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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쾰른 아트페어 벤치마킹

서진수

국내 화랑과 작가들의 세계 아트페어 참가가 늘고 있다.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이나 경제적인 이유에서 아트페어가 작가와 화랑들에게 대체전시회로 선호되고 있다. 지난 11월 1일부터 5일까지 독일에서 열린 쾰른 아트페어를 참관하고 느낀 점을 소개한다. 쾰른 아트페어는 우선 관람시간부터 특이했다. 낮 12시부터 밤 8시까지인데 자세히 생각해 보면 운영자와 고객 모두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입장권도 일반인이 20유로(약 2만 5천 원)인데, 5시 이후 야간입장권은 14유로, 그리고 2일권이 30유로였다. 화랑, 미술단체, 지역사회, 금융기관, 미술관련 전문잡지, 언론 등의 협력이 돋보였다. 미술계가 독일 은행과 투자회사 캐피탈 등 경제계의 노하우를 백분 활용하고 있었다. 독일은행이 산뜻한 디자인을 곁들여 지은 파빌리온이 프리오픈 날 자사의 VIP 고객 리셉션 장소로 사용된 이후 아트페어의 다양한 행사장소로 활용되었다. 


아트페어 기간 내내 다양한 행사가 벌어져 관람객과 미술 관계자들의 큰 축제를 연상케 했다. 수상자와의 간담회, 미술 관련 법규 설명회, 문화 마케팅 컨퍼런스, VIP 고객을 위한 주변 도시 관광 프로그램, 업무 종료 후 쾰른 시내에 소재한 화랑들의 오픈 하우스, 평론가 심포지엄 등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가 관람객과 고객에게 제공되었다. 아트 토크 시간은 미술과 미술시장에 관한 귀중한 정보 서비스 시간이었다. 아트페어 수상자와 화랑들의 딜러에 관한 이야기, 미술전문가의 작가 평가 방법, 비주얼 아트와 사운드 아트의 오버랩 소개, 생활 미술, 작품 수집, 투자 그리고 재단 설립에 대한 전문지식을 전해주었다. 마지막 날에는 신진작가와 새로 참여한 화랑 등을 소개하고 초보 고객들에게 미술시장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매우 특이하고 쉽지 않은 기획도 있었다. 23명의 유망 청년작가가 참여한 화랑에게 'New Talents'라는 팻말을 붙여주고, 새로이 각광 받는 25개의 화랑에게 'New Contemporaries'라는 팻말을 붙여주었다. 그리고 그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거나 과소평가된 작가를 발굴하여 참여한 화랑에게는 작가의 개별 전시를 위해 10평 정도의 공간을 마련해주고 'Hidden Treasures'라는 팻말을 붙여주었다. 아트페어에서 이런 제도를 운영한다는 사실이 부러웠다. 미술계와 미술시장 양자에게 필요한 숨겨진 보물 작가 발굴 기획은 위원회가 원래 40세 이상의 작가 중 미술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작가를 선정하는 것이 기본이나 금년에는 대부분 50세 이상이거나 작고작가 중에서 6명을 선정하였다. 


동시대미술과 도시에 어울리는 미술품을 소개하는 모델로 2005년부터 시작된 Open Space도 재미있는 기획이었다. 투자자문회사 캐피탈은 퇴근 후에 오는 고객들을 위해 매일 5시에 자신들이 분석한 세계 100대 작가를 소개하고 전문가가 일대일 컨설팅을 해주었다. 별도의 기념품점 운영, 대형 미술 서점 운영, 아트페어 로고를 붙인 고급 식당과 패스트푸드점 운영. 그리고 독일을 대표하는 맥주회사의 협찬으로 진행된 무료 맥주 시음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유네스코와의 협력 프로그램인 기존 작가와 학생들의 공동작업은 미래의 작가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비디오아트의 대부인 백남준이 쾰른에서 활동한 것을 기념하여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미술재단, 쾰른 시, 쾰른 응용미술관이 공동 제정한 백남준상 시상식이 열렸다. 스스로 실험미술 프로젝트의 무대임을 자부하는 쾰른 시의 아이디어였다. 쾰른 아트페어! 다양한 기관과 협력한 흔적이 곳곳에 스며있고 실험미술의 진화가 계속되고 있는 쾰른에서 가진 5일간의 짧은 미술여행은 좋은 경험으로 오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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