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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그랜드이집트박물관 개관 초읽기

이규현

파라오들의 황금 퍼레이드 ⓒ The Pharaohs’ Golden Parade 2021 Live Stream


올해 전 세계 문화계가 가장 눈 빠지게 기다리는 것은 11월 이집트 카이로 광역권, 기자에서 개관 예정인 그랜드이집트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 GEM)일 것이다. 2002년 건축사 선정 당시 개관 목표는 2011년이었으나 그해 ‘아랍의 봄’ 혁명을 비롯해 불안정한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계속 지연되었다. 2018년 개관 발표 후에도 계속 연기되다 2021년 4월 이집트박물관에서 파라오(왕)와 왕비의 미라 22구를 신축된 문명박물관(NMEC)으로 이관하는 ‘파라오의 황금 퍼레이드’ 행사로 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는 이집트 정부가 올해 초 개관 예정으로 발표할 땐 정말 하나 보다 기대를 모았지만, 다시 미뤄졌다. 최근 올해 11월 개관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번에는 마침내 개관하는지 침을 꼴깍 삼키는 분위기다.
50만㎡(약 15만 평) 규모인 그랜드이집트박물관은 고미술박물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자, 소장품과 건축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어느 현대미술관에 뒤지지 않는 최고 수준이다. 특히 선사시대부터 시작해 기원후 4세기까지 약 4000년의 인류역사를 이집트라는 한 문명의 유물로 전시하는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02년 건축 공모 당시 6개국 13개의 회사가 참여하여 아일랜드의 헤네간 펭(Heneghan Peng) 건축사가 선정되었다. 2005년부터 작업을 시작했으나, 개관까지 20년이 걸리면서 초기 건립 예상비용 5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돈이 소요된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예산 70% 정도를 일본 정부가 지원했다.


그랜드이집트박물관 내부에 설치될 <람세스 2세 조각> ⓒ Djehouty of German, Wikipedia


기자 피라미드를 박물관 안에서 한눈에 조망
이 박물관은 기자 피라미드가 한눈에 보이는 위치가 우선 압도적이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기자 피라미드’는 이집트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세계인의 버킷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이집트박물관이 위치한 카이로 도심은 기자 피라미드와 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거리인데다 교통체증과 공기 오염도 심해 방문객에게 불편하다. 그러나 그랜드이집트박물관은 기자 피라미드에서 불과 2km 거리에 있고 박물관 안에서 기자 피라미드의 피라미드 세 개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박물관은 이집트의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제일 먼저 소장품으로 이전된 것은 높이 12m에 무게 83톤인 거대한 〈람세스 2세〉 조각이다. 원래 람세스 광장으로 알려진 카이로의 기차역 광장에 세워져 있던 3200년이나 된 대단한 문화유산이지만, 공기 오염이 심한 카이로 시내에 있던 것을 복구와 보존 차원에서 박물관 건립 초에 옮겼다. 기자 피라미드에서 가장 큰 쿠푸 왕의 피라미드 안에서 발견된, 기원전 250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14m 길이의 〈파라오의 보트〉도 소장한다. 이러한 귀중한 대형 유물을 보존·연구하고 전시하기 위해 주 전시실도 높이 20m 규모로 설계되었다.


올해 11월 이집트 카이로에 개관 예정인 그랜드이집트박물관 조감도 ⓒ AshyCatInc, Wikipedia


소년왕 투탕카멘 무덤 유물 5,300점 마침내 한자리에
특히 이집트의 경주라 할 수 있는 역사도시 룩소르(Luxor)에 위치한 파라오 공동묘역인 ‘왕가의 계곡’ 에서 유일하게 거의 도굴되지 않은 채 발견되어 유명해진 ‘소년왕’ 투탕카멘의 유물 5,300여 점이 하나의 컬렉션으로 모이게 된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1922년 11월 4일 발견 후 올해 11월이 100주년이라 이번에는 꼭 개관할 것이라는 기대도 그 때문이다. 투탕카멘 유물을 포함해 약 10만 점 정도의 유물을 소장할 예정이며, 개관식에는 이집트 정부에서 세계 각국 정상을 초청할 것으로 보인다. 개관 초기에는 전 세계에서 많은 방문객이 몰려 하루 1만5000명, 1년에 약 500만 명의 관람을 예상하고 있다.

- 이규현(1972- ) 연세대 국문학과, 중앙대 예술대학원 박물관미술관학과 미술이론 석사. 조선일보 미술담당 기자 역임. 『그림쇼핑』(2006, 공간사), 『그림쇼핑2』(2010, 앨리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2014, 알프레드)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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