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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런던 소더비인스티튜트 현대미술이론 석사과정 교수, 마커스 버하겐

김미영


Q. 최근 예술성향은 어떠한가?

A. 특정 미디움의 종류가 사라지고 있다. 작품에 새로운 미디움을 추가하거나 기존매체에 혼합하는 등 많은 작가가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관계적 구조에 참여하는 참여예술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미술은 매우 다양하므로 어떤 성향을 분명하게 식별하기는 어렵다. 특정지역을 자세히, 깊이 관찰하기는 쉬워도 전체적 맥락에서 구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인데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대한 담론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지난 베니스비엔날레에서도 보았듯이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오락(Entertainment) 형태의 작품들이 증가하고 있다. 


Q. 아시아와 유럽예술 간의 차이점은?

A. 동서양의 예술을 구분하는 카테고리는 더는 유효하지 않다. 수많은 중국, 한국, 일본작가들이 서구사회에서 교육을 받았고 그들의 작품성향 또한 많은 부분 서구작가들과 중복되기 때문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비엔날레에서조차 작가들은 그들의 국적보다는 작품 자체로서 논의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서구예술과 분명하게 다른 차이는 인프라의 구조이다. 예를 들어 독일에는 수많은 공적 지원금이 존재하는 한편, 일본은 매우 희박하다. 아시아에는 유럽보다 훨씬 많은 사립미술관이 존재한다. 또 한가지는 아시아에서 작품의 시장가치와 비평적 가치가 함께 조화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 한국 작가들의 경우를 예로 들면 상업적으로 매우 성공한 작가들의 작품이 비평가나 미술관에서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비평가들에게 작품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작품들이 상업적 관심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서구에서도 항상 동등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나 어느 정도 둘의 관계가 강하게 연계된 경우가 많다. 이는 차츰 변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Q. 예술계의 공공 기반시설, 인프라 구조의 변화에 대하여 설명해달라.

A. 전 세계의 예술교육기관과 프로그램들이 변하고 있다. 더 많은 교육기관이 회화, 조각과 같은 미디움을 기초로 하는 강좌보다는 런던 골드스미스대학처럼 학생들에게 다양한 미디움을 실험하도록, 비평적 이해와 미술이론을 강조하고 스스로를 전문인으로 인식하도록 고무시키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큐레이팅 강좌가 급격히 많아지고 더욱 전문화되었으며, 프렌차이즈된 대형 스타 갤러리들이 늘어났고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옥션하우스는 더 깊이 현대미술 시장에 연계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비엔날레와 페어가 생겨났다. 이중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다른 예술현장, 커뮤니티와의 통합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오늘날에는 국제적 담론이 증가하여서 한 지역에서 사는 작가가 지구 반대편의 작가와 대화하고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 이는 이미 완전히 평등한 구조를 형성하였다. 사람들은 점차 더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지리적인 구분보다는 곳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관심이 더 많아졌다. 오늘날의 예술가들은 장소와 지역적 커뮤니티에 국한되지 않고 국제적 담론과 추세에 가담하기를 원한다.



마커스 버하겐(Marcus Verhagen)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서 미술사 박사과정 수료 후 같은 대학에서 강의했다. 최근 연구는 세계화와 이의 효과를 실험하는 작가들의 노력에 집중되어 있으며, 비엔날레의 증가와 여행과 이민, 작가들에 의해 묘사된 글로벌 도시에 관한 글을 출판하고 있다. 그 외 정기간행물인 『아트먼쓸리』, 『모던페인터』, 『프리즈』, 『아트리뷰』 등에 에세이와 리뷰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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