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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선택의 기로에 선 ‘아트바젤홍콩’

김윤섭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던 아시아 최대 미술품 장터인 ‘아트바젤홍콩’이 지난 3월 21일 개막해 5일간 개최됐다. 2013년 출범 이래 아트바젤홍콩은 한국 미술시장의 가장 중요한 국외 판매 창구로 손꼽히는 아트페어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특히 세계적인 ‘자유도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모든 면에 닫혔던 홍콩 여행 정상화에 맞물려 열려서 더욱 큰 기대를 모았다.

2023아트바젤홍콩은 5일 중 앞쪽 2일은 우량고객(VIP), 뒤쪽 3일은 일반인 관람객을 맞이한다. 사전 관람으로 진행되는 이틀간 홍콩섬 완차이 지구의 홍콩 컨벤션센터에는 세계 각지에서 초대된 미술계 인사와 고객으로 북적이고, 다양한 주제의 축제가 성행했다. 올해 행사에는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던 2020-22년과 달리 32개국 177개 유력 화랑이 참여해 원래 규모를 되찾았다. 한국 화랑 역시 메인 부스 영역인 ‘갤러리스’와 아시아 작가를 소개하는 ‘인사이츠’ 섹션,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디스커버리스’ 섹션에 국제갤러리, 학고재갤러리, 리안갤러리, 조현화랑, 갤러리2 등 16개 화랑이 참가했다.

하지만 2023아트바젤홍콩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예전과 다소 차이가 났다. 참여 화랑의 70% 가깝게 아시아권이고, 서구권 화랑의 참여도와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사전 관람의 VIP데이에도 미국이나 유럽의 컬렉터는 보기 드물었고, 그나마 중국 본토 혹은 화교권 컬렉터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국내 키아프(KIAF) 못지않게 한국의 미술계 및 미술애호가가 대거 방문해 한국에서 치러진 대규모 국제아트페어 인상을 전했다.

개막 초기에 굵직한 작품이 판매되었지만, 특정 인기 작가에 편중된 판매 성과로 체면을 유지한 정도라는 평가가 많다. 팬데믹 이후 재개된 아시아 최대 미술시장에 대한 기대감에 비한다면 너무나 차분하고 무난한 분위기였다. 그나마 위안 삼을 만한 요소는 한국의 작고 및 중진 작가의 선전이다.



2023 아트바젤홍콩에서 국제갤러리가 전시한 김홍석 작가 설치작(ABHK Encounters : Gimhongsok)


페이스갤러리 유영국, PKM갤러리 윤형근, 아라리오갤러리 정강자, 리안갤러리 이건용·김근태·김택상, 학고재갤러리 정영주, 국제갤러리 김홍석, 우손갤러리 안창홍, 타데우스로팍과 리만머핀 이불, 갤러리바톤 김보희·송번수, 갤러리2 전현선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백남준, 박서보, 이우환, 이배 등이 국제 무대의 메이저급 갤러리에서 비중 있게 소개되었다.

아트바젤홍콩 시즌에는 주변의 위성 아트페어나 미술에 관련한 여러 행사가 붐을 이뤄 미술애호가를 설레게 한다. 대표적인 아트페어가 ‘아트센트럴’이다. 매년 홍콩 부둣가에 대형 천막을 치고 진행되었는데, 올해는 아트바젤홍콩이 열리는 곳과 연결된 같은 건물에서 진행되어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열기나 활기 역시 아트센트럴이 더 나았다는 평이 있을 정도였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해 신규 고객층이 부담 없이 구매에 나서기도 했다.

아트페어와는 다른 수준 높은 특별전을 선보인 곳도 많았다. 세계 정상급 갤러리가 밀집한 아트특화빌딩 ‘H퀸즈’의 갤러리 전시는 큰 찬사를 받았다. 중국 현대미술의 4대천왕 중 대표 작가인 장샤오강의 신작을 선보인 페이스갤러리나, 개념적인 설치작품으로 호기심을 자극한 데이비드즈워너등 화려한 볼거리가 즐비했다.

무엇보다 아트바젤홍콩 기간에 가장 돋보인 곳은 엠플러스(M+)의 대대적인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이었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쿠사마의 초기작부터 다양한 영상 설치 및 입체작까지 회고전을 방불케 한 수많은 작품이 체계적으로 소개됐다. 또한 M+ 맞은편에 새롭게 확장 이전한 필립스경매의 대대적인 경매 아트쇼도 큰 호응을 끌어냈다.

올해 아트바젤홍콩의 총평은 기대 반 아쉬움 반이다. 정치적 이슈(민주화 운동)와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열린 아트바젤홍콩이 서구권 기업과 고객의 대규모 이탈 등의 악재를 딛고 앞으로 어떻게 예전의 영광을 되살리고 위상을 지켜갈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오히려 프리즈아트페어를 등에 업은 국내 미술시장이 “이대로라면 승산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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