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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투자 시대의 미술품 대중화

서진수

투자의 전성 시대
미술시장에서 투자회사, 아트펀드, 유명 전시기획자 등의 기획초대전은 인기작가의 고가품시장이 되었으며, 비매품과 고가 작품 전시라는 포맷을 취하고 있다. 몇몇 화랑의 기획전은 솔드아웃 전략 레이스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 작가의 전시는 상대적으로 썰렁하기까지 하며, 미술 감상과 구입에 첫발을 내딛는 관객과 고객에게는 미술시장이 벌써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미술시장에 많은 가격정보를 쏟아내는 메이저 경매회사가 실시한 7월 경매의 낙찰가별 구성을 보면 11일에 있었던 K옥션의 경우 1천만 원 미만이 33.7%, 1천 만 원대 19.8%, 2천 만 원대 9.6%, 그리고 1억 원대가 8%였다. 그리고 12일에 열린 서울옥션의 경우 가장 많은 가격대가 22.5%인 1천 만 원대, 다음이 19%인 2천 만 원대, 그리고 12.7%인 1억 원대 순이었다. 절반 이상이 1천 만 원에서 3천 만 원대이고, 억대도 20%나 되는 반면 1천 만 원 미만은 6.3%에 불과해 메이저 경매들이 투자와 고가품 거래의 장이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중저가 시장에 관심을
중저가 시장은 달아오른 메이저 시장과는 달리 아직 동중정(動中靜)이다. 1996년에 설립된 인사동의 한국미술품경매는 고미술품과 중저가 작품 100여 점을 경매에 올리는데 20~30%대의 낙찰률로 고미술 애호가와 중저가품 구매희망자가 치열하지 않게 낙찰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전주에 생긴 A옥션도 첫 경매에서 115점 중 44점이 낙찰되어38.3%의 낙찰률을 보였다. 낙찰가격대는 나혜석 작품 2억 4,500만 원을 제외하면 100만 원 이하가 45.4%, 100만 원대가 38.6%로 총 84%가 100만원 전후인 중저가 작품이 팔렸다. 7월 하순의 2차 경매도 절반 이상이 추정가 100만 원 내외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외에 인사동의 고미술경매 동예헌, 명품옥션, 동서옥션 등에서도 초보자들이 중저가 작품을 접할 수 있다. 화랑전시 중에서도 가격을 써붙이거나 가격표를 안내데스크에 비치하는 경향도 눈에 띄기 시작했고, 인터넷 미술투자 동호회가 늘어 미술품의 대중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가격대로 보면 100~300만 원 정도면 보기 좋고 시간이 흘러도 리세일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제 미술시장 관계자들이 시장정보의 체계화와 제공에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사진 시장 들여다보기
미술시장이 활발하게 발전하려면 다양한 장르가 발전해야 한다. 국내 미술시장은 서양화 일변도 시장이다. 취미형 컬렉터의 경우 한국화, 조각, 사진, 서예, 공예 등의 분야 중 하나를 골라 빠져보는 것도 매력적일 것이다. 서양 미술시장에서 구매 초보자들은 대체로 판화나 사진 구매로 컬렉션을 시작한다. 특히 사진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인물이나 풍경을 예술적으로 찍던 시대에서 작가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고 디지털 합성 작업 등을 통해 보기 좋고 재미있는 작품을 계속 선보이기 때문이다. 사진의 진화속도가 빨라지며 가치가 커지고 가격도 그림이나 조각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사진에 대한 수요가 늘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국내 사진시장에 대해 중간수준 정도의 개념에서 언급해본다.

사진은 전지라고 부르는 가장 큰 낱장 인화지가 50×60cm이다. 그 이상은 말린 롤지를 이용한다. 작가마다 선호하는 크기가 있고 작품 수를 만드는 에디션이 다르다. 작가들은 주요 작품을 메인 사이즈로 제작해 선보이고, 반응이 좋을 경우 보급형 에디션을 제작한다. 메인은 작품수가 적고, 보급형은 에디션을 늘려 가격을 낮춘다. 예를 들어 메인을 3장 제작했을 경우 보급형을 10장 정도 제작하고, 가격은 작가와 작품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1/2 내지 1/3 정도로 책정한다. 인화된 사진을 액자에 넣는 경우와 투명한 아크릴 판 사이에 사진을 넣는 디아섹(독일 특허로 국내에서는 명칭이 다양함)에 따른 가격차이도 있다.

작품의 소재, 재료, 철학, 미적 감각, 테크닉, 크기, 에디션 등에 따라 가격이 다양하고 작가별로도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대를 참고하여 분류해 본다면 80만~200만 원 작품은 젊은 작가, 200만 원 이상은 가능성 있는 작가, 300만 원 이상은 유망한 작가, 800만~1천 만 원 이상은 시장에서 입증된 작가, 4~5천 만 원 이상은 메이저 작가의 작품가격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관객과 고객은 다양한 목적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겠지만 어느 경우든 작품으로서의 사진을 이해하는 노력과 안목도 반드시 함께 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전시회에서 작가로부터 제작과정을 반드시 들었으면 한다.


취미형 일반 컬렉터를 위하여
미술품은 기본적으로 감상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부가적으로 수익의 발생도 기대해본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따라서 투자형 컬렉터를 할 것인지, 취미형 컬렉터를 할 것인지를 분명히 정하고 미술시장에 진입해야 한다. 인사동, 사간동, 강남, 평창동 화랑을 다니다 보면 꾸준히 작가 양성을 위해 정석대로 화랑을 운영하는 곳을 만난다. 가장 정이 가는 곳들이다. 미술품의 대중화란 관점에서 보면 유명하고 익숙한 작가와 작품을 판매하는 메이저 리그 시장 못지않게 젊고 참신한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마이너 리그시장이 미술시장의 미래인지도 모른다.

컬렉터들도 자신의 소득과 어울리고 추구하는 가격대에 맞는 전시에서 대표작과 정성 깃들인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하는 안목과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정보 제공, 리세일 시스템 구축, 감정 철저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고가의 작품가격과 활황 소식만이 팽배한 미술시장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현재의 상위 시장 중심으로 움직이는 역사 다리꼴 시장 구조를 저변이 튼튼하고 확대된 피라밋형 구조로 바꾸는 노력이다. 대중화가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를 보장해준다는 인식을 실천할 때이다. 그리고 컬렉터의 정보탐색, 발품, 체계적인 단계별 공부가 더해지면 미술시장은 예술품을 향유하고 소유권을 획득할 수 있는 좋은 시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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