이 힘들었던 진짜 이유는 20개월 이상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이었다. 경기가 좋아야 기분도 풀려 돈을 쓸텐데 경제 상황이 도와주질 않았다. 중동 민주화운동과 유럽발 재정위기는 세계경제를 계속 위협하며 주가와 유가를 오르락내리락 하게 만들었다. 모두들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반짝 제프 쿤스 효과가 나타났었다. 신세계 백화점의 고가 미술품 구입이 판매량 증대에 기여한 일이 미술인들 사이에 회자되고, 또다시 송은문화재단 전시에 쿤스의 작품이 무라카미와 허스트 작품과 함께 전시되면서 쿤스가 화두로 떠올랐고, 이 열기는 추정가 100억 원짜리 그의 작품이 출품된 서울옥션의 홍콩경매까지 이어졌다. SOAF, Gallery Seoul 11 등 강남 시장의 열기도 뜨거웠다. 경매와 아트페어가 한꺼번에 열리니 발길이 뜸하던 컬렉터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1년 주목작가

대구 시장도 계속 활발했던 한 해였다. 대구미술관 개관, 아트대구, 대구호텔아트페어, 대구아트스퀘어 등 세계 육상경기 못지않게 미술시장의 열기가 뜨거웠다. 대구 MBC도 문화 CEO 특별과정을 다시 열기 시작하여 기대감을 더해주었다. 미술시장이 한 단계 도약한 결과이자 서비스 확대를 요하는 불황의 영향으로 미술작품 가격지수 발표가 이어졌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서 가격지수를 발표하여 시장 체계화에 일조하였다. 해외 미술시장 연구자 초청도 늘었다. 한국사립미술관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수 억 원을 들여 K-Artist Gologal Project를 시작하여 추천된 작가 22명의 홍보에 나섰다.


작가 개인적으로 보면 이우환, 이용백, 김종학, 전광영 등의 해였다. 대표 작가로 꼽는 이우환은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에 이어 KBS의 특집 방송이 있었으며, 국내 유수의 화랑에서 전시까지 개최하였다. 원로작가 김종학은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통해 보다 많은 팬을 확보하였고, 이용백은 베니스비엔날레로, 전광영은 국내외 전시로 시장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연말까지 전시가 계속되고 경매도 아직 몇 건 남아 있어서 미술시장에 대해 수치로 설명하기는 이르다. 2011년은 나쁘지 않았으나 개인들에게는 아직도 어려웠던 한 해였다고 여겨진다. 시장의 안정성, 전속작가 중 스타급 작가 육성, 신수요자 창출을 위한 노력과 투자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투기, 로비, 분쟁, 소송, 불법대출 등으로 워홀, 허스트, 쿤스의 작품이 수시로 등장하면서 미술시장 자체와 작가들의 이미지가 많이 손상되어 명예회복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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