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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레오나르도 다빈치, 그의 생각법

구준엽

나의 부캐는 이전에도 지금도 얼리어답터다. 어린 시절의 나는 기계조립부터 뒤집고 엎고 스케치하고 만들기를 좋아했으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 정신이 유난한 아이였다. 어린 시절 미술대회에 나가면 곧잘 상을 받았는데 이 때문인지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미술을 배울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입시미술 교육을 거쳐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그저 자연스럽게. 미대 재학하기 전부터 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선망하였다. 그의 특정한 작품을 좋아한다기보다는 탐구적인 그의 정신세계와 섹시한 뇌를 좋아한다고 해야 더 맞을 것 같다.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은데, 스티브 잡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예술과 공학의 아름다움을 하나로 융합한 천재”라고 평했다.


좌) 레오나르도 다빈치, <노인의 초상>, 종이에 붉은 분필, 1512, 33.3×21.6cm, 이탈리아토리노왕립도서관 소장
우) 레오나르도 다빈치,『코덱스 포스터』 3권, 15세기 후반-16세기 초반, V&A박물관 소장 ©V&A박물관


그는 공학자이며 과학자이고, 기술자이며 화가이다. 다빈치를 화가로 떠올린다면 지나치게 그의 일부만을 기억하는 것이 될 거다. 다빈치는 관찰과 사색, 독서와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고 가히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탐구했다 할 만큼 호기심이 가득했다. 생전 수천 페이지의 스케치를 남길 정도로 말이다. 최초의 비행장치 설계도도 다빈치의 스케치에서 발견되었다고 들었다. 모든 만물의 작동원리를 알고자 했던 그의 스케치북은 백과사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시대에? 그 생각을?”
놀랍지 않은가. 대중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의 작품도 미술로 들어가 보면 스푸마토 기법 등 인간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와 빛의 효과가 빚어내는 회화의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다빈치는 21세기의 시선으로 보아도 여전히 손색없는 천재적 인물이다.

그의 탐구 정신과 메모를 떠올리며 나 또한 패드에 하루에 수십장씩 드로잉을 하며 나 자신을 준비한다. 2010년 바(bar)를 운영할 때였다. 그 벽면에 여러 재료를 가지고 내가 작업한 것을 우연히 한 평론가와 아트디렉터가 보고는 방향성을 제안해주었다. 거기에서 힘을 얻어 다시 미술을 시작했다. 어느 날인지 택배를 포장하는데 “찍찍” 사용하는 테이프로 겹겹이 붙여지는 컬러에 느낌이 확 와닿았다. 그간 해오던 음악의 리듬, 리드미컬한 표현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지금도 테이프를 재료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 시간도 어언 10년이 넘었지만, 나의 맞춤형 옷이 되려면 계속해서 탐구해야 할 부분이 많다.

최근 ‘우행’(3.30-6.19, 시그니처키친스위트 청담쇼룸 아틀리에)이라는 전시를 시발점으로, 그림을 통해 소통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정확하게 간파하지는 않았지만 느낌을 알아가고 있다. 다빈치와 같이 그 생각법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가 되고 싶다. 지금은 그를 오마주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여질 때까지 달려보고 싶다.


- 구준엽(1969- ) 경남대 산업디자인과 학사. 1990 ‘현진영과 와와’ 데뷔, 1996 그룹 클론 활동 시작. 1996 서울가요대상, 2001 Mnet 공로상 등 수상. 김건모·룰라·DJ DOC 등 앨범 재킷 디자인, 2011 이후 다수 전시 및 아트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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