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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두바이 자밀아트센터 -사우디 현대미술의 든든한 후원자들

구정원

아부다비, 샤르자에 이어 아랍 에미리트의 삼대 문화 도시 중 한 곳인 두바이는 걸프 지역 현대미술의 씨앗이 발아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미술에 대한 공적 지원 시스템이 전무했던 시절이 지역 미술에 애정과 열정을 가진 몇몇 컬렉터들과 아티스트 그리고 기획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의기투합한 것이 두바이아트페어라는 형태로 열매를 맺었고 그 안에 교육, 전시, 연구 등을 더해 가며 미술의 생태계를 일구어 왔다. 더불어 이 지역 미술계의 자립성과 자본과의 만남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었다. 아트두바이의 주요 후원사이자 미술상 및 미술대학 장학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온 아브라지 그룹이 지난해 부도가 나면서 두바이 미술계에 적신호가 날 즈음 사우디의 자본과 국가적 지원으로 이곳 미술계는 재수혈되고 있다.



View (Detail) of Jameel Arts Centre, Dubai,
Courtesy Art Jameel. Photo by Mohamed Somji


지난 11월 11일 루브르아부다비미술관에 이어 이 지역의 또 다른 랜드 마크 미술기관이 될 자밀아트센터(Jameel Art Centre)가 개관하였다. 두바이 국제공항과 근접한 해변에 자리한 본 기관은 아트자밀(Art Jameel) 미술재단을 모체로 한 기관으로써 아랍 에미리트 최초의 사립 현대 미술 센터이다. 국내에도 런던 V&A 박물관의 자밀프라이즈(Jameel Prize)로 소개된 바 있는 본 기관은 사우디의 경제 부호인 압둘 라티프 자밀(Abdul Latif JAMEEL)이 지난 2004년 건립한 미술 재단이다. 사우디의 예술도시 제다(Jeddah)에 헤드 쿼터를 두고 두바이 현대미술의 핵인 알세르칼 에비뉴에 프로젝트 사무실을 운영하며 런던과 뉴욕을 연계해 아랍/중동 작가들이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그들의 문화를 국제 관객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 왔다. 본 재단은 자밀프라이즈 이외에도 아트자밀 커미션, 자밀 전통 미술의 집(카이로, 2009, 제다, 2015, 스코트랜드 진행중) 등 동시대 미술을 연구하고 전통문화 유산을 보전하는 활동을 겸해오고 있다. 또한, 지난 1970년대 제다의 시장이 도시 미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했던 공공 조각 공원에 설치된 헨리 무어, 호안 미로, 알렉산더 칼더 등의 주옥같은 공공 미술 작품들을 복원하고 동시대 작품들을 더해 새로운 공공 조각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다.



Installation view of Departure 2018 in Artist’s Rooms_Chiharu
Shiota at Jameel Arts Centre. Courtesy of Art Jameel.
Photo by Mohamed Somji


아랍의 전통 주거 공간과 도시구조를 반영해 지어진 본 기관은 총 10개의 갤러리, 도서관 및 정보 센터, 7개의 사막 정원, 스튜디오, 레스토랑 및 아트숍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야외 조각 공원이 있어 아트센터와 두바이만을 자연스레 이어준다. 관장은 두바이 아트페어의 전 디렉터로서 이곳 현대미술의 진화를 리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안토니아 카베(Antonia CARVER)로 선정되었다. 그는 본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수백여 점의 컬렉션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이 아닌 아트센터로 기관의 방향성을 설정한 이유는 새로운 미술과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구현하는 유기적인 인스티튜션을 지향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젠더, 문화, 사회, 정치적 마이너리티의 딜레마에서 벗어나 동시대 아랍 지역의 담론을 심도 있게 다룰 것이라고 했다. 개관전의 일환으로 기획된 치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를 비롯한 여성 아티스트 4인의 개인전과 오일을 주제로 한 기획전 ‘Crude(2018.11.11-3.30)’는 관장의 이러한 방향성을 잘 반영하는 듯하다.

이밖에도 아트두바이는 사우디 국공립 문화 교육 기관인 킹 압둘아지즈 세계문화센터(King Abdulaziz Center for World Culture)와 미스크(Misk)와의 파트너쉽을 맺고 이트라 미술상(Ithra Art Prize) 및 전시, 심포지엄, 스크리닝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 두바이 현대미술의 귀추가 기대된다.

- 구정원(1975- ) 중국 상하이 두어룬시립미술관 국제협력 큐레이터, 영국 국제 큐레이터포럼(ICF) 펠로우. ‘Curating The International Diaspora’(2016-17, 런던, 광주, 바베도스, 마티니크, 샤르자), ‘ أنا [ana] please keep your eyes closed for a moment’(2015-16, 샤르자), ‘Allegories of Shanghai’(2015, 상하이), ‘WOO:RI’(2012-13, 프라하) 외 다수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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