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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박물관, 충실한 준비기간을 통해 탄생하여야 하는 이유

김종규

박물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소장자료이다. 소장자료는 그 박물관의 정체성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한 박물관 활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관장으로 있는 삼성출판박물관 역시 도서출판과 인쇄, 이와 관련된 자료가 핵심을 이루고 있기때문에 그 활동도 동일한 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삼성출판박물관이나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등을 위시한 도서와 출판관련 박물관은 상당부분이 도서관적 성격을 띠고 있다.박물관 자료로 책은 관람객에게 친절하며 접근하기 쉬운 유물이다. 언어의 해독능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고고학이나 인류학, 미술 및 공예품과는 달리, 활자라고 하는 매우 직접적인 매개를 통해 유물이 갖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으며, 거기에 담긴 내용 또한 역사·철학·문학·학술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상징성이나 역사적 근거·시대성·본질성 등을 근거로 하는 여타의 유물과는 사뭇 다른 성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른 성격의 박물관 역시 다르지 않겠으나, 이러한 유물을 테마로 설립된 박물관은 상당부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설립자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관련지식이 매우 풍부해야함은 당연하다. 특히, 사립박물관의 경우 비교적 규모가 크고 전문화 되어있는 국립이나 공립과는 달리 소수의 구성원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더욱 함축된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필자가 강조한 과정을 매우 충실히 걸어온 대표적인 박물관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매체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김달진 관장은 살아있는 미술자료관이라고 할 만큼 작가, 전시, 발간자료 등 우리나라 미술자료적인 사실에 있어서 매우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이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그는 중학교 재학 중이던 60년대부터 미술자료에 관심을 가졌다. 10대 후반이던 고등학교 때 부터는 청계천 헌책방을 드나들며 유물을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 이경성 관장의 요청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을 거쳐 2001년 김달진미술연구소 설립, 그리고 마침내 2008년 자신의 이름을 딴 박물관을 개관하기에 이른다. 박물관 설립까지 꼬박 40년의 준비기간이 걸린 것이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이후 활동은 탄탄할 수 밖에없다는 믿음을 주며, 명실 공히 미술자료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김달진 관장은 크고 작은 박물관·미술관 행사에는 틀림없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가냘픈 체구의 양손과 등에는 항상 많은 자료가 들려있다. 또한 미술잡지 『서울아트가이드』를 발행하며, 3월에는 『대한민국미술인 인명록 1』을 펴낸바 있다. 지치지 않고 자료를 발굴하고 수집·정리·연구하는 김관장은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태어난 천생 박물관인(人) 임이 분명하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본인이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60년대부터 준비되었다는 점과 본인이 운영하는 박물관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애정과 동질의식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박물관, 충실한 준비를 거쳐 개관해야만 하는 이유를 나는 김달진 관장에게서 발견하게 된다.



김종규(1939- ) 동국대 경제학과 학사. 일맥문화대상 문화예술상(2004), 고운문화예술인상(2010) 수상. 한국메세나협의회 이사 역임. 현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주)삼성출판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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