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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매회사 설립 붐과 미술시장

서진수

1999년 3월 11일자 한겨레21을 보면 2주 전에 열린 서울옥션 관련기사가 실려 있다.“경매로 미술시장 살린다”라는 제목 하에 소더비등의 선진 시스템 도입, 경매응찰자, 그저 구경삼아 온 관람객들, 미술시장 관계자들로 북적거려, 공신력이 관건, 불황탈출구로 기대 등 당시의 미술시장을 추측해볼 수 있는 내용들이 실려 있다. 그로부터 5년간 30~40%대의 낙찰률에 언제쯤 손익분기점을 넘을지 모를 메이저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단독 게임은 계속되었다. 2005년 11월 또 하나의 메이저 경매회사인 K옥션이 등장하며 경매시장은 과점체제가 되어 제 2라운드가 시작되었고, 갑자기 1회 낙찰총액이 10~20억 대에서 40~50억 원대로 상승하였다. 이때부터 양대 메이저 경매회사는 유명작가의 고가 작품 발굴 경쟁을 벌였고, 경매의 다양화, 경매장의 거대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경매시장의 규모도 2005년의 168억 원에서 2006년에는 591억 원으로 커졌다.



경매시장 제3라운드 시작
2007년 들어 미술시장이 활황을 맞아 화랑, 아트페어, 경매, 아트펀드, 백화점 세일 등 다양한 구매기회가 주어졌고, 우리 사회에 ‘미술시장’이란 새로운 화두가 등장하였다. 그 가운데 최대의 약진을 보인 부분이 아트페어와 경매다. 5월에 열린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2006년 110억 매출, 2007년 175억)와 7월에 열린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경매결과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미술시장의 활황을 예고했다. 특히 유명작가 작품가격의 신기록 경신이 이어지고, 8월과 9월에 대구 옥션M과 서울의 D옥션 등이 40억 원과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경매에 대한 관심이 극에 달했고, 9월 들어 서울옥션이 코엑스에서 서울옥션쇼를 통해 363억 원이 넘는 낙찰총액을 기록하고, K옥션이 강남 이전 후 첫 경매에서 204억 원에 달하는 낙찰총액을 기록하였다. 때를 같이 하여 여기저기서 경매회사 신설에 관한 얘기가 나오며 경매시장은 제 3라운드 경쟁시대에 진입하였다.


중저가와 고미술 경매도 나름대로 꾸준히 성장하여 왔다. 한국미술품경매(38회 실시), 동서옥션(18회 실시), 명품옥션(매월 첫째 일요일 실시), 온-오프라인의 코베이(92회 실시) 외에 전주의 A옥션(2회 실시), 서울의 동예헌(2회 실시), 그리고 부산의 코리아아트 경매(그 동안 중단했던 경매를 재개하여 제 37회 경매 실시)가 열렸다. 이 외에도 오픈옥션, 인터알리아, 아시아경매, 고미술협회 경매 등이 준비를 하고 있어서 연말까지 경매회사가 15개에 이를 전망이다. 이로써 10년 만에 300여 곳의 화랑(한국화랑협회에 가입한 화랑은 122곳)과 함께 경매회사가 미술시장의 쌍끌이 역할을 하게 되었다.


화랑들도 고가 시장과 중저가 시장, 그리고 해외미술 취급 화랑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화랑의 기획전도 2천만 원 이상의 고가 시장과 백 만 원대의 중저가 시장으로 구분된다. 원로, 중견, 청년 작가를 전속작가로 육성하는 화랑이 늘어나고 있으며, 화랑의 국제화와 펀드의 형성으로 해외작가의 초대전이 잦아지고 있다. 경매시장도 서울옥션, K옥션 등의 메이저 시장과 D옥션, 옥션M 등의 메이저급 신생 시장, 그리고 한국미술품경매, A옥션, 동서옥션, 명품옥션, 동예헌 등의 중저가 시장으로 나뉘어 있다. 메이저급은 8~90%대의 낙찰률과 40억~100억 원 이상의 낙찰총액을 보이고 있다. 중저가 시장은 낙찰률에서 20~70%대의 큰 편차를 보이고 있고, 낙찰총액의 경우 1억~3억 원대에 머물러 평균 200만 원에서 500만 원대 작품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매를 재개한 코리아아트의 경우는 앞으로 낙찰률의 증가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 해외미술품의 출품이 잦은데, 이에 따라 작품의 진위, 수준, 시가 감정 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부와 개인의 부를 위해 해외 주요 작가의 걸작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출처를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가 있어야 하고, 유명 작가의 작품 수준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최근 갑자기 경매회사가 많아지면서 안목감정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작가와 장르별 전문가, 감정 기구, 감정 연구기관의 필요성이 보다 더 커지고 있다.

저가 작품을 직접 구입해보는 재미를
메이저 경매회사의 경매가 활기를 띄는 것과는 달리 중저가 시장은 아직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본력이 약하고, 고미술 시장이 아직 기지개를 켜지 않은 상태여서 중저가 시장은 여전히 힘들다.


따라서 초보자라면 처음부터 고가시장을 찾기보다 자신의 눈높이와 예산 규모에 맞는 중저가 시장을 찾아 취미형 수집의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저가 작품을 직접 구입해 보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그리고 8월의 대구 옥션M 경매와 7월의 전주 A옥션 경매에서의 지역작가 프로모션과 높은 낙찰률, 그리고 부산과 대구지역 화랑의 사업다각화 등으로 대전, 인천, 광주 등 옥션 불모지에도 기존 경매회사의 지사나 신설 경매회사가 출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메이저 경매는 박수근, 김환기, 이우환, 천경자, 장욱진, 오지호, 이대원, 김형근, 김종학, 김창렬, 이왈종, 사석원, 오치균 등의 작품이 낙찰률과 가격을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고미술, 한국화 작품이 주로 팔리고 있고, 중견 서양화가들의 소품이나 범작들이 판매되고 있다. 지금 경매시장은 자본력과 작품동원 능력을 토대로 다양화되고 있다. 가격이 오르며 작품이 다량 쏟아져 나와 옥석을 가리고 있다. 이제 미술시장 전체가 화랑, 경매, 제3섹터의 경합장이 되었으며 작가를 프로모션하는 화랑과 좋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경매회사만이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경쟁이 치열한 미술시장에서 신용과 품위는 작가, 유통관계자, 고객 모두가 지켜야 할 덕목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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