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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0년 만에 다시 퀸즈미술관의 한국미술전

이나연

1993년 뉴욕 퀸즈미술관에선 ‘태평양을 건너서: 오늘의 한국미술(Across the Pacific: Contemporary Korean and Korean American Art)’(1993.10.15 - 1994.1.9)이라는 전시가 열렸다. 1994년 8월에는 서울 금호미술관으로 옮겨서 전시를 이어나간, 말 그대로 태평양을 넘은 전시였다. 박모, 최성호, 마이클 주, 바이런 김 같은 한국계 북미 작가, 안규철, 최정화 등의 한국작가, 크리스틴 장, 홍유나 같은 영화/비디오 작가,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뉜 전시였다. 좋은 선례를 남긴 선배들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지난 20여 년의 긴 시간동안 한인작가들이 뉴욕의 미술관을 통해 소개되는 일은 드물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간의 부족한 활동을 일거에 씻어내는 대규모 재미한인작가 회고전이 총 3부에 걸쳐 열린다. 의미 있게도, 최근에 막을 내린 2부 전시는 새롭게 리모델링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는 퀸즈미술관에서 열렸다. 

시간의 그늘전 전시전경


알재단과 뉴욕한국문화원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 전시는 ‘시간의 그늘: 재미한인작가 아카이브 2부 1989-2001 (Shades of Time: An Exhibition from the Archive of Korean-American Artists Part Two)'(1989-2001, 6.28-7.20). 세계인으로서의 한국인, 확장된 지평선, 전통과 변모, 번역된 오브제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눠 50여 점에 이르는 작품 및 아카이브 자료 등을 함께 선보였다. 4-5월 뉴욕한국문화원 갤러리코리아에서 가진 1부 전시를 가진데 이어 2부 전시를 마련한 것이다. 엄선된 한국현대작가 40여 명의 1990년대 작업 과정과 업적 등을 돌아본 일종의 회고전이었다. 김수자, 서도호, 마이클 주, 민용순, 황란 등 한국현대미술을 최전선에서 견인하는 50대의 중견작가들이 1990년대부터 2000대 초반 젊은 작가로서 뉴욕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던 시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간의 활동업적을 돌아봤다. 박유아, 데비한, 다큐멘터리 감독 홍유나와 설치작가 곽선경 등 여성작가들의 활동상도 살핀다. ‘태평양을 건너서’전에 출품했던 작가들의 이름이 겹치는 지점도 주목할 만하다. 

알재단의 이숙녀 회장은 “임기 마지막의 대규모 전시를 퀸즈미술관에서 개최하도록 힘써준 이우성 뉴욕문화원 원장님을 비롯, 카펜터재단, 뉴욕시 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번 전시가 3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퀸즈미술관에서 마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회장은 알재단을 후원해준 오럴 비 제이슨 김 회장을 비롯 비비씨엔은행 등의 주요 후원자들에 감사의 마음을 밝히고, 이번 전시에 대한 관심과 후원의 여세를 몰아 “작가들이 늘 염원하는 뉴욕 한국현대미술관 건립에 큰 진전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밝혔다. 1990년대 서로문화연구회를 발족해 ‘태평양을 건너서’전을 위해 큰 역할을 담당했던 최성호 작가도 “이번 ‘시간의 그늘’전이 퀸즈미술관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돼 의미가 크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시간의 그늘’전과 연관해 알재단은 대중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네 명의 작가들이 관객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인터랙티브 설치 및 대화의 시간을 퀸즈미술관 2층 대극장에서 펼쳤다. 이번 전시가 단순한 일회성의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한국 작가들이 북미지역 미술관에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길 바래본다. 그 중심에서 한인작가들을 위한 수상제도를 통한 후원과 아카이브, 지속적인 전시 개최 등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알재단의 거취에 시선을 두고 있는 이유다. 


- 이나연(1982- ) 홍익대 회화과 학사.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 미술비평과 석사. 프리랜서 라이터로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다양한 매체에 뉴욕현대미술에 대해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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