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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마르쿠스 하르트만 / 한국 작가의 출판은 현지 활동과 밀접하다

강철

스스로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예술가의 특권이라 하지만, 그래도 ‘나’의 가치 부여는 ‘내’가 아닌 ‘남’이 해주는 것이 상식이다. 『핫체칸츠』 편집장 역시, 『핫체칸츠』의 미술 출판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느냐는 우문에, 많은 독일인들이 인정하는 것 같다는 현답이 돌아왔다. 한국의 훌륭한 예술가들이 해외에서 더욱 출판하고픈 이유 역시 ‘인정의 논리’이지 한국의 ‘인쇄 품질’의 문제는 아니다. 매우 고립된 환경에서 작업하는 한국예술가의 가치부여 집중도는, 소위 ‘해외 전시’보다 어렵다는 ‘해외 출판’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서구의 조명은 필요 이상의 반응으로 반복되곤 하는데, 성향의 문제라기보다 환경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옳은 듯하다. 서양 콤플렉스를 완전히 극복하고 환경의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냄비 현상은 반복될 수 밖에 없겠지만, 객관적인 역사와 권위는 인정해야 한다. 60년 넘게한 길을 고집한 이 출판사에 대해알아보자.



Q. 회사에 대해 소개해달라

A. '핫체 칸츠' 출판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근교 오스트필던(Ostfildern)을 근거지로 고대미술, 20세기미술, 현대미술 및 건축, 사진, 디자인, 뉴미디어 등을 다루는 미술전문 출판사다. 1946년 창업주 게르트 핫체(Gerd Hatje)가 설립했다. 현재 40여 명이 일하고있다.


Q. 한국에 무슨 일로 왔나?

A. 한진그룹 일우재단의 ‘일우사진상’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방한했다. 좋은작가를 발견하게되면 독일의 다른편집장과 상의하여 출판할 계획이다. 『핫체칸츠』는 한국작가에 관심이 많은편이다.


Q. 심사와 결정은 누가 하나?

A. 『핫체칸츠』에는 나를 포함해 3명의 편집장이 있다. 아네테 쿨렌캄프(Annette Kulenkampff), 크리스티나 슈타인그래버(Christina Steingräber)이다. 보통 2주에 한번 회의를 하고 결정을 한다. 매우 민주적인 방식으로(웃음). 나는 사진이 주담당이고, 각각 미술관 담당, 건축 담당이다. 그리고 모두의 공통 담당은 현대 미술이다. 1년에 150-200권을 출판한다. 결정이 빨라야한다. 때로는 혼자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Q. 소위 검증된 작가가 유리한가?

A. 일반적으로 전시가 먼저이고 출판이 나중인 편인데, 경우에 따라 출판이 먼저인 경우도 있다. 참신한 작업을 하는 젊은작가들을 과감히 출판하는 경우다. 예를 들면 앤디워홀도 1960년대에 출판을 했다. 당시 워홀은 그렇게까지 유명하지는 않았다. 게르하르트 리히터도 명성에 비해 초기에 출판을 한 편이다. 최근에는 에르빈 붐(Erwin Wurm), 페터 비아로브체스키(Peter Bialobrzeski)가 그런 경우이다. 이들이 유명해지기 훨씬 전에 출판을 했다. 이런 경우 매우 보람을 느낀다.


Q. 인쇄와 제작은 모두 독일에서만 하는가?

A. 편집 기획은 핫체가, 인쇄는 칸츠가 한다. 칸츠 인쇄소는 길 건너에 있다. 칸츠에는 5-6명이 인쇄 장인이 있는데, 독일 아니면 오스트리아에서 한다. 아주 가끔 이탈리아에서도 한다. 인쇄 품질 때문이다. 아시아는 일본에서 직접 한번 한 적이 있다. ‘ 마리코 모리’전이었다.


Q. 아시아 클래식 미술도 출판하는가?

A. 아니다. 왜냐하면 아시아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 아시아는 현대미술로 집중한다. 아시아 현대미술은 아무래도 중국, 한국 순으로 관심이있다. 일본은 1990년대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때 같지는 않은 것 같다. 또한 중동 현대미술도 관심분야다.


Q. 미술서적 운영이 어렵지 않나?

A. 미술서적 자체가 이익이 많지 않다. 평균 5-8% 정도 수익이 난다. 10%면 매우 성공적이다. 1946년 창업주 게르트 핫체는 사실 부인이 부자였다. 초창기에는 거의 살아남는 수준이었다가 1980년대에 이르러 미술관·갤러리 카탈로그를 제작하면서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펀딩을 많이 받는 편이다. 기업체, 콜렉터, 갤러리 등으로부터 받는다. 물론 펀딩이 필요 없는 베스트셀러도 있다. 예를 들면 미국 작가 그레고리 크로드슨(Gregory Crewdson) 같은 경우 최근 10년 안에 가장 많이 팔린 작가다. 찍으면 최소 1만부는 팔린다.


Q. 클래식과 모던의 출판 비중은 어떤가?

A. 3:7 정도로 보면 된다. 미켈란젤로 등 거장의 작품집은 스테디 셀러다. 수익은 사실 이쪽이 훨씬 많다. 그래도 현대 미술 출판에 의의를 두고 더 비중을 둔다.


Q. 한국 현대 미술 정보는 어디서 얻는가?

A. 주로 지인을 통해 얻는다. 내가 유럽에 주로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유심히본다. 특히 아트바젤에 가면 한국을 대표하는 갤러리부스에서 정보를 얻곤한다. 하루만에 많은 작가를 리서치할 수있다. 또한 베를린에 ‘안도’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갤러리가 있다. 정기적으로 아시아 미술 잡지를 보기도 하지만, 한국 미술 잡지를 보기란 쉽지않다.


Q. 한국에 좋은 작가가 많다. 출판을 위한 구체적 노력은 무엇인가?

A. 천경우가 좋은 예다. 천경우는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그러면 자연히 보이게 마련이다. 우리는 책을 주로 한국에 파는것이 아니라 유럽에 팔기 때문에 유럽의 독자들이 작가를 충분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 오래 있으면 한국 시장에 익숙해지기 마련일 것이다. 한국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아무래도 더 넓은세상을 경험 하는것이 중요할 것이다.



강철(1972- ) 홍익대 예술학과 석사. 김달진미술연구소 편집연구원, 월간디자인 수석기자 역임. 현 서울포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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